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포 호수 가는 길

시- 신미영

by 신미영 sopia

오월 장미가 담장 울타리에서

눈 비비며 깨어나는 이른 아침

밤새도록 이부자리 뒤척였을 들뜬 마음

다섯 개의 달 뜬다는

경포호수로 조심스레 시동 건다


사과처럼 볼그레 상기된 얼굴

어우러진 마음 갖추어 바르고

변덕 입은 사춘기 소녀들처럼

갖가지 여행의 잠바 걸치면

돌멩이 사이로 흐르던 물소리처럼

재잘거리는 수다 계곡으로 접어든다


창밖으로 비추던 영화 속 풍경들

느린 화면으로 다가오다가

이내 빠른 시간으로 지나가고

긴장되며 두 귀가 먹먹해지도록

삶의 시간들 가파르게 오를 때

안갯속에 어리던 모습

내 앞으로 싱싱하게 일어선다.


얼핏 얼핏 보이는 나무들 사이로

내 어릴 적

푸르게 자라던 모습이 스치고

보일 듯 말 듯 안갯속 인생을 보며

그렇게, 대관령 고개 구름 위로 달려간다

소망을 꿈꾸는 나를 만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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