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9 글로 그리는 그림
시각장애를 가진 우령님을 위한 그림 읽기
지난 주말 우령님과 전화통화를 했는데
우령님의 목소리가 따뜻하고 밝아서 기분이 참 좋아졌습니다.
우령님이 보셨던 연주님의 영상에 대해 설명을 해드릴게요.
영상은 여의도에 있는 연주님의 공간에서 촬영했습니다.
초가을의 햇살이 잘 드는 연주님의 공간입니다.
집으로 들어서자 정면에 커다란 창이 나있었어요.
창밖으로는 아직 여름의 싱그러움이 남아있는 초록색 나무들이 보입니다.
샛강 건너로 시원하게 좌우로 뻗은 올림픽 대로와 노량진의 낮은 건물들이 조금 보여요.
그 앞에 식탁으로도 사용하는 4인용 테이블이 놓여있습니다.
대리석 느낌의 흰색 상판에 옅은 무늬가 굵게 지나갑니다.
모서리가 둥근 모양이에요.
왼쪽과 오른쪽에 두명씩 앉을 수 있게 세로 방향으로 놓여있어요.
연주님은 오른쪽에서 창가에 가까운 쪽에 앉아있습니다.
창가에는 오른쪽부터 캔들워머와 조명, 연고와 연필꽂이가 놓여져있어요.
의자는 등의 가운데 정도까지 오는 낮고 둥근 등판을 가지고 있어요
연한 회색의자에는 베이지색 방석과 등쿠션이 부드럽게 보입니다.
우리는 왼쪽에서 창가와 먼 자리 쪽에 카메라를 놓았어요.
사선 방향으로 연주님을 비추었습니다.
왼쪽에는 창, 오른쪽에는 벽지, 아래쪽에는 테이블이 보입니다.
왼쪽에는 마이크가 보여요.
이 테이블은 연주님이 영상을 찍을 때도 사용하는 곳이라서
스탠드형 마이크가 왼쪽에 보여요.
벽지와 테이블이 아주 밝은 베이지색이에요.
밝은 공간의 중심에 연주님이 또렷하게 보입니다.
연주님은 신축성 있는 재질의 검은 반팔셔츠를 입고 있어요.
팔의 끝 소매부분과 목부분의 옷깃은 흰색입니다.
연주님은 어깨에서 조금 더 내려오는 웨이브 머리를 하고 있어요.
연주님 방향에서 살짝 오른쪽으로 가르마를 타서
왼쪽 이마로 앞머리가 부드럽게 내려와 왼쪽 눈에 닿을듯 말듯합니다.
검정 테두리가 잘 보이는 약간 각진 둥근 안경을 썼습니다.
왼쪽 눈이 아직 어색하게 느껴져서 다른 사람을 만날 때는
의안을 끼거나 안경을 쓰고 있다고 했어요.
영상 22분 34초에는
용기를 내어 안경을 벗고 카메라 앞에 서는 연주님이 나옵니다.
연주님은 밝은 피부를 가지고 있어요.
쌍커풀 없이 까맣고 큰 눈은 대화하는 상대를 또렷하게 바라봐요.
웃을 때면 초승달 모양이 됩니다.
코와 입은 약간 작고 둥글어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인상입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연주님은 중간중간 자연스러운 손짓을 섞어서 이야기를 해요.
이야기를 들을 때는 고개를 끄덕이기도 합니다.
지금 보니 테이블에는 연주님이 나눠준 방울토마토 그릇과
연주님의 책 씨유어게인, 사인을 하기 위한 네임펜이 올려져있는게 살짝 보이네요.
우령님 덕분에 연주님 영상을 다시 보네요.
유튜브 영상을 이렇게 자세하게 들여다 본 적은 처음이에요.
혹시 너무 지루하지는 않으신가요?
이제 그림을 설명해드릴게요.
릭이 그린 연주님의 그림은
제목이 “더 윙크닥터”이고 두가지 버전이라서 1과 2, 번호가 붙어있어요.
이 그림의 원본은 가로 40, 세로 50cm의 크기에요
중앙에 연주의 모습이 큼직하게 가득 차 있습니다.
영상 왼쪽을 채우던 있던 창문은 아주 살짝만 보여요
그림속 연주님은 빨간머리가 되었어요.
주황색이 약간 섞여있는 빨강이라
따뜻한 느낌이 듭니다
배경 벽지는 노란색입니다.
아이들이 병아리를 그릴 때 선택할 것 같은
귀여운 샛노랑색이에요.
연주님의 검정 뿔테 안경은 짙은 초록색이 되었어요
입고 있던 옷의 하얀 깃은 그대로 하얀색이고
검정 몸통부분은 파란색이에요
차가운 느낌의 파랑보다는 자연을 닮은
시원한 느낌의 파랑이에요.
깊은 바다의 빛깔이라 불리는 셀루리안 블루에
가까운 색입니다.
얼굴과 옷의 실루엣은 검정색 선으로 표현되었어요
너무 팽팽하지 않게 손그림 느낌이 나는
적당히 구불구불한 선입니다
연주님의 오른쪽 눈은 하늘색으로 반짝이게 그려졌어요
왼쪽 눈은 윙크를 하고 있습니다
시선은 그림을 보는 사람의 왼쪽을 향하고 있고
몸도 약간 왼쪽 방향으로 틀어져 있어요.
입은 하얀 치아가 약간 보이는 정도로
미소를 살짝 띈 것 처럼 그려졌어요
테이블은 녹색으로 칠해졌습니다
우동위에 올라가는 쪽파처럼
연두빛이 도는 맑은 초록이에요
초록 테이블에 작고 요정 같은 친구가
팔을 쭉 뻗고 턱을 책상에 괸 채로
연주님을 올려다 보고 있습니다
머리는 빨간 곱슬머리이고
스마일 캐릭터 처럼 눈과 입이 아주 단순한 모양이에요
요정에게는 점점점 말 줄임표가 써있는
말풍선이 있습니다.
어떤 그림인지 상상이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우령님의 그림이 그려지면 한 번 설명드려볼게요.
https://www.youtube.com/watch?v=hmROfCx_d8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