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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미영 sopia Mar 27. 2021

책 리뷰 -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 앨봄 / 공경희 옮김/ 살림출판사

이 책은 1997년 출간된 이후 2020년  현재 전 세계 50개국에서 1,700만 부 판매되었다. 205주 동안 뉴욕 타임지 비소설 분야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주 시립 정보도서관 독서모임을 하면서 읽게 되었고 삶과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책이다.


우리는 태어나면서 늘 두려움에 사로잡히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고통 없이 살다가 편안히 죽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그것을 극복하려고 무수한 노력을 기울이며 살아가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음에  직면해서 결국 두려움을 겪게 된다. 인간으로 살아가면서 과연 죽음을 담담히 받아들이며

사는 이는 얼마나 될까? 그런 면에서 모리 교수는 아주 특별한 사람으로 기억될 것이며, 그가 마지막까지 우리들에게 전해 주려고 했던 사랑의 메시지들은, 늘 가슴속에 살아서 우리를 어루만져 줄 것이다. 


이 책은 루게릭병이라는 불치의 병을 앓고 있는 노교수와 정신없이 바쁘게 살면서 자신의 진정한 삶을 잊어가던  미치라는 제자의 이야기다.  매주 화요일에  14번을 만나 정을 나누면서 노교수 로부터 삶의  행복을 알아 간다는 내용이다. 루게릭병은 희귀 난치성 질환으로 근육이 제기능을 잃어 가면서 모든 신경들이 죽어 결국엔 폐기능까지 잃게 되면 죽는 병으로 알려져 있다. 어떻게 죽어야 할지를 알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안다는  모리 교수의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현시점에서 자신의 삶을  뒤돌아 보게 한다.  허둥지둥 바쁘게 살면서 잊고 살아가는 것이 무엇이고,  순간순간을 어떻게 느끼고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하게 한다. 모리 교수는 굳어가는 몸 때문에 지팡이에서 휠체어로 다시 침대로 옮겨 가면서도 삶의 모습들을 긍정적으로 보며, 그 순간들을 나름대로 즐기며 살아가는 이다.  


모리 교수는 잘 알던 동료의 죽음을 통해서 미치는 외삼촌이 췌장암으로 죽는 모습을 통해 죽음에 대해 깊이 성찰하게 된다. 우리는 평소 죽음에 대해 무감각적으로 또는 나하고는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그렇치만 태어나면 죽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임을 부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들은 대부분 가까운 이의 죽음을 통해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주어 지는 것 같다. 나에게도 폐암으로 일찍 세상을 뜬 큰 오빠와 후두암으로 고생하신 친정아버지의 죽음을 보면서 죽음에 대해 많이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책이지만 모리 교수와 미치의 이야기를 통해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준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깨닫게 되었다.


'나에게도 이런 일이 닥친다면 어떨까?' 하고 생각해 보지만  모리 교수처럼 마음을 열어 모든 것을 담담히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누구나 자기의 추한 모습은 감추고 싶은 마음이 있으므로 말이다.  그리고 미치처럼 바쁜 세상을 살며 잊어가던 노은사에게 마음을 다해  정을 나누고 보듬어 준다는 것도 무척 어려울 것이다. 모리는 사랑을 나누어주는 법과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 것이 인생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미치는 동생이 거칠고 방황하는 삶을 살다가 암에 걸리게 되자 사랑의 마음으로 보듬어 주려하지만 동생은 끝내 거절하고 만다.

 

가족임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동생과,  타인일지라도 모리처럼 사랑을 받아들이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모리처럼 사랑을 알고 느끼고 받아들이게 될 때에  진정한 행복감을 주며 따뜻한 마음으로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치는 대학 때 꿈을 접고 사회적 성공을 위해 정신없이  바쁜 삶을 살아간다. 그러면서 자신이 얻고자 했던 많은 것들이 결코 행복한 삶은  아니라는 것을 모리의 삶과 수업을 통해 절실히 깨닫기 시작한다. 미치의 생활이 지금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은 아닐는지... 그냥 바쁘게 살지만 눈은 반은 감은 채로 제대로 보고 느끼지 못하며,  일상에 쫓겨 주변을 돌아볼 여유도 없이 사는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한다.


 모리는 힘들고 어려운 환경에서도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자신과 남들에게 행복을 주며 가치를 주는가를 스스로 터득하게 된다. 더불어 학생들에게 학문을 가르치기보다 인간답게 사는 것을 먼저 알게 하였다. 그리고 위엄 있는 교수로 지내기보다 학생들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동등한 입장에서 사랑을 전해주고자 노력했다. 이러한 사랑은 미치의 가슴에 담겨 마지막의 강의를 받는 원동력이 된다. 모리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서 미치는 자기의 삶을 되돌아보게 되고 많은 것을 깨닫기 시작한다. 모리 교수의 말씀은  이 책을 읽는 나에게도 많은 뉘우침을 동시에 주고 있다. 지금 우리가 얼마나 잘못된 모습으로 살아가며, 어떤 삶을 살아가는 것이 진정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인지도 생각해 보게 한다.  모리 교수는 우리의 문화가 인간들의 행복을 느끼지 못하게 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행한 삶을 살아간다고 조언한다.


현대인들은 삶의 편리를 위해 물질의 풍요는 맘껏 누리면서도,  정작에 누려야 할 행복과 사랑은 점점 잃어가는 것은 아닌지... 모리는 또한 친구를 용서하지 못한 것이 늘 자신을 괴롭힌다고  고백하면서, 서로 화해하고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우리들에게 전해주고 있다. 미워하는 사람을 용서하지 않고는 언제나 그 사슬에 묶여서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없다는 진리를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모리가 전해준 삶의 이야기를 통해  안고 있는 문제점을 다시 보게 되었다. 그래서 하루 바삐 그 숙제를 해야 하겠다고 다짐하였다.  가끔은 자신을 돌아보며 마음을 다지는  시간을 자주 갖기를 기대하면서 말이다. 


모리처럼 일상이 주는 기쁨을 알고 매 순간을 충분히 느끼고 싶다. 그리고 담담히 받아들이고 인정하면서 훗날에 그 나이를 추억해도, 언제나 즐겁게 돌아갈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가고 싶다.  앞으로 더 나이가 든다 해도 그 나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싶다. 자신을 늘 아름답게 가꾸어 내 삶의 후희가 되지 않도록 해야겠다. 비록 학창 시절에 있어 모리 교수처럼 가슴이 따뜻한 은사는 만나지 못했지만, 모리처럼 내 삶의 끝자락에 진정한 친구로 남을 그런 사람을 두고 싶다. 또한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가슴 따뜻한 사랑을 전해 주며, 늘 가슴으로 기억되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을 가져본다..


인생의 절반을 넘어 이곳까지 왔다

살아오면서 어떤 흔적을 남겼는가?
내세울 것 하나 없는 삶의 여정에
자신에게 물음표를 던져서 묻곤 한다.


음의 문턱에 선 교수의 말처럼
살면서 눈을 반은 감고 살아왔는가?
행복한 인생이라 자부하며 살아왔고
좋은 기억으로 꽃 길을 걸어가련다


흰머리 늘어가고 몸은 삐그덕 대는데
흐르는 덧없는 세월 속에 나를 묻는다.
꿈틀대는 작은 소용돌이 바라보면서
마지막 길에 담담 모습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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