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2005년 개봉 작품으로 2001년 여수 에이즈 사건을 바탕으로 한 실화로 사랑이야기다. 박진표 감독은 몇 년 전에 신문에 났던 기사 한 줄에서 모티브를 얻어 < 너는 내 운명> 스토리를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에이즈 소재가 멜로 영화로서는 파격적이고 생소하지 않느냐는 반응이 있었다. 그러나 박 감독은 이들의 사랑이 어떤 영화나 드라마에서 느끼지 못했던 절절함을 느꼈다고 했다. 이영화로 전도연은 대종상에서 여우주연상을 황정민은 청룡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주인공 석중 (황정민)은 36살로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순박한 모태솔로 노총각이다. 동정도 떼지 못하고 살아가던 도중에 서울에서 내려온 다방 레지 은하 (전도연)에게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지게 된다. 다양한 경험을 했을 은하에겐 크게 와닿지 않는 관심이다. 은하는 낮에는 다방 일을 하고 밤에는 술집에서 일하는 여성이다. 황정민의 순박함과 전도연의 청순한 이미지가 많이 부각된 영화로 평가된다.
은하와 석중
석중이 친구들과 술집을 찾은 곳에 은하(전도연)가 일하고 있었다. 수줍은 마음에 말도 제대로 못 하는데 은하는 술도 못하는 석중(황정민)이 좋단다. 은하를 쉬라고 집으로 커피를 시킨다. 그런 그녀는 기분이 좋다며 팔베개를 해 달라고 한다. 오히려 은하는 자신을 믿으라며 그에게 달려들자 주체를 못 하는 석중, 갈수록 빠지게 되는 석중과 은하는 띠동갑이다. 석중이 다방으로 직접 짠 우유와 장미꽃을 갖다 주지만 은하는 우유를 버린다. 자동차 극장으로 둘이 영화를 보러 간다. 석중은 한번 하는 사랑은 안 변한다고 얘기한다. 그야말로 찐 사랑이다. 은하에게 티켓 배달을 하지 말라면서 석중이 돈을 찾아다 주지만 돈을 내던지며 말을 듣지 않는다. 주점에서 늦게까지 술도 먹고 놀다 나오는 은하를 석중은 오토바이를 태워 준다. 카세트로 미리 음악을 틀어 주는데 '오빠 나만 바라봐'이다. 냉장고에는 우유로 가득 채워져 있고 이제 은하는 우유를 마신다.
석중 엄마와 석중
석중 엄마(나문희)는 장가를 보내기 위해 다방에서 선을 보러 가게 된다. 하필 만남의 장소가 은하가 일하는 곳이었는데 약간의 질투를 느끼게 된다. 그래서 모텔로 커피를 배달 갔던 은하는 재수 없다는 말을 하다가 폭력적인 남자 손님으로부터 불친절하다고 유리병으로 맞아 피를 많이 흘린다. 병원에 입원한 은하 옆을 석중이 지킨다. 석중은 최고로 행복하게 해 주겠다고 결혼해 줄 것을 부탁한다. 퇴원 후 은하는 파란만장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석중을 오빠라 부른다.둘은 달콤한 밤을 보내고 석중과 은하는 결혼한다. 배달일은 안 하고 주방일을 했다고 며느리를 감싸며 도는데 다른 사람들은 믿지 않는다. 용돈까지 드리며 여행을 다녀오라고 하자 신이 난 시어머니(나문희)는 둘러둘러 오려고 한 달을 집을 비운다고 한다.
