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첫 주말에 사랫길 농원 가든파티에 갔습니다. 14층에 사는 별이 언니네가 같은 통로의 세 부부를 초대해 주셨어요. 저희 부부는 사랫길 농원에 몇 번 간 적이 있습니다. 이번엔 네 쌍의 부부들이 미리 약속을 잡았는데, 날씨도 좋고 공기도 맑아서 더욱 기분 좋은 만남을 가졌습니다. 저희는 1046세대 단지인 15층의 아파트에 살고 있습니다. 그래도 택지개발로 주택 단지와 공원 조성까지 잘 되어 있고 편의 시설도 잘 갖춰진 동네랍니다. 학군도 좋아서 초. 중. 고가 2~3개씩 있고 옆에는 규모가 큰 도서관도 있습니다. 오래된 얘기지만 월드컵 때는 동네 주민들이 앞 공원에서 대형스크린을 보면서 함께 응원하기도 했습니다. 휴식의 공간과 걷기 운동을 할 수 있는 공원이 양쪽에 두 개나 있고, 지금은 수리 중이지만 도서관이 옆에 있어 살기 좋은 동네입니다. 그래서 지금 아파트가 편리하고 좋은가 봅니다. 셋집이 단지 내에서 한 번씩 이사를 했고, 한 댁은 다른 곳에 살다 다시 오셨습니다. 예전엔 반상회도 하고 만남을 갖었지만 요즘은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고 인사하는 게 다잖아요. 그런데 저희들이 친밀하게 지낼 수 있는 건 사랫길 농원 만남 덕분이 아닐까 생각해요.
사랫길 농원의 풍경
14층 별이언니는 아파트 입주하면서부터 알게 되었어요. 금융기관에 근무하다 퇴직하시고 재테크를 잘해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어 부럽습니다. 예전에 막내 유치원 보낼 때 차를 태우러 나오면서 자주 만나게 되었죠. 가끔은 밥도 같이 먹고 커피도 마시면서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아이들이 장성해서 별이언니네 남매가 둘 다 작년에 혼인을 했어요. 일찍 결혼을 한 저희 부부와 달리 늦은 혼인에 자녀들 결혼이 늦어지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작년에 두 달 차이로 웨딩마치를 울렸어요. 해마다 큰일을 치르는 것도 쉽지 않을 텐데 두 달 만에 혼사라니 대단들 하십니다. 게다가 얼마 전에 기적같이 자녀들이 아파트 분양을 받았다고 하네요. 교사로 퇴직한 남편분과 이제 홀가분하게 여생을 즐기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전에도 몇 번 초대를 받아 농원에 가서 맛있는 요리를 먹고 힐링을 했던 추억이 있습니다. 과일나무도 많고 먹거리도 풍부하고, 이제는 잔디밭에 화초까지 가꿔 놓아 저절로 마음까지 풍성하게 되더라고요. 무슨 일을 하던지 최선을 다하는 두 분의 모습이 존경스럽고 아름답게 보입니다.
