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작가 생텍쥐페리는 비행기의 시인이다. 그는 1900년 6월 29일 리옹에서 태어났다. 미술학교에서 건축을 공부하였고, 병역으로 항공대에 들어가 조종사가 되었다. <남방 우편기>< 야간비행> <인간의 대지> 등은 비행사였던 작가의 체험이 담겼다. 인적 없는 세계의 상공을 비행하며,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 자신의 내부에서 꿈의 기적이 샘솟는 것을 감지해 냈다. 그는 2차 대전이 일어나자 대위로 정찰 임무에 종사하다가, 1940년 프랑스. 독일 휴전 중 아내와 미국으로 망명한다. 그곳에서 감동적인 산문과 데생으로 새롭고 진정한 인간가치를 상징하는 1943년 <어린 왕자>를 그려낸다. 어린 왕자의 초판이 뉴욕에서 출간된 이듬해, 1944년 마지막 비행을 떠난 생텍쥐페리는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독일군 정찰기에 의해 격추되었을 거라 추측되고 있다.
생텍쥐페리의 죽음이 밝혀지다.
그렇게 53년이 흐른 1998년 9월 7일 마르세유 근해에서 생텍쥐페리 은팔찌가 한 어부의 그물에 걸려 올라왔고 이를 단서로 그가 탔던 정찰기 잔해를 찾아냈다고 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 르 피가르>가 그의 최후를 재구성했다고 한다. 그러다 2009년 독일 공군 조종사였던 리페르트가 자신이 격추시킨 장본인이라고 고백했다. 물론 당시에 격추시킨 28대의 것 중의 하나였다고 한다. 리페르트는 평생 죄책감을 갖게 되었는데 생텍쥐페리의 팬이었기 때문이다. 마흔넷에 공군에 지원했다가 느닷없는 사고로 세상을 떠난 생텍쥐페리의 죽음은 정말 안타깝다. 그가 살아서 '주옥같은 동화를 더 많이 들려주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리고 생텍쥐페리가 6살 때 그림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그렸더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크다.
너의 장미꽃이 그토록 소중하게 된 것은 네가 그 꽃을 위해 공들인 시간 때문이야.
사실 <어린 왕자>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필독서이자 명작이다. 학생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좋아하는 도서이다. 그것은 영롱하게 빛나는 명문장으로 가슴을 따뜻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동화 형식으로 쉽고 재미있게 읽힐 뿐만 아니라, 빛과 사랑을 느끼며 희망을 주기 때문이다. 명작은 괜히 명작이 아니다. 책 한 권이 많은 이들의 가슴에 희망과 빛으로 꺼지지 않는 등불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에게 전했던 어린 왕자 책의 내용은 상상을 초월한다. 누구에게나 우주의 영롱한 별들을 가슴에 담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해 주는 책이다. 수많은 독자가 읽고 감명을 받은 어린 왕자의 이야기를 다시 읽고 싶어 졌다. 그의 주옥같은 명문장을 읽으며 오랜만에 어린 왕자를 만나고 별 같은 세상을 만나보고 싶었기때문이다.
레옹 베르트에게 바치는 헌사로 시작한다. 이 책을 어른에게 바친데 대해 어린이들에게 용서를 빈다. 그럴만한 중대한 이유가 내게는 있다. 어른은 이 세상에 나와 가장 친한 친구인 것이다. 또 다른 이유도 있는데 그것은 이 어른이 모든 걸, 어린이를 위한 책들까지도 모두 이해한다는 점이다. 세 번째 이유는 이 어른이 프랑스에서 살고 있는데 그곳에서 굶주리고 추위에 떨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위로받아야 할 처지에 있다. 이 모든 이유들이 그래도 부족하다면 예전의 어린 시절의 그에게 이 책을 바치기로 하겠다. 어른들은 누구나 다 처음엔 어린아이였다.(그러나 그것을 기억하는 어른은 그다지 많지 않다.) 따라서 내 헌사를 이렇게 고쳐 쓰련다.
--어린 소년이었을 때의 레옹 베르트에게--
생텍쥐페리의 그림에 담긴 의미
이 책에 그림이 여러 장 등장하는 데 그림은 모두 생텍쥐페리 자신이 직접 그린 거라고 한다. 그는 여섯 살 적에 '보아 구렁이 그림책'을 보게 되었다. 책 내용을 보고 그는 그림 1호를 그렸다. 그건 구렁이가 코끼리를 잡아먹는 그림이었다. 그런데 모자라는 답변을 들을 뿐이었다. 그래서 보아 뱀의 속이 들여다 보이는 그림을 그려서 보여 주었지만 야단만 맞았다. 어른들이 집어치우고 공부에 관심을 갖으라고 충고해서 그림을 포기해 버렸다. 그래서 성장 후 비행기 조종사가 되었다. 총명해 보이는 어른을 만날을 때 1호 그림을 갖고 시험해 본다. 그러면 그림을 '모자'라고 하는 사람에게는 보아 구렁이도 별들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할 수 있는 아이들만이 뱀의 뱃속을 보여주지 않아도 보아 뱀의 뱃속에 있는 코끼리를 볼 수 있다.