결혼한 은하와 석중
벚꽃 길을 걷는 두 사람
석중은 밤에 벚꽃이 떨어지는 길을 전등을 준비해서 은하를 업고 간다. 벚꽃이 떨어지는 아래 둘은 누워 도란도란 이야기한다. 미칠 만큼 사랑한다면서 언제까지나 옆에 있어줄 것을 맹세한다. 그런데 폭력적인 은하의 전남편 천수로부터 욕지거리 섞은 전화를 받는다. 석중은 송아지를 낳은 것을 알리려고 전화하지만 은하는 천수에게 당하는 중이다. 그는 침대에 칼로 꼽고 나간다. 우리 옥분(은하)이라고 데려가겠다는 천수. 그래서 소를 한 마리 팔고 돈을 주고 각서까지 쓰고 해결했다 싶었는데 은하는 시달림을 받는 전화로 힘들어한다. 다시 집으로 찾아온 은하의 전남편은 돈을 돌려주고 술도 안 마시고 집으로 돌아가자고 애원한다. 하루는 의사가 찾아와서 에이즈 양성반응이 있다는 말을 석중에게 전했다. 그는 밥도 먹지 못하고 고민에 빠진다. 혹시 에이즈를 검사해 보라는 말에 혼자 검사를 받고 은하가 죽을까 봐 전전긍긍한다.
비 오는 달밤 참외를 사 갖고 오다가 문밖에서 한참을 망설이다 들어간다. 김밥에 만두 등 맛있는 음식을 잔뜩 만들어 놓고 편지를 쓴 은하는 속이려고 속인 건 아니라고 미안해하면서 나중에 돈을 꼭 갚을 거라는 편지를 써 놓고 가버렸다. 은하를 찾아 헤매는 석중에게 어머니는 이제 잊어버리라고 한다. 그렇지만 은하를 찾아 나서는데 돈을 입금한 것이 드러나 찾아보지만 찾을 길이 없다. 바닷가에서 은하의 이름을 불러보지만 소용없다. 다시 은하는 술집을 찾아갔다. 그러다 은하가 잡혀 들어가 취재기자들 앞에 있다. 밤새 술을 먹은 황정민은 은하를 보자 문을 부수고 들어가 소란을 피운다. 빚을 갚기 위해 목돈이 필요했던 은하가 함부로 몸을 돌려 에이즈 환자가 되었다.석중과 마을 사람들까지 에이즈 검사를 받는 등 난리가 나버리게 된다.
면회 중
은하가 풀려나는 조건으로 인터뷰를 하는데 잡지사에서 기사를 썼고 감옥에서 나오면 같이 살 거라고 신문에 (너는 내 운명)이라는 기사가 실리게 된다. 가족들은 만류하다 결국 양잿물을 마신 석중이 병원으로 실려가는 사고를 겪게 된다. 석중을 꺾을 수 없다는 걸 알고 가족은 포기하게 된다. 감옥에 석중이 찾아오지 않게 조심하라는 당부다. 은하는 몸에는 에이즈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얼굴까지 나타나자 두려움에 떨기 시작한다. 벚꽃 아래서 행복했던 시간을 추억하고 죽을 때까지 사랑할 거라는 말들을 곱씹는다. 은하는 2년 6개월의 형을 살게 되고 석중의 면회 신청을 받아들여 만났다. 자신이 걸레라고 찾아오지 말라고 은하는 말하지만 둘은 손을 잡고 놓지 않는다. 둘은 형이 끝난 다음 재회를 하게 된다. 눈이 내린다. 전도연과 황정민은 눈사람을 만들며 행복한 시간을 갖는다.
그들은 평생 함께하겠다는 약속을 서로 잘 지키며 살아갈 것이다. 누군가의 모든 것을 품에 안고 지켜 주겠다는 석중처럼 사랑은 상대방의 단점까지도 소중하게 끌어안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은하는 인신매매로 인해 술집에서 머물게 됐다고 후에 인터뷰 과정에 언급이 된다. 석중은 참 순수하고 지고지순한 사랑을 가졌다. 직업과 어떤 병을 갖고 있는가도 중요하지 않았고 재산도 사랑을 위해서라면 버릴 수 있었다. 그들에게 사랑은 그 자체로 위대한 가치였고 목표였다. 그러나 점점 갈수록 무조건적인 사랑보다는 자신에게 득이 되느냐 안되느냐를 따지게 되는 것 같다. 이들처럼 살아가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영화에는 봄날의 벚꽃 엔딩과 겨울 눈 내리는 모습과 눈사람의 겨울을 만끽할 수 있다. 달콤 달달한 사랑이 그리운 분들에게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