사랫길 농원 가든파티의 즐거움
가든에서 모임 하는 날 오전 성당의 신심 미사가 있었어요. 사실 사랫길 농원을 가려고 성당 갈 생각은 안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미사 봉헌 할 일이 생겨서 참례 후 허겁지겁 달려와 11층 부부님과 함께 출발했답니다. 가보니 벌써 8층 부부님이 와 계셨어요. 형부가 미리 훈제 항아리를 만들어 양념에 재운 통삽겹을 항아리 안에 걸쳐 넣고 맛있게 구워 놓으셨어요. 정성껏 만든 요리들을별이언니가 예쁜 그릇에 담아 주면 바깥에 마련된 야외 식탁에 가져다 놓았습니다. 식탁만이 아니라 정말 드레시한 커튼까지 게다가 한쪽엔 꽃 핀 화분까지 파티에 딱 어울리는 상을 차리고 보니 정말 보기 좋았습니다. 저는 식탁에 차려진 요리들을 사진에 담느라 이리저리 다녔답니다. 그리고 농원을 한 바퀴 돌며 꽃과 화초 사진을 찍어 두었습니다. 정리가 되자 우리는 자리에 앉아 만남을 기뻐하며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멋진 곳에 우리를 초대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을 담아 음식을 맛있게 먹기 시작했습니다. 워낙에 요리도 훌륭하고 더 많은 분들과 함께 하면 좋을 듯해서 "주말에예약을 받고돈을 받으면 어떨까요?" 제안했지만 별이 언니는 가족과 지인들에게 이렇게 하는 것으로 충분히 만족한다고 하시네요. ^~^
사랫길 농원 키친 가든
그런데 오늘의 화제는 얼마 전에 아파트 자치회 동대표에 나가 선출된 제 남편이 타깃이 되었어요. 같은 동과 라인에 사는 동네 주민들이다 보니 그랬나 봅니다. 그렇게 뜨거운 호응이 있을 줄 미처 몰랐네요. 보도블록을 바꾸는 문제, 근래 사용하지 않는 테니스장을 주차장으로 하는 문제, 게다가 25년간 방치된 지하 사용에 대한 의견도 주시더라고요. 그곳을 그냥 놔둘게 아니라 도서관이던지, 탁구대를 놔서 운동시설을 갖춰 이용했으면 하는 의견이 있었어요. 그렇게 된다면 좋겠지만 설치 비용문제라던지, 관리문제 등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많죠. 의견들을 나누고 추진해 볼 수 있다면 정말 좋을 듯합니다. 마치 모처럼 라인 반상회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아파트 주민의 과반수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쉽지는 않을 겁니다. 그래도 공통적인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니 좋았어요. 추진된다면 좋겠지만 안 돼도 할 수 없는 것이고, 오늘 공통적인 이야기 주제로도 충분합니다.
사랫길 농원 가든파티
사랫길 농원에서의 즐거움과행복
이제 다들 출가시키고 우리도 나이가 들어가고 있네요. 그래도 이렇게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도 나누고 음식도 함께 할 수 있으니 아주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사랫길 농원은 저희 아파트와 차 타고 불과 20분 정도 떨어진 곳인데 주변에 산과 들이 있어서인지 확실히 공기와 하늘 푸름의 모습이 달랐어요. "어머, 이렇게 다르다고?" 얼마 전 다녀온 동유럽의 하늘과 같이 더욱 파란 하늘과 무공해로 잘 자란 채소와 과일들을 보니 정말 부러웠어요. '두 분이 얼마나 이 농원에 시간과 땀을 투자했을까?' 그러니 지금 이렇게 누리고 사는 건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친한 이웃을 둬서 저희가 호사를 누리고 삽니다. 워낙에별이언니가 요리를 맛있게 잘하고 세팅까지 잘해서 마치 저희가 주인공이 된 것처럼 행복했어요. 이야기도 나누고 웃고 떠들고 하며 음식을 맛있게 먹었답니다. 하나하나 사진을 찍는 건 기본 예의라 생각했어요. 그래야 요리를 하신 분의 정성을 두고두고 느낄 수 있을 테니까요. 지난주에 서로 시간을 맞춰보다 안 맞아서 오늘 왔는데요, 지난주에 왔더라면 비 때문에 화창하게 즐기지는 못했을 거예요. 모두의 축복입니다. 하하
냉커피와 과일
쑥개떡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그늘 쪽으로 이동했습니다. 작은 집을 지어 냉장고와 농기구, 농산물 수확한 것을 보관하는 창고가 있습니다. 그리고 여유공간에 테이블을 세팅하여 마치 커피숍의 분위기가 나도록 만들어 놓았거든요. 우리는 잔디밭을 바라보며 아이스커피를 마셨습니다. 참외와 제가 가져간 쑥개떡도 먹었어요. 동유럽과 울릉도까지 놀러 갔다 와서 쑥을 뜯지 못해 속상했는데 기어이 해냈답니다. 한 달 전에 울릉도 여행에서 돌아와 늦었지만 남편에게 쑥을 뜯으러 가자고 했더니 기꺼이 동행했어요. 남편은 저와 함께 하는 걸 좋아합니다. 해마다 제가 냉동실에 해놓고 먹는 간식인데 내년까지 기다려야 하면 허전하고 서운하지요. 쑥개떡을 만들어 냉동실에 넣어 놓으면 심심할 때 쪄먹기도 하고 손님 접대에도 좋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농약이나 자동차 매연 등으로 예전처럼 안전하지가 않아서 장소를 골라서 채취해야 합니다. 대청댐 쪽에 갔는데 그 안쪽으로 그렇게 넓은 장소가 있는 줄 몰랐네요. 처음에 간 곳은 쑥이 별로 없어서 다른 곳으로 이동을 했어요. 다행히 그곳에 쑥이 많아서 몰입해서 채취를 하다 보니 양이 상당히 많았답니다. 올해는 쑥에다 얻어온 구절초까지 넣어서 넉넉히 해 먹어도 되겠습니다.
