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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미영 sopia Nov 30. 2021

책 리뷰 - { 묘사의 힘 }

내 글이 작품이 되는 법 /샌드라 거스 지음/ 지여울/(주)월북 154p

책 제목이 <묘사의 힘>이다. 묘사라는 단어는 주로 미술 그리기에서 사용한다. 묘사란 어떤 대상이나 사물, 현상 등을 그림을 그리듯이 표현하는 것이다. 저자는 특히 소설을 쓸 때 설명하지 말고 그림처럼 그려지게 표현하라고 조언한다. 저자 샌드라 거스는 14편의 장편소설과 20여 편의 단편소설을 발표하였다. 수많은 상을 수상하며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소설가이자 편집자이기도 다. 샌드라 거스는 모든 작가들의 과제인 '말하지 않고 보여주기'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였다. 묘사의 힘 책은 150쪽으로 시집 같은 느낌이다. 서문과 결론을 포함 15장으로 되어 있으며 각 면을 활용하여 장과 제목을 적었다. 글 쓰는 솜씨를 키우는 건 글을 다양하게 많이 써보는 방법뿐이다. 그러므로 이 책에 제시한 예와 배운 것들을 연습 과제로 활용해 본다면 도움을 얻을 것이다.


'말하지 말고 보여주라 '는 말은 초보 작가들이 편집자와 글쓰기 교사에게 많이 듣는 조언이다. 하지만 수많은 작가들이 이 원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실제로 작품을 적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미 책을 몇 권 출간한 작가들도 섬세하고 미묘한 차이를 파악 못하기도 한다. '보여주기'가 무엇인지 저자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수박 겉핥기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 후에 저자는 자신의 저서를 통해 원칙을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다양한 방법을 발견하게 되었다. 저자는 현재 편집자이며 글쓰기 멘토로서 초보 작가들에게 저자가 습득한 것을 보여주려 한다. 하지만 직접 만나서 알려 줄 수는 있는 인원은 한정되기 때문에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관심 있는 작가들이 이 원칙을 이해하고 제대로 적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보여주기와 말하기의 차이점이다. 보여주기는 독자에게 구체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세부사항을 충분히 전달한 끝에 독자가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있게 한다. 인물의 오감을 통해 그 사건을 직접 경험하도록 만드는 일이다. 사고가 일어나는 순간 그 사고를 목격하고 날카로운 금속 마찰음과 다친 사람들의 비명을 직접 듣는 일과 같다. 사건이 일어나는 동안 독자가 실시간으로 어떤 활동과 대화가 벌어지는 장면을 지켜보게 하는 일이다. 독자는 시점 인물의 경험에 깊이 동화한 채 소설 속 현재에 머물게 된다. 독자의 머릿속에 구체적이고 상세한 그림을 그려내며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극적 각색으로 독자를 이야기 안으로 끌어들여 능동적인 참여자로 만들어 준다.

무심천 백로

말하기는 사건이 있은 후에 독자에게 그 사건에 대해 보고하는 일이다. 어떤 사고가 일어난 다음날 신문에서 그 사고에 대한 기사를 읽는 일과 같다. 과거에 일어났던 일을 요약하거나 어느 특정 시기에 국환 되지 않는 일반적인 사실에 대해 설명하는 일이다. 말하기는 추상적이다. 사실을 전달한다. 서술적 요약이라고 불린다. 독자의 이야기 속 사건과 인물에게 거리를 두게 하며 정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게 만든다.


보여 주기는 말하기보다 대체로 중요하다. 그렇다고 말하기가 항상 안 좋다는 것은 아니다. 말하기 또한 분명히 나름의 쓰임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보여주고 싶을 것이다. 독자는 소설 속 이야기를 직접 경험하며 인물의 여정을 함께 하고 싶어 한다. 보여주기는 독자가 이야기 속 세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독자는 자신이 읽은 내용에 대해 생각하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해답을 찾고 싶은 마음으로 독자는 계속해서 책을 읽게 된다. 그러므로 독자를 이야기에 몰입시키고 주인공과 소설 속 사건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보여주기' 기술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 지금 뭐라고 했어? 그는 을러대며 존의 코 앞에 자신의 얼굴을 들이밀었다."


