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라는 긴 여행을 하는 동안 우리의 짐가방은 대개 점점 커진다. 간혹 지나치게 커지는 경우도 있다. 도대체 우리는 왜 그렇게 물건에 집착하는 것일까? 사람들은 소비하고 손에 모으고, 쌓아둔다. 친구를 소유하고 관계를 소유하고 자격증을, 학위를, 상패를 소유한다. 그리고 이렇게 소유한 무게에 짓눌려 살아간다. 욕심 때문에 진정한 삶을 살지 못하고 있음에도 이를 잊어버리거나 깨닫지 못한 채 언제나 더 많은 것을 탐낸다.
우리 문화는 심플한 삶을 선택한 이들을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 소비사회에는 그런 사람들이 해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심플하게 사는 사람들을 주변인 내지는 불안한 개체로 취급한다. 스스로 소박한 삶을 선택해 적게 먹고, 적게 소비하고, 적게 험담하거나 아예 험담하지 않는 사람들을 이 사회는 구두쇠, 위선자, 비사교적 인물로 규정한다. 우리는 공간을 채우느라 공간을 잃는다. 거실을 인테리어 잡지에서 본 대로 꾸미느라 에너지를 잃고 물건을 정리하고 채우느라 시간을 잃는다.
심플하게 살려면 선택을 해야 한다. 버리는 일에도 노력이 필요하다. 제일 힘든 것은 버리는 행동 자체가 아니라 어떤 게 필요하고 어떤 게 불필요한지 판단하는 일이다. 하지만 그런 물건에 과감하게 이별을 고하고 나면 얼마나 홀가분한지 아는가? 우리가 할 일은 인생을 물건으로 채우는 게 아니다. 그보다는 몸을 감각으로 생기 있게 만들고, 마음을 감정으로 풍요롭게 만들고, 정신을 신념으로 성숙하게 만들어야 한다. 물건에 소유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는 것이다. 물건을 늘리면 결국 짐이 된다.
집은 간결하고 안락하고 실용적이어야 한다. 우리가 집에서 추구해야 할 최고 목표는 안락하게 지내는 것이다. 그런데 그 안락함은 공간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잘 짜인 공간, 해방감을 주는 공간, 여유로운 공간 등 집과 관련해서 심플한 삶의 방식은 하나의 미덕이 될 수 있다. 꼭 필요하고 보기에도 좋은 물건 몇 가지만 두고 나머지를 치우면 집은 평화로운 안식처가 된다. 그러므로 물건은 꼭 그것이 아니면 안 되는 것과 유용한 쓰임새가 있는 것만 두자.
물건을 집에 들이는 기준은 안락함이어야 한다. 물건을 고를 때는 겉으로 보이는 것에만 휘둘리지 말자. 집에 가구류를 적게 두면 유동성이 커진다. 물건과 가구는 가벼워야 하며, 눈에도 만족스러워야 한다. 카펫의 부드러움이나 벽 마감재의 향기로움, 욕실의 상쾌함은 눈으로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여백이 있는 방은 빛으로 채워진다. 물건이 거의 없는 방에서는 찻잔 하나도 존재감을 가진다. 책 한 권이나 친구의 얼굴도 마찬가지다. 여백이 있는 공간에서는 모든 게 작품이 되고 정물화가 되고 매 순간 소중한 시간이 된다.
심플하게 사는 것은 검소하면서도 현명하고 우아하게 살아가는 방법이다. 심플한 삶은 '충분하다'라는 라는 마법과 같은 단어로 요약된다. 초연하고 유연하게 평정을 지키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 물건에 대해 초연하면 사람과 경직된 원칙에 대해서도 초연할 수 있다. 그러면 적응력은 향상되고 모든 것을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마음에서 모든 것을 버리면 비워내면 더 이상 집착이 남지 않는다. 삶의 본질과 아름다움, 완벽함을 위해 스스로 부단히 노력하며 살아야 한다.
세상을 가볍게 살아가는 비결은 꼭 필요한 물건만 소유하되 안락함과 우아함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살면 정신이 자유로워져 그전까지는 몰랐던 것도 깨칠 수 있다. 물질적 소유물은 우리 몸에 도움이 되고 우리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는 것으로만 한정해야 한다. 삶을 심플하게 만들면 더 많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다른데 에너지를 빼기지 않아야 현재의 순간에 집중할 수 있고 우리 주변에 있는 것을 제대로 누릴 수 있다. 심플한 삶은 평범하고 보잘것없는 것에서도 즐거움을 발견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