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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미영 sopia Dec 24. 2021

영화 리뷰 -《 크리스마스 인 아프리카 》

미국 로맨스, 멜로 2019년, 11월 / 감독 어니 바바라쉬 / 85분

스포일러 포함

미국 뉴욕은 도시 자체가 건물도 높고 불빛도 화려하다. 도심 속에 살던 주인공이 왜 정반대인 아프리카로 가게 되었으며 잠비아의 크리스마스의 모습은 어떨까? 아프리카와 크리스마스는 거리가 멀다. 사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끼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영화감독은 <크리스마스 인 아프리카>를 선보였다. 색다른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될 것이다. 뉴욕에 살고 있는 현재 전업주부 '케이트' (크리스틴 데이비스 분)는 아들 루크가 대학 진학을 위해 떠났다. 그동안 소원했던 부부의 관계 회복을 위해 케이트는 여행을 제안한다. 하지만 남편은 기다렸다는 듯 행복하지도 사랑하지도 않는다며 별거를 선언했다.


황당한 케이트는 짐을 정리를 한 후 아프리카로 떠난다. 잠비아 레스토랑에서 우연히 데릭(로브 로우)을 만났다. 부부 예약석에 혼자 있는 케이트에게 데릭이 말을 건넸다. 그러자 케이트는 그동안 쌓였던 울분을 토해내며 말했다. 아들이 품을 떠나고 남편과 여행으로 보상받으려 했지만 이곳에 혼자 왔다. 남편 대학원 공부와 아들 공부를 시키느라 자신의 직업인 수의사도 접고 뒷바라지했다. 지금의 상황이 너무나 절망스럽고 허탈해서 처음 보는 남자에게 자신의 처지를 말하고 말았다.


 이튿날 사파리 정글 투어를 위해 경비행기를 타러 갔다. 그런데 조종사인 데릭을 다시 만났다. 사냥 금지 구역을 날다가 갑자기 방향을 틀었다. 죽은 엄마 코끼리 옆에 아기 코끼리를 발견했던 것이다. 누군가 상아를 채취하려고 코끼리를 죽였다. 데릭의 연락을 받은 동물 보호센터에서 직원들이 도착했다.

아기 코끼리를 트럭에 실어 보호센터로 향한다. 엄마의 심정으로 정이 유난히 많은 케이트는 동물을 사랑하고 관심이 많다. 코끼리는 포유동물로 가장 큰 짐승이다. 기다란 코와 상아를 갖고 있는 게 특징이며 풀을 먹는 초식성이다. 코끼리에게도 감정이 있다고 한다. 호기심이 있고 대장 노릇을 하는 녀석들이 있는가 하면 유머감각과 가족을 아끼는 마음도 있다고 한다. 코끼리의 새끼들은 주목을 받으려 하고 사람처럼 십 대들은 반항적이다. 코끼리는 특별해 영혼을 읽는다. 그만큼 코끼리는 똑똑하다고 전해진다. 케이트는 방을 착각해서 반대방향인 데릭 방으로 갔다. 샤워 후 마주치는 모습이라 당황했다. 데릭은  오랫동안 혼자 생활해서인지 그림을 잘 그렸고 요리도 맛있게 했다. 둘은 밤길을 걸었다. 밤하늘의 별이 선명하다. 어둠이 짙을수록 별은 더욱 찬란하게 빛난다. 5킬로 떨어진 곳에서 동물의 울움까지도 크게 들린다. 케이트는 밤에 데려온 마누가 궁금해서 코끼리 우리로 갔고 데릭은 담당자라서 왔다. 엄마의 마음이었기에 불편함도 감수했으리라.


