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 인연>은 2014년 1월에 개봉된 중국 여류 감독 설효로 작품으로 탕웨이와 오수파가 주인공인 영화이다. 평점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영화를 본 사람들의 평가는 대체로 좋은 편이다. 중국에서 언론의 눈을 피해 원정 출산을 떠난 웬 쟈쟈(탕웨이 배우)가 본국의 운전기사 프랭크(오수파 배우)와 예상치 못한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주인공 웬 쟈쟈는 재벌 유부남의 정부로 본국에서 출산허가를 받지 못한다. 그러다 화장과 액세서리를 요란하게 하고 복대를 착용한 채 아기를 낳기 위해 미국 시애틀에 왔다. 화려한 외양과는 달리 영어가 서툰 그녀는 입국 목적도 제대로 답변 못해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영화가 좋아서라고 대충 둘러 댄다. 간신히 허가 됐고 6개월을 미국에서 머물게 되었다. 쟈쟈는 좀 늦게 온 운전기사에게 짜증을 내며 사사건건 따지고 든다. 가려던 조리원에서는 불법 단속으로 산모들이 끌려 나오는 모습을 보게 되자 안심하고 아기 낳을 곳을 찾게 된다.
프랭크는 중국인 황부인이 운영하는 작은 조리원으로 안내했다. 쟈쟈는 원정 출산에도 불구하고 욕실이 있는 방을 원하며 막무가내로 행동한다. 노크 없이 욕실 문을 열어 산모를 놀라게 하고 주인이 쓰는 큰 방을 돈을 배로 준다고 바꿔 달란다. 황부인이 어렵게 짐을 옮기는 중에도 대게가 먹고 싶고 빨래도 해달래서 주변의 눈총을 받기도 한다. 영어가 서툰 그녀를 위해 프랭크는 산부인과 진료에 같이 가서 서류를 작성해 준다. 쟈쟈는 그에게 도움을 받으며 가이드까지 해주길 원했다. 함께 머물고 있는 조는 동성애자로 하버드생에게 정자를 기증받아 임신 중이다. 그런 사실을 모르는 쟈쟈는 잠자리에서 영어를 배웠느냐 비아냉대고 조의 애인에게 여자가 있다고 말해버린다. 쟈쟈는 고향에서 합법적으로 출산휴가를 받을 수 없었고 병원수속도 할 수가 없어 어쩔 수 없이 미국에 오게 되었다. 출생신고를 못하지만 자신은 애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 했다.
주인공 쟈쟈와 프랭크
크리스마스에는 꼭 온다던 애인 종을 기다리지만 황부인 딸가족이 와서 춤을 추며 놀 때도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 꽃과 명품가방, 편지만 배달이 왔는데 가족이랑 있어 못 온다는 것이었다. 상심한 쟈쟈가 거리를 거닐며 다른 가족의 행복한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러다 프랭크 차량을 발견하고 그의 집에 갔는데 2층이며 넓고 깔끔하게 꾸며져 있다. 쟈쟈는 둘만의 파티를 하자고 제안한다. 프랭크는 후와이 병원의 심장 병원 의사였다. 쟈쟈도 아빠 수술로 갔던 유명 병원이다. 딸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서 돌봐야 했는데 프랭크는 아내가 돈을 잘 벌어 그만두게 되었다. 지금도 자다 깨면 내일 수술이 있을 것만 같은데 공항에 나가 어쩔 수 없이 픽업을 하게 된다. 쟈쟈는 프랭크가 좋은 남자 같다고 했으나 전아내는 따분한 남자라 말했다. 프랭크는 남자 어깨에 기댄 조각상을 쟈쟈에게 선물하면서 좋은 생각들만 갖으라고 했다.
