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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미영 sopia Jun 19. 2021

책 리뷰 - {시베리아 횡단 철도를 달린다 }

한얼미디어 /김선옥. 마동욱. 김매쇠/264page

이 책은 대기업 홍보실 주간지 편집부장으로 일하다 고향인 장흥으로 내려와 사는 김선욱(소설가), 국내에서 여러 차례 사진전을 열었던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마동욱, 지역신문 기자로 일하면서 비디오 촬영을 했던 김매쇠 세분이 합심해서 만들었다. 2006년에 출간된 책이다. 다소 오래된 책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전혀 느낄 수 없다. 장흥의 남자들이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 바이칼 호수, 모스크바, 상트페테르 부스크 등에 대한 세세한 서술이다. 글의 행간에서 씹히는 여행자들의 순수한 시각과 정서가 바쁘고 향기롭다고 한승원은 추천글에 다.


시베리아 기차를 타고 횡단하다


시베리아 횡단 철도(Trans Railroad, TRS)를 타는 것은 모든 여행자들의 꿈이다. 동쪽의 태평양 연안에서 시작해 서쪽의 발틱해 연안에 이르는 동안, 수많은 문학작품과 영화 배경인 풍경들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횡단철도는 9,288km에 이르는 기나긴 여정이다. 세계 최장의 철길로, 경부선(444,5km)의 20배가 넘는다. 지구 지름에 (12,740km)에는 못 미친다. 시베리아 횡단 열자는 아시아 대륙 동쪽 끝인 블라디보스토크를 출발해 6박 7일을 달려야 종착역인 모스크바에 도착한다. 정차는 역만 해도 59개 역이다. 이 책의 저자들 여정은 강원도 속초 동명항에서 출발했다. 러시아 자루비노 항까지는 16시간의 여정이다. 러시아의 가장 남쪽에 있는 작은 포구마을이다. 1차 검색에 허가받은 곳에만 머물도록 당부한다. 버스 타고 슬 라비안 카 도시에 도착했다.


블라디보스토크는 연해주에 있으며 극동에서 가장 큰 도시이다. 블라디는 서울과 한 시간 차이가 나지만 한여름에는 밤 10시쯤 어둑해진다. 블라디 북쪽으로 깃발과 나팔을 든 병사를 형상화한 조형물이 보이고 레닌 동상도 보인다. 비록 실패한 역사일지라도 그것을 소중하게 간직할 줄 안다. 역의 대합실 천정에는 크렘린 궁을 배경으로 황제와 귀족들의 행렬을 묘사한 벽화가 그려져 있다. 블라디 아무르 키 해변에는 많은 인파가 일광욕과 해수욕을 즐긴다. 전망대에서 시가지를 내려다보니 동양의 나폴리라는 게 실감 난다. 야트막한 언덕들과 깊숙이 들어온 항구가 아름답다. 이곳은 한말과 일제 강점기에 수많은 애국지사와 동포들의 망명지이기도 하다.


광활한 대지를 끝없이 달리는 기차


블라디 역은 시베리아 횡단(TRS)이 시작되는 역이다. 유라시아 대륙을 가로지르는 시베리아 철도는 블라디에서 모스크바까지 장장 9,288km를 달린다. 그러나 시발역이라고 하기에는 초라하다. 지방 역을 보는 듯한데 작고 아담한 모습이 지금의 현주소이다. 발차 시간이 가까워지자 승무원이 차표와 여권을 검색한다. 연방으로 구성된 러시아에서는 모든 사람이 여권을 소지해야 한다. 객실은 '룩스'의 2인실, '쿠페'의 4인실, '플라츠 카르타'의 개방형 단체 객실 세 종류로 구분된다. 드디어 열차가 움직인다. 헤어지는 모습이 우리나라 70년대 풍경이다.