그는 비행 중에 고장으로 사하라 사막에 떨어진 적이 있다. 그때 양 한 마리를 그려달라는 꼬마의 이야기에 여러 장 그림을 그려 주었으나 거절당했다. 그래서 상자 안에 양의 그림을 그려 주고 양이 그 안에 들어 있다고 하자 기뻐하는 어린 왕자를 알게 되었다. 어린 왕자가 살던 별은 소혹성 B-612호이다. 어린 왕자의 별에는 바오밥 나무가 별을 산산조각낼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어린싹을 먹어 치울 수 있는 양을 그려달라고 한 것이다. 또 별에는 장미꽃 한 송이가 있는데 어린 왕자가 씨앗부터 소중히 길러낸 것이다. 장미는 늘 투정이 많고 어린 왕자에게 많은 것을 요구했다. 장미의 말을 잘 들어주던 왕자도 화가 났고 오만함 때문에 별을 떠나게 되었다. 그래서 어린 왕자는 여섯 개의 별을 거쳐서 일곱 번째로 지구 별에 오게 되었다.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일곱 번째 지구 별은 아주 큰 별이다. 어린 왕자는 장미가 만발한 정원을 보게 되었다. 하나뿐인 장미라고 생각했는데 같은 장미가 5,000송이나 되었다. 여우를 만나 놀자고 했다. 여우는 길들여지지 않아 놀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린 왕자는 여우에게 관심을 갖고 참을성 있게 기다려 주면서 길들였다. 이별의 시간이 다가왔을 때 슬픈 마음을 알고 그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 여우는 어린 왕자에게 장미꽃과 작별 인사를 요청하면서 비밀을 알려 주겠다고 했다. 어린 왕자는 자신이 키우던 장미와 닮지 않았음을 알았다. 그리고 길들인 여우는 다른 여우와 다름을 깨달았다. 여우는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다면서 길들여짐은 관심과 소비한 시간임을 전해준다. 그리고 길들인 것에 대한 책임을 알게 해 준다.
어린 왕자는 꽃에 대한 책임감에 양에게 굴레를 씌어 달라고 저자에게 부탁했다. 지구별에 내려온 어린 왕자가 떠날 채비를 한다. 그의 발목에서 한줄기 빛이 반짝하더니 천천히 스러졌다. 그건 6년 전의 일이다. 저자는 그때의 어린 왕자를 떠올린다. 그런데 그림에 가죽끈을 그려주지 않아서 혹시 양이 꽃을 먹지 않을까 걱정하며 수수께끼 같았던 일들을 기억한다. 생텍쥐페리는 끝에 이런 말을 적어 놓았다. 그림을 보여 주면서 언제고 아프리카 사막을 여행할 때, 이런 풍경을 보게 되면 잠깐 기다려 보라고 부탁했다. 어린 왕자가 웃고 있고 머리칼이 금발이면 친절을 베풀어 주라고 말이다. 어린 왕자가 돌아왔다고 저자에게 편지 보내 주기를 바란다는 내용이다.
소중한 것에 더 관심을 갖고
어린 왕자가 이토록 오래도록 사랑받는 이유는 동화 같은 이야기에 명 문장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어른들에게 다시 잊힌 꿈을 찾게 하고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이 책의 주옥같은 문장들을 가끔 꺼내보고 싶게 만든다. 이처럼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을까? 어린 왕자를 통해 바라본 세상은 삶에 지친 우리의 마음을 정화시켜 주고 위로와 격려와 사랑을 듬뿍 안겨준다. 한송이 꽃을 사랑한 어린 왕자처럼 우리도 작지만 소중한 것에 더 관심을 기울이며 살면 좋겠다. 보이는 물질이 아닌 보이지 않은 진정 소중한 것에 마음을 집중하며 살아간다면 좋겠다. 낮이든 밤이든 하늘을 자주 올려다보고 살아야겠다.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사람들, 나무와 꽃들, 그리고 하늘과 바다 그리고 별, 길들여진다는 의미에 대해, 관심과 사랑에 대해 성찰해 보는 시간도 갖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