쟈쟈와 프랭크
함께 생활하는 조리원 식구들
프랭크는 딸이 발작을 일으켰다는 연락을 받고 데리러 간다. 그는 파티 중인 아내로부터 딸 줄리를 데리고 나온다. 쟈쟈를 호텔에 내려 줄 때 폭죽이 터지자 줄리는 아빠를 끌어내렸다. 쟈쟈는 스위트룸을 잡았다며 같이 가서 보자고 했다. 노래를 부르고 춤도 추면서 셋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이튿날 산모 조가 양수가 터져 응급차를 불러달라고 했다. 쟈쟈는 부른 배를 움켜잡고 도움을 청하러 다니다 자동차 앞에 간신히 멈춰서 병원으로 오게 된다. 프랭크가 수술복을 입고 나왔고 애가 움직인다면서 둘은 손을 갖다 댔다. 맨발로 뛰다 온 쟈쟈에게 프랭크는 신발을 벗어준다. 조는 수중에서 아기를 분만했다. 쟈쟈는 아기와 조에게 방을 내주고 작은 방으로 가길 원했다. 조는 쟈쟈에게 실전영어 300개 적혀있는 인쇄본을 선물로 주었다. 쟈쟈는 병원에서 초음파로 태동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 프랭크는 다시 의사가 되기 위해 면허 재시험을 보러 뉴욕에 갔다.
쟈쟈는 프랭크 딸 줄리와 시내 가서 영화 보고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줄리가 가고 싶은 뉴욕의 메트로 박물관에도 가기로 한다. 하지만 약속을 어기고 엠마이어 스테이트빌딩으로 향했다. 그러자 줄리는 경찰에게 유괴당한 척 손바닥 글씨로 도와달라고 했다. 경찰에서 딸을 데려가라는 전화를 받고 프랭크가 찾아온다. 일이 복잡해져 쟈쟈의 관광 비자를 문제 삼았고 출산도 불법이라고 한다. 그러자 프랭크는 쟈쟈의 추방을 염려해 애인이라고 속였고 각자의 방에서 진술했다. 푸드 매거진 편집자로 일했던 쟈쟈가 심장병 아버지를 위해 병원을 찾게 되면서 알게 되었다. 어쩔 주 없이 사랑에 빠졌고 임신하게 된 거라고 했다. 경찰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위로했다. 셋은 한가족처럼 경찰서를 나온다. 하지만 프랭크는 허락 없이 줄리를 뉴욕까지 데리 온 것에 화를 냈고 둘의 관계는 틀어져 버린다.
그런데 쟈쟈의 카드 결제가 거부되었다. 무제한이라 한 장 갖고 쓰는데 당황스러워 애인에게 전화를 하지만 받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또다시 플랭크의 도움을 받게 된다. 종은 사기로 체포됐는데 재산은 동결됐고 경찰이 쟈쟈도 찾는다고 했다. 애를 생각해 전화했다면서 알아서 처신하라고 했다. 쟈쟈는 빈털터리가 되자 살아야겠다는 일념 하나로 궂은 잡일을 견뎌내며 하루하루를 버텨낸다. 쟈쟈는 아기라도 살려야 한다는 각오로 이곳에 오게 됐다. 프랭크는 일 년 전에 린다와 이혼했지만 딸에게는 얘기하지 못했다. 출장 중인 린다가 부탁한 결혼식에 입을 드레스를 찾으러 갔다. 쟈쟈도 그곳에서 드레스를 입고 사진까지 찍는다. 린다 결혼식에 갈 복장을 묻는 프랭크에게 자존심도 없느냐고 따지며 착한 남자를 여자들은 싫어한다고 했다. 이젠 쟈쟈도 명품은 다 무의미하다고 했다. 애한테는 엄마가 필요할 거라 말할 때 쟈쟈는 눈물을 흘렸다.
