'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By 스즈키 유이
[괴테가 말하기를~]
일본 신예작가로 떠오르는 스즈키 유이의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는 괴테를 연구한 대학교수 도이키가 우연히 발견한 문장 하나로 이야기 전체가 전개된다.
책의 프롤로그는 도이키가 독일에 사위와 떠나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 이야기는 괴테 전문가이자 철학 연구가이던 도이키가 우연히 딸과 아내와 방문한 식당에서 식사의 마무리로 티백을 마시며 그에 달린 명언에서 시작된다. 도이키가 우연히도 뽑은 티백은 괴테의 명언이 적혀있다.
" Love does not confuse everything, but mixes "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는 그의 지금껏 독일식 농담(뭐든 괴테가 말하기를~을 붙이곤 하는)에서 '모든것'이 담긴 괴테의 명언은 그도 처음 보는 것이었고, 마침 같이 철학 연구 논문을 쓰던 딸의 질문에 찾아보겠다는 얼버무리는 답변으로 저녁 식사를 마친다. 이후 도이키는 이 명언의 출처를 찾기 위해 여러 괴테 서적을 찾고 찾다가 주변 연구인들과 지인들에게 메일도 쓰지만 어디에서도 답을 얻지 못한다. 그의 혼란과 미궁의 내면이 지속적으로 끊김없이 이어지며 여러 철학적 인용들이 책에서 이어진다. 참고로 책에 챕터나 부속장들없이 흐름이 끊김없이 이어져서 개인적으로는 한자리에서 한 책을 다 읽는 것을 좋아해서 선호하는 스타일이었지만, 여러번 나눠 읽기를 선호한다면 맞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도이키의 가중되는 혼란과 스스로 지금껏 써온 글에 대한 의구심까지 더해가는 와중, 그는 괴테의 꿈을 꾸면서 괴테가 그런 말을 하는 이야기를 글로 써보기도 한다. 그러면서 그의 집 거실에서 맞지 않는 시계, 딸과의 사이가 멀어지는 등 그의 실질적인 삶에서의 약간의 혼란과 균열도 함께 보여준다. 그의 연구적 영혼의 단짝이라고 할 수 있는 시카리의 저서들에 대한 이슈가 제기되면서 시카리는 마치 본인이 스스로의 이슈를 제기한 인물인냥 모든 게 준비된 상태로 잠적하게 되고, 도이키는 방송출연에 나가 머릿속에 맴돌던 그 말, 즉 찾아해메던 " Love does not confuse everything, but mixes "을 괴테가 했다고 말하며 일종의 해방감과 자유를 느낀다. 괴테가 모든 것을 말했다, 그런 모든 것에 대한 괴테의 말을 찾아해메는 도이키의 내면적 방황은 60대의 철학과 대학교수라는 사회적/지적으로 성숙된 자의 혼란과 가족관계의 누구나 있을 수 있는 갈등을 보여주면서 여러 재치있는 명언들이 인용되어 책을 좋아한다면 꽤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다. 끝에 그 말의 행방을 찾아 독일로 가족들과 떠난 도이키는, 지금껏 얽힌 실마리들이 모두 연결되어 풀려나가는 것을 느끼며 끝에는 가족에 대한 자신의 사랑으로부터 결국 믿거나말거나의 "그 명언"에 대해 자신의 내면화를 통해 자신이 말하며 끝나게 된다.
철학을 다룬 소설이라, 어딘지 접근하기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한 흐름으로 이어나가면서 중간중간 재밌는 요소들도 많고 생각보다 내용은 무거운 소설이 아닌지라 오히려 가벼운 마음으로 쭉 읽어나갈 수 있던 소설이었다. 또한 명언의 출처를 생각해본 적이 없이, 그냥 어딘가 누군가 말한 명언이라면 믿었던 전과(?)도 되돌아보게 되었던 거 같다. 말이란 전해져 내려오는 것인지라 결국 그 전달자의 의중이 섞이고 섞였을 수도 있다는 것. 그런 것을 연구하는 학문도 꽤나 흥미진진하면서도 답답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답이 없는 질문을 쫓고 쫓는 기분일 듯한 느낌..? ㅎㅎ 책에 나오던 잡탕 칵테일은 한번쯤 먹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