보리수처럼 익어가는 시간들속에서
그렇게 차를 마시고 농원을 둘러보러 갔을 때 한쪽 나무에 흰점이 알알이 박힌 보리수가 빨갛게 익어 가고 있었죠. 그래서 따다가 먹었는데 새콤달콤 맛이 좋았어요. 보리수 열매는 건강상 이점과 다양한 성분을 갖고 있어 항산화작용, 면역강화, 함염증, 항암효과가 좋다고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비타민C, 비타민E, 베타카로틴 등의 강력한 항산화제를 함유하고 있으며 노화를 지연시키고 심장질환, 암등의 만성질환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폴리페놀, 프라보노이드, 퀘르세틴 등의 화합물이 포함되어 감염과 질병으로부터 몸을 보호해 준다고 하네요. 게다가 함염증 활성을 가진 화합물인 퀘르세틴과 루틴이 포함되어 염증성 질환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하니감염예방도 할 수 있고 건강에 좋은 열매이네요. 대부분 생으로 섭취를 하는 분들도 있고 주스나 스무디로 갈아 섭취를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잼이나 차로도 즐길 수 있다고 하고요. 요즘 보리수 열매가 한창입니다. 다양하게 활용해 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인터넷 참조
사랫길 농원 야채들
차를 마시며 바라보는 농원의 모습은 평화롭고 아주 보기 좋았습니다. 천국은 이런 느낌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되기까지 두 분의 노력이 만만치 않았을 거예요. 처음엔 농사로 밭을 전부 활용하다가 잔디밭도 만들고 주변에 화초를 가꾸어 놓아서 훨씬 힐링의 장소로 보기 좋았습니다. 이제는 이웃까지 초대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시니 정말 감사드립니다. 끝 나갈 즈음에 별이 언니가 창이 넓은 모자를 쓰고 소쿠리를 갖고 밭으로 나갔어요. 그러더니 가꾼 상추, 브로콜리, 미나리, 청경채 등 뜯어다 셋집에게 골고루 담아 주셨습니다. 평소에도 가끔 채소를 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잘 먹고 있거든요. "오~ 이렇게나 많이~~ 정말 잘 먹을게요." 두 분 덕분에 맛난 음식에 스트레스로 확 날리고 공기 좋은 곳에서 제대로 힐링하고 갑니다. 그리고 두 부부님들도 함께 해서 아주 즐겁고 행복했어요. 이웃사촌이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먼 친척보다 이웃에 사는 분들이 더 든든하고 가까울 수 있는 것이죠. 가끔 만나서 이렇게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참 좋습니다. 사랫골 농원에서 별이 언니와 형부의 수고로 저희들 제대로 힐링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자랑만 해서 죄송하지만 이글과 사랫길 농원의 사진을 보면서 모두들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래 영상은 <사랫길 농원 유튜브> 영상이에요.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