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토라는 남자>는 2022년 개봉한 미국의 코미디 드라마 영화이다. 마르크 푀르스터가 감독을 맡았고, 스웨덴 작가 프레드리크 배크만의 데뷔작 <오베라는 남자> 소설을 할리우드에서 만든 작품이라고 한다. 칼람리스트였던 작가를 일약 세계적인 스타로 만들어 준 이 책은 46개 나라에 판권이 되고 유럽 전역에 베스트셀러가 되어 유례없는 성공을 거두었다. 영화는 리메이크되어 미국 피츠버그에서 촬영되었으며, 배우는 톰 행크스가 주인공 오토 앤더슨 역을 맡았다. 젊은 오토는 톰 행크스의 아들이 맡아서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한 영화로 더 주목을 받았다. 주인공 오토는 공장 기술자로 퇴직했다. 그는 마트로 가서 밧줄을 5피트를 구입했으나 6피트 값을 받는 직원에게 따질 만큼 깐깐하다. 오토는 정확한 시간에 맞춰 외출하고, 다른 사람들이 잘못 넣은 재활용품도 재정리해야 직성이 풀린다. 집 앞을 다니며 거치대 안 둔 자전거와 애완견 배변 문제도 지적한다. 오토는 일상에서 사사건건 시비 걸고 신경질을 냈다. 오토는 왜 관리소에 전기, 가스를 끊는다고 연락하고 거실 천장에 사 온 밧줄을 묶는 걸까?
이웃 마리솔
그런데 이때 주차를 하느라 밖이 시끄럽다. 참다못해 밖으로 나간 오토는 이사 온 젊은 부부와 마주한다. 주차를 제대로 못하자 답답해 대신해 주는데 어린 두 딸이 타고 있었다. 그들은 멕시코인으로 셋째를 임신하고 요리를 좋아하는 마리솔(마리아나 트레비노)과 식탐이 많은 IT컨설턴트 토미 가족이었다. 둘은 오토에게 앨렌 렌치(연장 도구)를 빌려 달라고 하자 알파벳을 고쳐줄 정도로 오토는 치밀하다. 세트로 빌려주고 가져온 음식을 먹고 다시 천정 줄에 자살시도를 했다. 그러나 줄이 끊어져 바닥으로 떨어지고 만다. 실패 후 그는 꽃다발을 사서 아내 소냐의 무덤에 가서 불평불만을 털어놓는다. 오토에게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 아내 소냐는 6개월 전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퇴직 후 빈자리가 공허하고 살아갈 이유가 없었다. 소냐의 첫 만남은 몇십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병 입대 하던 날 둘은 우연히 만났다. 신체검사에서 선천성 비후성 질환으로 군대를 포기하고 돌아오던 기차역에서 급히 가던 소냐가 떨어트린 책을 줍는다. 오토는 소냐를 쫓아 타다가 반대방향으로 가는 기차였는데 소냐가 잔돈을 내주었다.
젊은 오토와 소냐
오토의 사랑 전부였던 소냐
차표값을 갚으러 다시 만났고 소냐의 제안에 레스토랑으로 갔다. 오토는 아버지에게 배워 기계나 엔진에 관심이 많았다. 믿음직하셨던 아버지께서 두 달 전에 갑자기 돌아가셨다. 어머니도 돌아가셨지만 기억에 별로 없다. 신검에서 떨어져서 군대를 못 간다고 일어서 가려는데 소냐가 키스한다. 오토 역시 소냐의 모습에 반했고 이후 승용차 안에서 청혼을 하자 소냐는 클랙슨을 울리며 좋아했다. 오토의 삶은 소냐를 만나고부터 흑백에서 칼라로 바뀌었다. 교사였던 소냐는 책 읽기를 좋아하고 보충 학습반을 만들어 불안 장애아들에게 열정과 사랑으로 가르쳤다. 결혼하고 소냐가 임신 6개월 됐을 때 나이아가라 폭포를 가고 싶다고 했다. 둘은 그곳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돌아오다 버스가 추돌하는 바람에 소냐는 하반신이 마비됐고 태아를 잃었다. 3개월 병원 치료 후에 소냐가 집에 왔을 때 사람들은 휠체어 탄 사람을 전혀 배려하지 않았다. 설계를 조금 바꾸면 되는데 배려심 없는 그들에게 오토는 서운하고 화가 났다. 주민 자치회 회장도 내려놓고 끝까지 싸우려 했으나 포기하고 소냐를 위해 살았다.
