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신미영 sopia
Jun 21. 2021
책 리뷰 - {지쳤거나 좋아하는 게 없거나}
(무기력한 이유)-글배우 지음, 248page
이 책의 저자는 고민 상담소 '글배우 서재'를 운영한다. 저서로는 <아무것도 아닌 지금은 없다> <오늘처럼 내가 싫었던 날은 없다> 얼마 전에 리뷰했던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힘든 나에게>가 있다. 그가 작가가 될 수 있었던 건 적당한 시점에서 포기했기 때문이다. 10년간 태권도 선수생활을 했지만 허리디스크에 걸렸다. 수술 완치 후에 포기했다. 주변에서 끈기가 없고 아깝지 않냐고 했다. 6년간 의류사업을 했다가 접었다. 또 광고 회사를 꿈꿨지만 그만뒀다. 대학교는 4학년 1학기 다니고 자퇴했다. 그러다 글을 썼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어떤 순간에도 하기 싫은 것을 꼭 해야 할 이유는 없다. 중요한 건 무엇이 적성에 맞고 계속하고 싶은가이다.
글 배우는 스물다섯 살에 의류사업을 하다가 3천만 원의 빚을 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당시 34만을 갖고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다. 돈을 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이었다. 찜질방에서 자며 방을 구했는데 한 달에 24만 원의 고시원이었다. 청소해주고 공짜로 밥 얻어먹었다. 고시원 옥상에서 야경을 바라보며 '어떤 삶을 살아갈까'에 대해 고민했다. 목표를 정한 8개월 안에 돈을 갚기 위해 택배 상 하차 일을 시작했다. 다른 일을 찾던 중 찹쌀떡을 팔게 되었다. 쉬워 보여 시작했으나 아무도 쉽게 사주지 않았다. 자책하다 죽을 용기로 또 해보기로 했다.
출근하는 사람들을 손님으로 여겨 빌딩 앞에서 '오늘 하루도 파이팅하십시오!' 하고 외쳤다. 처음 돗자리 깔고 큰 절을 할 땐 정말 죽고 싶었다.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 전단지 만들어 원하는 사람에게 주었다. 퇴근시간에 맞춰서 '오늘 하루도 수고하셨습니다.' 하며 같은 시간에 같은 자리에서 매일 했다. 간절함에 비가 와도 우산 쓰고 나갔다. 8개월 되던 날 영상을 만들어 오면 팔아 주겠다는 회장님이 계셨다. 이후에 8천만 원 떡을 납품할 수 있었다. 그러다 다시 의류사업에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이제는 모든 걸 이겨 낼 거라고 자신과 간절함을 믿게 되었다.
누구도 만나기 싫었고, 의욕도 나지 않았으며, 노력하고 싶지도 않았다. 고시원 방을 구하고 아르바이트를 했다. 20대 후반의 나이였고 경쟁에서 뒤처진 사람처럼 보였을 것이다. 스펙도 없고 대학도 다니지 않으며 취업 준비도 없이 적은 돈을 벌며 고시원에서 보냈다. 지쳐서 그랬지만 아무도 이해해 주지는 않았다. 저자는 산책과 책을 보거나 요리와 여행하며 혼자 있는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나자 다시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찾은 것이 글쓰기였고 재충전의 2년을 그렇게 보냈다. 너무 지쳤거나 꼭 이루고 싶은 일이 있으면 집중의 시간을 권한다.
저자는 20대 초반 옷장사를 하기 위해 한 달에 200만 원의 적금을 들었다. 여러 개의 아르바이트를 동시에 했다. 그렇게 1년 6개월간 3,000만을 모아서 뿌듯했지만 허무했다. 매일 놀던 친구는 그의 아버지가 8,000만 원짜리 당구장을 차려 주었다. 지인을 통해 그 친구 근황을 접했다. 그런데 문을 닫고 이젠 아버지 회사에 다닌다고 했다. 저자는 어려서 사업을 해 본 경험과 실패를 해 본 경험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명확해졌고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생겼다. 모든 삶에는 꽃을 피우기 위한 열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를 해소하지 못하면 가까운 사람에게 자주 화를 내게 되거나 마음이 답답하고 불안한 마음이 생긴다. 참다 극에 달하면 할 수 있는 것들도 하기 싫어 무기력해진다. 지금의 상황을 노력해도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해 그냥 포기하게 된다. 이건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과는 다르다. 받아들이는 건 인정하고 만족하는 것이고, 포기는 마음을 조절하지 못해 불안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은 자신이 좋아하는 걸 해보는 거다. 희망의 마음을 갖는 거다.
내 삶의 모든 것이 같은 것으로 반복되는 일상이 될 때 좋거나 즐겁다는 감정이 오랫동안 사라지면 사람은 우울해진다. 특별한 일을 꼭 겪지 않아도 새로운 것을 경험해보며 가보고 만나보는 시간과 용기가 필요하다.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았는데 좋으면 우울감에서 벗어나 마음에 활력이 생긴다. 혼자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게 두렵다면 마음 맞는 친구와 함께 새로운 것을 해보는 것도 좋다. 그럼 우리는 경험과 함께 소중한 추억도 함께 쌓을 수 있을 것이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잠시라도 시간을 내어 벗어나 볼 수 있기를 추천한다.
여행을 가면 우리는 일단 새로운 곳에 집중하게 되어 떠나기 전 가지고 있던 복잡한 생각을 잊을 수 없다. 돌아와서 다시 생각한 복잡했던 생각은 처음보다 훨씬 작아져 있다. 좋은 여행지는 희망을 준다. 현실의 삶이 당장 변하지 않아도 가기 전 준비로 설렌다. 다녀온 후 좋았다면 다음에 또 가고 싶다는 희망이 현재를 살아가는 데 꽤 힘이 된다. 먹고 싶은 것이, 맛있는 것이, 좋은 것이 세상에 정말 많다. 그것을 알게 되어 현실에서 더 열심히 살게 된다. 즐거운 노래와 맛있는 음식과 좋은 장소와 마음이 풍요로운 사람들을, 여행에서 많이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