임신 중인 쟈쟈
린다의 결혼식에 쟈쟈의 푸념에도 불구하고 프랭크는 참석했다. 루디의 새 남편은 금융회사 전무이다. 초대받지 않았지만 합류한 쟈쟈의 임신한 몸을 보더니 루디는 혼전 임신에 개방적이라 비아냥댔다. 쟈쟈는 연인처럼 프랭크에 안겨 춤을 추다 쓰러진다. 이동하는 중에 프랭크에게 애를 살려달라며 수술비가 없으니 꼭 낳고 싶다고 했는데 건강한 아들을 낳았다. 둘을 살린 건 프랭크였다. 쟈쟈를 곁에서 지켜 주었고 용감해지라고 위로와 격려도 해 주었기 때문이다. 퇴원 후에도 프랭크는 쟈쟈를 정성껏 돌보아 주었다. 점점 호감을 갖게 된 둘은 줄리까지 한가족처럼 지낸다. 그러다 종이 이혼하고 소송도 끝냈기 때문에 쟈쟈는 중국으로 떠나게 된다. 양육비를 건넸지만 프랭크는 받지 않았다. 그렇게 쟈쟈는 프랭크 곁을 떠나면서 좋은 남자라고 기억했다. 비싼 저녁이나 요트는 못 사줘도 좋아하는 두유와 튀긴 빵을 사줄 남자로 말이다.
쟈쟈는 중국에 왔고 집안일은 도우미가 전부 해주었다. 종은 늘 바빠서 함께하지 못해 외롭다. 쇼핑으로 사고 싶은 걸 마음껏 사지만 충족되진 않는다. 어느 날 병원을 지나게 되면서 프랭크를 떠올린다. 여전히 종은 바빠서 마주할 수 없고 기다리지 말라는 답변만 듣는다. 사랑이 필요했던 쟈쟈는 헤어지고 싶다고 하자 떠나면 양육비는 못줄 거라 큰소리쳤다. 2년 후 종을 떠나 푸드 매거진을 운영했던 특기를 살려 웹사이트를 열었다. 다행히 잘되고 있어 지난달에는 광고비도 냈다. 종은 쟈쟈 덕에 이해하게 된 전아내와 재결합했다. 쟈쟈는 힘들지만 정직하게 번 돈을 쓰는 게 즐겁다. 프랑크는 뉴욕기념 병원에 의사 면접을 보고 복귀했다. 수염도 깎았고 딸과 같이 엠파이어 스테이트빌딩 옥상에 갔다. 줄리가 트위터에 공유한 사진을 보고 같은 공간에 있음을 알고 만나게 된다. 쟈쟈가 행복한 가정의 모습은 귀여운 두 아이와 부부라고 했던 것처럼 그렇게 네 사람은 가족이 되었다. 처음 만난 날처럼 비가 내렸고 둘은 손을 잡았다.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 나오는 노래가 분위기 있게 흐르며 전체 건물을 비추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엠파이어 스테이트빌딩
넷플릭스에서 2014년 탕웨이가 주연을 맡은 중국영화 <시절인연> 보게 되었다. 시절인연은 모든 사물의 현상이 시기가 되어야 일어난다는 말을 가리키는 불교용어이다. 현대에는 '모든 인연은 때가 있다'는 뜻으로 통한다. 최근 <헤어질 결심>에서 탕웨이를 보고 7년 전의 모습을 보게 되니 더 젊고 예뻤다. 임신한 몸이었지만 탕웨이의 매력을 마음껏 발산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엔 자기 멋대로 하고 싶은 대로 행동했던 엉뚱 발랄함이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돈을 쓸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남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진정한 사랑은 어려울 때 찾아오는 사랑이 아닐까? 생각한다. 프랭크의 도움으로 생명을 포기하지 않고 잘 지켜내는 모습이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영화는 장소로 기억이 되는 경우도 많다. 그중에 <냉정과 열정 사이>에 주인공들이 머물던 피렌체에 두오모 성당이 있다면 <시절 인연>에는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있다. 그래서 그곳을 가게 되면 찾게 되는 공간이기도 하다. 탕웨이를 좋아하고 그녀의 아름다움을 보고 싶다면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