붉은 해가 떠오르고 아프리카의 아침이 시작된다. 케이트는 코끼리와 잠을 잤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해졌다고 감탄했다. 어제 데려온 코끼리 이름을 '마누'라 지었고 두 번째 아들로 삼았다. 흑인 조넌선은 동물 구역에서 자라서 어려서부터 이일을 했다. 데릭도 16세에 왔으며 아버지는 수렵 감시관이었다. 조넌선과 데릭은 형제 같은 친구였다. 일손이 부족해 케이트에게 수의사로 봉사해 줄 것을 부탁한다. 케이트는 동물을 돌보며 일을 배우고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그렇게 마누 코끼리를 아들처럼 대하며 즐겁게 생활했다. 케이트는 뉴욕을 가야 하지만 가기 싫다. 떠나기 전날 데릭이 사파리 구경을 시켜 주겠다고 제안한다. 기린과 사슴이 보이고 코끼리와 앵무새, 그리고 물소 떼도 놀고 있다. 얼룩말이 있는 사파리 지역을 구경했다. 야생 그대로의 모습은 동물의  왕국을 보는 것 같았다. 호수 부근에 기린이 다리를 찢어서 물을 먹는 모습은 정말 신기했다. 둘은 작은 호수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곳은 데릭이 그림을 그리고 휴식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데릭과 케이트


고아 코끼리들도 어느 정도 크면 야생 코끼리와 어울리도록 놓아줘야 한다. 어차피 그들은 야생으로 살아갈 동물들이기 때문이다. 빈 둥지 증후군 어쩌면 케이트 아들이 기숙사에서 지내는 것도 야생의 세계일지 모른다. 안전한 부모의 곁을 떠나 살아가는 것도 그만큼 스스로 해결해야 할 일들이 많기 때문이다. 데릭은 아내가 병에 걸려 15년 전에 사별했다. 그런데 자녀도 없다. 케이트는 결혼하면 당연히 모든 게 잘 되리라 생각했지만 그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남편과 이혼을 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아 할지 막막하다. 케이트는 그곳 사람들을 위해 뉴욕식 피자를 만들고 술도 함께 마셨다. 몇 주 동안 행복하게 보냈다면서 여자들은 코끼리처럼 늘 기억한다고 인사를 남겼다. 데릭은 망원경으로 밤하늘의 무수한 별을 보여 주었다. 둘이 입맞춤하는 사이 미어 존스가 들어왔다. 이곳을 후원하는 재단의 젊은 여성이며 데릭을 좋아한다. 그녀는 둘의 관계를 눈치채고 기분이 상했다.


케이트는 아들에게 잠비아에서 더 지내기로 했다며 이메일을 보낸다. 아프리카에서도 크리스마스 츄리를 걸고 분위기를 낸다. 아들은 뉴욕에서 친구들과 크리스마스를 보낼 것이다 조너선은 우리도 가족임을 알아 달라고 한다. 다른 사람들은 가족들이 왔다. 크리스마스 소포도 왔다. 츄리를 세우고 고리도 걸어 분위기를 냈다. 그러나 케이트에게는 이혼신청서가 왔다. 마음이 울적해지는 케이트를 데릭이 안아 주었다. 백 마디의 말보다 더 큰 언어로 그녀를 위로한 것이다. 마누 코끼리가 없어져 수색에 나섰다. 둘은 차를 몰고 숲 속으로 갔다. 밤이 캄캄하면 별은 유난히 반짝거린다. 아프리카의 밤은 하늘의 별들로 찬란하다. 해가 떠서 환희 밝자 로이 코끼리가 차에 와서 아는 척을 한다. 크리스마스이브다. 코끼리가 돌아오고 있다.

케이트와 아들 루크


루크 아들이 잠비아로 왔다. 케이트는 놀랍고 반가웠다. 함께 모여 음식을 나눠 먹고 이야기를 나누고 피아노를 연주하고 사진을 찍었다. 루크는 엄마와 아빠 현재의 모습을 이해했고 그동안 잘 맞지 않음에도 함께 산 것을 오히려 감사했다. 평생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은 역시 아들이다. 아프리카에서 크리스마스는 쇼핑을 하지 않고 음식을 나눠 먹으며 즐겁게 지낸다. 루크 아들은 대학을 안 가고 곡을 쓸 거라는 폭탄선언을 했다. 이것은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상황이라서 케이트는 당황했다. 데릭이 그린 케이트의  모델 그림을 후원 재단 사람이 보게 되고 그녀는 마음이 상한다. 후원 기금을 중단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그녀는 떠났다.


