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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미영 sopia Apr 27. 2021

책 리뷰- { 책 쓰기는 애쓰기다 }

나무생각 2020년 / 유영만 /279page


저자 유영만은 지식 생태학자이며 한양대 교수이다.  세상에서 얻은 지식이 무력한 관념의 파편임을 뒤늦게 깨닫고 책을 읽고 실천하고, 몸이 말하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책 쓰기는 애쓰기다>를 비롯해 90여 권의 저. 역서를 출간했다. 차이를 극복하고,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사유 실험과 읽기와 쓰기, 그리고 강연을 하고 있다고 본인을 소개했다.


1장 살기

 - 삶은 앎이 자라는 터전이다

2장 읽기

  - 읽기는 다른 세상과 만나는 접속이다

3장 짓기

  - 글은 삶이 남긴 얼룩과 무늬다

4장 쓰기

  - 책 쓰기는 삶을 담아내는 애쓰기다


지금의 나를 벗어나 미지의 내가 되어 보려는 몸부림은 낯선 마주침이 낳는다. 내 안에 들끓는 욕망이 있더라도 바깥의 자극을 만나지 못하면 내 안의 욕망은 계속 잠들어 있을 것이다. 아무리 큰 가능성이 내 안에 잠재해 있다고 할지라도 그것을 깨우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중략---

지금까지 살아온 나의 살아온 나의 삶 역시 인식을 심화하고 확산하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밖으로 향하는 몸부림이 없다면 아무리 주문을 외워도 나에게 영감을 주는 그분은 나에게 다가오지 않을 것이다.    12page 중에서


쓰면 쓰임도 달라지고 쓴 대로 내 삶이 펼쳐진다.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도 말하지 않았던가. 쓰기 행위는 사랑하는 대상을 불멸화하는 일이라고. 사랑하는 내 삶을 불멸의 작품으로 남기는 유일한 길은 꾸역꾸역 쓰는 것이다. 쓸데없는 삶은 없다. 지금이 바로 당신의 삶을 쓸 때다.

                               17Page 중에서


10분은 짧은 시간이다. 하루 10분으로 행복해지는 열 가지 전략을 소개한다

- 하루 10분 내가 누구인지를 질문하라

- 하루 10분이라도 책을 읽으며 차이를 만들어라

- 하루 10분, 어제를 반성하면 놀라운 반전이 시작된다

- 10분 먼저 출근하면 10년 앞을 내다볼 수 있다

- 10분 산책으로 놀라운 영감을 얻는다

- 하루 10분, 추상명사를 동사로 바꾸는 방법을 고민하라

- 하루 10분, 나를 둘러싼 인간관계에 대해 생각하라

- 하루 10분씩 가슴에 간직한 한 단어를 떠올려라

- 하루 10분,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 하루 10분, 버킷리스트를 기록하라


사유의 힘은 체험을 해석해내는 사고력이기도 하다. 사고력은 책을 읽지 않고서는 길러지지 않는다. 살기가 읽기와 접속될 우리는 어제와 다르게 살아가려고 안간힘을 쓰기 시작한다. 그렇게 살아 내려고 애간장을 태우는 힘은 다시 나만의 사유 세계를 구축해 준다. 71Page


흔히 책을 읽는 이유를 다섯 가지 정도로 꼽을 수 있다. 먼저 남다른 개념을 습득할 수 있다.  또 인두 같은 한 문장을 만나 위로를 받고, 깊은 사유의 흔적을 발견하고, 생각 너머의 세계를 상상하며, 타인의 체험을 간접 체험할 수 있다. 91Page


저자가 책을 읽으면서 습득하는 개념을 세 가지로 적은 것이다. 첫째 우리가 몰랐던 개념을 새롭게 습득하면 현상을 색다르게 들여다보고 해석하는 능력이 생긴다. 둘째 상식적으로 통용되는 개념을 전혀 다른 의미로 활용함으로써 현상을 재해석할 수 있다. 셋째 비슷한 개념의 차이를 밝혀주는 책을 만나면 혼미했던 의미가 분명하게 다가온다.


폐부를 치르는 통찰이 담긴 문장은 밑줄을 긋고 형광펜으로 옷을 입힌다. 밑줄 친 문장 중에 오래 보관하고 싶은 것은 문장 노트에 적는다. 문장 부자는 생각도 부자이다. 문장을 꾸준하게 축적한 사람은 문장과 문장을 이어 다른 문장을 만들어 낼 것이다. 이렇게 낯선 생각과의 부단한 접속을 통해 내 생각도 성장한다.