블라디에서 하바롭스크까지 가는 동안에 광활한 대지는 원시의 모습 그대로다. 태초부터 지금까지 깊은 잠에 빠져 있는 듯하다. 하바는  16세기에 조성된 도시로 우수리강과 아무르강의 합류 지점에 있다. 조용하고 아늑한 도시로 정적인 도시로 보인다. 도심음 무성하게 자란 가로수들로 녹지가 잘 조성되어 있어 가로수 거리는 레닌 광장을 중심으로 바둑판처럼 정교하고 시원하게 트여 있다. 도심을 벗어나면 아무르 강 수면 위로 유람선과 물새들이 떼 지어 난다. 강변에 문학, 향토 지리, 콤소몰 박물관 등이 있다. 다음 코스는 하바에서 울란우데까지 2박 3일 56시간 걸린다. 이곳을 지날 때 자작나무와 소나무들이 철길을 따라 줄지어 있는 풍경이 장관이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서 블라디보스토크 ~ 하바롭스크~울란우데 구간은 몽골 공원의 북쪽인 남시베리아와 동시 제리아 산지를 지난다. 그러면서 아무르강과 우수리강을 만난다. 철길을 달리며 평원과 강, 산과 숲이 끝없이 이어진다. 기차는 북쪽으로 가며 평평한 곳에 숲이 이어지고 자작나무는 전나무로 바뀌어 간다. 횡단 열차는 큰 강만 16개를 지난다. 횡단 열차는 보통 10~20량이고 중간에 빨간색의 식당칸이 있다. 청결하고 메뉴도 다양하지만 가격이 비싼 편이다. 식당 안은 금연이고 별도의 매점이 있어 음료나 맥주 등은 살 수 있다. 정차하는 역에는 간단하게 요기할 수 있는 작은 시장도 선다.  짜 먹는 고추장과 햇반, 라면 등을 준비해 가면 좋다.


가장 아름다운 코스 바이칼 호수 주변


울란우데에는 라마교의 총본산 다 찬 사원과 세계에서 가장 큰 레닌 동상이 있다. 이곳에서 이르쿠츠크로 가는 길에는 바이칼 호수가 있어 횡단철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구간으로 알려졌다. 기차는 그렇게 '염분 없는 바다'로 통하는 바이칼 호수를 남쪽으로 220km 감싸면서 돌아간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깊고, 두 번째로 큰(남한 면적의 1/3) 담수호 바이칼에는 3,500여 종의 생물이 산다. 열차는 우랄산맥을 넘고 달려서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모스크바는 모든 것들이 결집돼 있어 희망과 절망의 교차점이자 핵으로 불린다. 교통이 크렘린을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늘어져 있다. 강 다리를 지나면서 크렘린(총면적 28만 km)의 웅장한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크렘린은 '러시아의 성벽'이라는 뜻이다. 붉은 성벽과 황금빛으로 빛나는 돔 지붕들의 화려함은 장관이다.  


시베리아 횡단 철도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시작하여 하바롭스크를 거치는 노선 말고도, 베이징에서 시작하여 몽고의 울란우데를 거쳐 이르쿠츠크로 가는 방법이 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한 노선은 시베리아 횡단 철도의 전형적인 노선으로 타이가와 스텝의 장관을 느낄 수 있으나, 러시아만을 여행해야 하는 단조로움이 있다. 베이징에서 시작하여 몽고를 거쳐 러시아로 들어가는 노선은 고비사막을 지나며 몽고의 수도인 울란바토르를 거친다. 두 가지 노선은 모두 러시아 부랴트 공화국의 수도인 울란우데에서 만나게 된다. 그곳에서 이르쿠츠크로 이어지는 철길로 가면 바이칼 호수를 만날 수 있는데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기차에서 주의해야 할 것들


장거리 여행에서는 요금이 비싸더라도 4인 1실이나 2인 1실을 이용하는 게 좋다. 기차 속도는 70~80km이며 일정구간을 이용하는 기차에는 고유 이름이 있다. 열차 출발시간 40분~50분 전에 역에 도착하여 객실이나 플랫폼에서 기다려야 한다. 정차시간이 지나면 승객을 기다리지 않고 출발한다. 티켓에 적힌 시간은 모두 모스크바 시간으로 되어 있다. 티켓에는 이름과 여권번호가 적혀있어 다른 사람과 바꿀 수 없다. 개인 티켓에 좌석번호가 있지만 그룹 티켓은 탑승전에 승무원이 좌석을 알려준다. 객차 1량(바곤)에는 승무원이 2명씩 있으며 교대 근무한다. 침대 시트나 수건 등은 기차마다 비용이 다르다.

 

화장실은 객차마다 앞뒤로 하나씩 있다. 금연이고 담배는 객차 사이 흡연구역을 이용할 수 있다.

역마다 정차시간이 다르다. 정차한 역에 내려 구경하려면 객차 복도에 걸려 있는 시간표를 확인해야 한다. 정차시간은 2분부터 30분까지 다양하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침구를 수거해 가는데  하나라도 없으면 변상해야 한다. 시베리아 횡단 청도를 여행할 때는 러시아 회화책이 필수이다. 만일을 대비해 가정상비약을 준비하고 우산, 휴지, 비옷도 좋다. 슬리퍼나 샌들을 준비하면 편하고 비닐봉지는 유용하게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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