보여주기에서는 독자에게 인물의 행동과 몸짓 언어, 표정, 대화를 묘사한다. 그러면 작가가 인물의 상태를 굳이 명시하지 않아도 독자는 그가 일부러 싸움을 걸려고 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여자는 몸을 구부려 그의 목에 두 손가락을 갖다 댔다. 가냘픈 맥박이 여자의 손끝에서 뛰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요약해서 설명한다면 말하고 있다는 뜻이다. <개가 공격했다. 개가 송곳니를 드러내며 뛰어올랐다. 여자는 목덜미를 보호하기 위해 팔을 들었다.> 과거에 일어난 사건을 보고한다면 말하고 있는 것이다. 중요한 장면이라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게 좋다. 과거에 일어났던 일을 단순하게 보고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알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은 대과거 시제의 '보았었다' 사용 여부다. 인물의 배경을 지나치게 많이 설명하고 있진 않은지, 사용하는 문서 프로그램의 검색 기능을 이용해 대과거 시제를 과거 시제로 고칠 수 있도록 한다.


보여주는 글을 쓰는 아홉 가지 요령

1, 오감을 활용하라

2, 힘이 강하고 역동적인 동사를 사용하라

3, 구체적인 명사를 사용하라

4, 인물의 행동을 작게 쪼개라

5, 비유를 사용하라

6, 실시간으로 활동을 보여 주라

7, 대화를 사용하라

8, 내적 독백을 사용하라

9, 인물의 행동과 반응에 초점을 맞추라


소설에서 묘사는 중요하다. 독자들은 자신의 머릿속에서 영화가 상영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우리는 인물과 배경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독자에게 전달해야만 한다. 바쁜 현대의 독자들은 바로 사건에 돌입하기를 원한다. 정보를 길게 늘어놓는 대신 이야기 사이사이에 조금씩 흩뿌려 넣는 게 좋다. 가장 뛰어난 묘사는 정적인 묘사가 아니라 동적인 묘사다. 인물이 상호작용하며 배경을 통해 움직이게 할 수 있어야 한다.


말하기 예> 거실에는 하얀 소파가 있었고, 그 옆에는 그 옆에는 크롬으로 도금한 다리에 유리를 얹은 데이블이 놓여 있었다.


보여주기 예> 티나는 크롬으로 도금한 다리에 유리를 얹은 커피 테이블 쪽으로 다가갔다. 그는 기계 장치처럼 보이는 그 가죽 옆을 돌아서 소파의 힁 가죽을 더럽히지 않으려 조심하며 소파에 걸터앉았다.


청주 무심천

모호한 명사 대신에 구체적인 명사를 사용한다. 의견을 나타내는 형용사 대신에 묘사적인 형용사를 사용하는 게 좋다. 그리고 오감을 모두 활용한다. 냄새와 촉감, 맛은 좀 더 내밀하고 강렬한 감각으로 독자에게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기억을 환기한다. 시점 인물의 배경과 상격, 상황을 고려하여 그 인물이 알아챌 수 있는 것만 묘사한다. 같은 상황에서도 사람들은 다른 것들을 눈 여겨보기 마련이다. 배경에 대해 그저 사실을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물이 그 배경을 어떻게 느끼는지 보여준다. 묘사를 할 때는 상투적인 표현에 의존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대화 또한 배경을 묘사하는 데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인물이 실제로 할 법한 말처럼 쓰며 설명하면 안 된다.


이 책은 글을 쓸 때 묘사를 적절하게 하는 방법을 다룬 책이다. 이 책은 '말하지 말고 보여 주라'는 글쓰기의 원칙을 환기시켜 주었다. '말하기'가 아닌 그림으로 '보여주기'처럼 머릿속으로 그려지는 장면으로 글을 쓰라는 것이다. 말하기는 글을 읽게 하지만  '보여주기'는 독자가 인물과 함께 이야기를 경험하게 만든다. 인물이 지금 슬프다고 '말하지' 말고 한쪽만 해진 초록색 2인용 소파를 독자의 눈앞에 생생히 보여주면 된다. 작품 속 한 장면이 독자의 마음에 오래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묘사가 중요하긴 하지만 모든 글을 묘사할 수는 없다. 보여주기와 말하기를 적절하여 사용하여 문장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글을 쓰는 게 중요하다. 이 책은 번역서이다 보니 명쾌하게 해석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아래 유튜브를 참고하면 묘사에 대한 피드백을 좀 더 받을 수 있어 올려 본다.

 


https://youtu.be/DXWcvohLB5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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