성장 체험을 공감 가는 글로 적기 위해서는 나의 경험을 사례나 에피소드 중심으로 리스트 업 한 다음 각각의 경험을 뒷받침해 주는 자료를 수집해야 한다. 체험이 없는 개념은 관념이기 때문이다. 경험의 한계는 사고의 한계를 불러온다. 그러므로 사고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지금 살아가는 행동반경을 넓혀야 하고, 실질적인 체험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저자가 알고 있는 글짓기의 방해꾼을 알아본다. 영감이 오면서 쓰는 게 아니라 쓰다 보면 영감이 달려온다. 읽은 후에 쓰는 게 아니라 읽으면서 쓴다. 뼈대를 잡고 쓰는 게 아니라 쓰면서 구조를 잡아간다. 알아서 쓰는 게 아니라 쓰면서 알게 되는 것이다. 공감한 것만 쓰는 게 아니라 쓰다 보면 공감한다. 쓰지 않으면 영원히 못쓰고 쓰면 쓸 수 있다. 쓴 대로 살아가며 또 쓴다.


문장을 건축하기 위한 비밀의 전략도 있다. 성공한 사례에서도 배울 점이 있지만 더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건 실패의 사례다. 모든 문장은 단어와 단어의 조합으로 이루어진다. 읽으면서 필요한 문장을 만날 때 메모해 두었다가 활용한다. 또 다른 사람의 명언에 자신의 생각을 추가해서 변형하면 훌륭한 문장이 탄생할 수 있다. 반목되는 일상도 조금만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면 상상력이 자라는 텃밭이 되고 훌륭한 글감이 된다.


언어적인 관성에서 벗어나 전혀 다른 방식으로 단어를 조합하여 새로운 언어의 그물을 치며 문장을 건축해 보면 좋다. 더불어 관계가 없는 두 단어가 관계있는 단어로 연결이 되면서 이전의 개념 정의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열리기도 한다. 그리고 문장이 식상하지 않도록 누군가 정의한 개념이 아닌 다르게 정의하면 신선하게 와 닿는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 생명이 도약할 수도 있다.  


글짓기의 원칙은 하나의 주제로 꿰어 가슴으로 느낀 점을 쓴다. 글쓰기의 재료는 가까운 일상에서 구하고 하나의 생각을 다른 생각과 연결해야 한다. 글짓기는 생각만 갖고 되는 게 아니고 직접 경험한 것을 녹여서 써야 한다. 이때 포기하지 말고 이리저리 시도하면서 글짓기의 근육을 키우면 좋다. 글을 쓸 때는 독자가 이해하도록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게 좋다. 삶을 들에 담아내는 글짓기는 한 사람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살아내는지를 기록하는 투쟁기이다. 글은 그 사람의 삶을 녹여내는 기록이므로 진솔하게 드러내야 할 것이다.


책 쓰기는 고된 노동의 여정이다. 기술을 대신해 줄 수 없는, 온전히 내가 부담해야 되는 정신노동이자 육체노동이다. 내 몸으로 살아온 삶을 녹여내는 그야말로 고된 작업이 책 쓰기다. 책을 쓰기로 결심한 사람은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기로 결심한 사람이다. 자신을 정직하게 드러내 놓고 세상을 살아가겠다고 공표하는 힘든 혁명이다. 그러므로 자신을 사랑하려는 욕망이 강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책 쓰기를 임신하여 출산하는 것에 비유했다. 임신은 타이밍이고 어느 시점에 수정이 이루어져 확고한 주제로 착상이 된 것이라고 했다. 잉태된 작품이 출산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갈등과 무력감을 동반하는 고통을 겪을 수도 있다. 작가의 품속에 있던 작품이 세상 속으로 던져지고 이제는 자식을 낳아 키우는 심정으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작가는 글과 책을 쓰며 독자는 책을 읽는다. 책 쓰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내 경험이 책 중심이 되어야 하며 나 다움을 드러내야 한다. 구체적인 사례와 에피소드로 내 삶을 보여 주며 매일 반복하여 쓰면 된다.  그렇게 꾸역꾸역 쓰기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책의 마지막을 쓰고 있을 것이다.


저자는 책 쓰기는 애쓰기라고 말한다. 그만큼 책을 쓰는 것은 잉태부터 출산까지 고달프고 고통이 따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책 쓰기라는 명칭이 붙기는 했지만 우리 삶을 통찰하고 그 안에서 우리가 살아갈 방향과 생각하고 읽고 쓰는 방법을 모색하였다. 책 쓰기라고 하기보다는 글짓기에 대한 전반적인 안내서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째든지 책 쓰기도 글짓기를 통해 이루어가는 한 과정이고 글들이 모아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진다. 그 바탕에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고 글감을 찾아 꾸준히 쓰다 보면 책 한 권이 완성될 것이다. 우리의 삶과 사유에서 책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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