케이트는 뉴욕으로 돌아왔다. 크리스마스트리가 있고 모든 게 화려하다. 수의사로 취업까지 했다. 전남편이 와서 아들의 진로를 거들어준다. 케이트는 아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원하는 대로 하도록 조언했다. 새해가 밝았다. 조너선이 영상으로 통화하며 기금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잠비아 동물 보호센터는 문을 닫게 될 거라고 했다. 케이트는 급히 기금을 모집해서 지원했다. 많이 모아서 내년까지 끄떡없게 되었다. 케이트는 데릭이 그려준 그림을 바라보며, 그리고 데릭은 비행기가 올 때마다 서로 그리워했다. 바쁘게 진료를 하던 중 케이트는 내면의 소리를 들었던 것일까?

잠비아 흑인 조너선이 코끼리의 키를 재서 기록한다. 데릭이 술집에 갔다 주문하지 않은 안주가 나왔다. 그건 케이트와 처음 만났을 때 그녀가 건넸던 것과 같은 요리였다. 케이트가 하얀 드레스를 입고 미소를 지으며 뒤에 서 있었다. 케이트는 2주 전에 아파트를 팔고, 2일 전엔 편도 항공권을 샀다. 그리고 2분 전에 이곳에 왔다. 둘이 함께 하고 싶었던 케이트는 2의 법칙에 따라 잠비아로 돌아왔다. 데릭은 다음 여정을 기대하라고 한다. 그 후 5개월이 지나 둘은 결혼했다. 그동안 키웠던 코끼리 '마누'를 떠나보내면서 두 사람은 이런 인사를 나눴다. 마누가 친 아들인 것처럼


"마누 네가 정말 보고 싶을 거야"

 "매일 널 생각할게"

" 바깥세상을 두려워하지 마"

 "넌 잘해 낼 거야"

" 왜냐하면 넌 영리하고 강한 데다 용감하니까"  

" 이제 가 봐, 멋지게 살아, 알겠어?"

 

"저렇게 가게 두면 돼?"

"응 저렇게 떠나는 거야"

"마누가 우리를 기억할까?'

"코끼리잖아, 뉴욕 씨 이제 집에 가자"


데릭은 케이트를 '뉴욕 씨'라고 불렀다. 그녀의 애칭인 셈이다. 야생 코끼리 개체 수가 지난 10년간 62% 격감했다. 이 경이로운 동물의 보전을 위한 노력에 동참해 달라는 문구가 떴다. 영화는 남아공의 호스프 루잇 도시와 드라캔츠버드라는 곳이다. 코끼리의 장면들은 남아프리카 보호 구역과 잠비아에 설립된 비영리 단체에서 촬영이 됐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영화에 출연한 코끼리들은 주로 야생에서 구조된 코끼리였다고 한다. 사람처럼 코끼리마다 이름이 모두 있어서 불러 주었다. 이름을 불러 준다는 것은 관심이고 사랑이다. 생김새나 행동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이름을 불러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이곳은 야생동물 보호 구역이라서 그런지 기린과 사슴이 보이고 코끼리와 앵무새, 그리고 물소 떼도 있다. 얼룩말들이 자유롭게 논다. 아프리카 야생 동물들을 보면서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 석양의 노을이 붉게 타오르고 짙은 어둠으로 밤하늘의 별들은 더욱 반짝인다. 아프리카는 정말 자연 그대로이다. 도시 생활에서 지쳐 있다면, 동물과 자연이 그립다면, 모처럼 여유롭게 아프리카 자연과 함께 하면 좋다.   


Merry Christmas Happy new years


https://youtu.be/mOxcuG3zB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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