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언덕길
시 -신미영
by
신미영 sopia
Mar 10. 2021
칠순의 노모를 뵙고
돌아오는 언덕길
해묵은 억새가
바람에 나부낀다
자식들에게
빨릴 대로 빨려서 퇴화해 버린
어머니 젖무덤 같은
세월의 훈장 달고서
마디 굳은 손을
가로저으며 저으며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더 지켜 주어야 한다고
속 빈 억새는
마른기침을 삼킨다
알을 품은 어미새처럼
꿋꿋하게 어린싹을 지켜 내는 모성
세월의 바람에
몸이 다 사그라질 때까지
새 순이 자신의 키를
훌쩍 넘어설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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