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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미영 sopia Jun 17. 2021

책 리뷰 - { 나 , 있는 그대로 참 좋다}

허밍버드 2017. 26쇄 발행 / 조유미 작가 /261page

<나, 있는 그대로 참 좋다>는 SNS 채널 [사연을 읽어 주는 여자] 조유미 글작가와 그림 그릴 때 가장 행복하다는 화가율 그림작가의 공동작품이다. 나 자신을 좋아하기는 어렵다. 마음에 안 드는 것 투성이인데 좋다는 말이 피부에 와닿지 않은 까닭이다. 이글들은 살아오면서 자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자꾸 잊어버릴 것만 같을 때, 마음속으로 외치던 주문이다. 나만 빼고 모두가 행복해 보이는 날, 타인의 시선에 하염없이 주눅 들고 흔들리는 날, 문득 주저앉고 싶은 날이면 나직이 힘을 주어 마음의 주문을 외워 보자.


 나, 있는 그대로가 참 좋다.


 이 책은 1부 나, 있는 그대로 참 좋다.(자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르는 나에게)/ 2부 사랑 앞에 용기 있었다.(사랑이 서툴고 힘겨운 나에게) / 3부 오직,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타인의 시선에 흔들리는 날에는) / 4부 나는 매일 잘되고 있다.(문득 주저앉고 싶어지는 순간) 등 4부로 되어 있다.


저자는 새롭게 만나 친구들과 연락처를 주고받고 SNS로 친구 등록을 하고 주말에는 신촌이나 강남에 나가 분위기 좋은 곳에서 맥주를 마시기도 했다. 한때 구경만 하던  사진 속 주인공이 어느새 되어 있었다. 딱히 용건이 없어도 연락을 주기적으로 주고받는 관계도 늘고 SNS에 사진을 올리면 '좋아요'와 댓글이 무수히 달렸다. 그토록 부러워했던 삶인데 왜 마음이 행복하지 않을까. 이유는 간단했다. 진짜 내 모습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타고난 성격을 무시한 채 부럽다고 닮아보려니 불편하고 부자연스럽다.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는 모습을 좋아하기로 했다.


지금 잘하고 있는 건지 회의감이 들 가 있다. 자신을 못 믿겠고, 그 어디에도 의지할 수 없어서 마음 곳곳에 미움이 가득 차는 순간들, 하지만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만큼은 나를 미워해서는 안된다. 힘을 내서 버텨야 하는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나니까, 나를 깎아내리더라도 하나의 조각이 되어야지 바닥에 떨어진 조각 부스러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 사소한 일상이 모여 나를 성장시키는 것이다. 좋은 하루든 나쁜 하루든 겪어 낸다는 것에 의미를 두자. 그런 의미에서 나는 매일 잘되고 있다.


걱정을 많이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걱정을 하는 게 얼마나 피곤한 일인지 극복해 보려고 저자는 걱정 노트를 쓰기도 했다. 일기처럼 적기도 하고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고 한다. 걱정이 끝날 때까지 썼는데 어느 날은 다섯 장을 빼곡하게 쓴 날도 있다. 한 폭의 그림으로 그릴 때도  있었다. 그런데 걱정을 쓰다가 팔이 아파서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걱정이 귀찮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면서 걱정하는 일이 서서히 잦아들었다고 한다. 걱정 노트는 시간이 지난 후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똑같은 문제에 다시 마주하게 되었을 때 조금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밑거름과 성숙한 태도를 갖도록 도와주었기 때문이다.


밥값을 하는 삶이 얼마나 고단한지는 겪어 본 사람은 알 수 있다. 그래서 더욱 저자는 타인에게 기댈 수 없었다고 한다. 내가 힘들면 상대방도 힘든 걸 아니까 말이다. 그도 하루 종일 신경을 곤두세운 채 버텨내고 있다는 걸 아니까. 그래서 그저 미소만 보일 뿐이다. 짐이 되고 싶지 않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늘어놓게 된다. 아무 의미 없는 너스레를 떠는 것이다. 정작 하고 싶은 말은 속에 삼켜둔 채. 어른이 되면 외로워진다더니 그 외로움이 말 못 하는 외로움이었나 보다.


어른이 되고 나서 느끼는 건 우리는 매번 이별하며 살아간다는 것이다. 살다 보면 꼭 사랑했던 사람과의 이별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경험하는 이별은 꽤 많다. 친구들과 헤어져야 할 때도, 부모님과 헤어져야 할 때도, 아끼는 물건을 팔아야 할 때도, 꿈과 멀어져야 할 때도 있다. 내 안에 있던 것이 바깥으로 나가면 그게 다 이별인 것이다. 손에 쥐고 있는 게 늘 내 것이 아니라는 걸 알고 난 뒤에는 무언가를 가진다는 것이 썩 달갑지 않게 다가온다. 언젠가 나에게 아픈 이별로 다가올 수 있다는  알기 때문이다.

 

우리가 꼭 알아야 하는 건, 하던 일을 그만두고 돌아선다고 해서 인생이 끝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후회도 반성도 하고 자책도 하고 그러면 사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되돌리지 못할 거라는 생각은 잠시 접어도 좋다. 우리는 다 같이 고생하며 산다. 하지만 누군가는 주목받고 누군가는 이름 석자조차 기억되지 않는다.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인생도 그런 것이다. 모든 사람이 스포트 라이트를 받을 수는 없다. 내가 조명받을 수 있으면 좋지만 누군가의 그림자도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잘 될 것이다. 다만 오늘이 아닐 뿐이다. 언젠가는 잘될 것이고 내 자리를 잡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 있는 그대로 참 좋다> 이 책은 제목만으로도 마음을 말끔하게 씻어 주는 듯하다. 수채화인듯한 파스텔톤의 그림이다. 글 내용은 전체적으로 살아가면서 힘들거나 지쳐 자신이 없을 때 용기와 격려를 주고 있다. 마음을 다잡고 갈 수 있도록 자신에게 긍정의 주문을 걸도록 한다. 누구에게나 살아가면서 힘들지 않은 날이 있을까? 때로는 도망치고 싶을 만큼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도 있을 것이고 자신의 못난 부분에 있어 부끄러워 숨고 싶을 때도 있다. 절망스러워 고개 숙이며 살아갈 용기를 잃고 방황을 하기도 하며 누군가의 따뜻한 위로가 그립기도 할 것이다. 그럴 때 한 두 문장이라도 읽으면 숨 죽었던 야채가 살아나듯 우리 마음도 싱싱하게 살아날 것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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