오토는 젊어서 이곳에 이사 왔을 때는 이웃들과 친하게 지냈다. 이웃집 루벤과 친구처럼 지내며 죽이 잘 맞았는데 이런저런 일로 사이가 멀어졌다. 콘도를 짓는다고 나무를 베고 예민 졌을 때 의견이 많이 다름을 발견했다. 승용차를 구매하는 것으로 둘은 경쟁심을 유발했다. 해묵은 감정을 털기로 하고 찾아갔는데 루벤은 다시 차를 샀고 미워하게 됐다. 소냐는 죽고 오토는 눈을 치워도 자신의 집 앞 일부만 치운다. 오토는 아이들이 인사를 건네도 차갑게 대한다. 거동이 불편하고 의식만 있는 루벤에게 동네가 엉망진창이며 용서는 안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살을 언급했다. 루벤이 붙잡아도 뿌리치고 집으로 갔는데 마리솔이 간식을 가져다 놓았다. 이번엔 차고에 들어가 라디오를 켠고 배기가스를 흡입하며 옛날을 회상했다. 그런데 급하게 차고 밖에서 마리솔이 문을 두드린다. 토미가 지붕 위에서 떨어졌고 운전을 요청한다. 자살을 포기하고 병원을 갔고 책을 읽어주며 아이들과 놀아준다. 자원 봉사자 피에로가 마법놀이를 하다가 오토가 아끼는 동전을 바꿔치기하는 바람에 화가 났다. 소냐가 준 동전이기 때문에 오토에겐 무엇보다 소중했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아이들과 함께
이사온 마리솔 가족의 관심과 애교
오토가 철길에서 떨어져 죽으려 했는데 먼저 떨어진 남자가 있었다. 기차 소리가 들리자 떨어진 남자를 구하고 막판에 다른 이들의 손을 잡고 구출된다. 그는 영웅으로 박수를 받았다. 마리솔은 오토에게 운전을 가르쳐 달라고 부탁한다. 이때 이웃 지미가 상자에 알레르기 때문에 오토에게 고양이를 가져왔다. 동물을 싫어하는 오토이지만 고양이를 맡게 된다. 아내 무덤을 찾아가서는 죽는 게 생각보다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오토는 마리솔에게 운전을 가르치기로 한다. 크러치와 브레이크를 연신 번갈아 가르치자 스트레스를 받는다. 세 자녀의 엄마로 반푼이 남편과 살면서 가족을 잘 건사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운전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제대로 할 것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자동차 운전 용어들을 가르치며 혹독하게 연습시킨다. 어느 날 소셜 미디어 기자가 오토를 찾아온다. 지난번 기차역에서 떨어진 생명을 구한걸 누가 폰으로 찍어서 올렸는데 조회 수가 100 만뷰라고 한다. 그러나 오토는 취재를 거부했다. 마리솔은 오토에게 새로운 인생을 출발해 보라고 권한다.
혼자 사는 거에 제동을 당하고 집으로 와서 소냐의 옷을 만져본다. 참담한 심정으로 음악을 틀어 놓고 총을 갖고 앉았다. 죽으려 할 때 소냐의 환상이 그를 말렸다. 게다가 급하게 문 두드리는 소리에 총을 쐈고 전기가 나가 버렸고 자살에 실패했다. 아빠에게 쫓겨났다며 하룻밤 재워 달라는 소년의 요청을 들어준다. 자신의 문제만 생각하느라 남들 문제는 뒷전이었던 오토가 루벤의 문제에도 적극 나섰다. 루벤에게 사과했다. 소냐가 6개월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났을 때 같이 죽고 싶었다. 그러나 아직은 해야 할 일도 있어서 참고 있다. 기관에서 계약이 끝났다고 루벤을 데려가겠다며 방해하면 체포당한다고 했다. 루벤을 누가 돌보냐고 했을 때 이웃들이 돌봐 주겠다고 나섰다. 소셜 미디어에서 생방으로 찍자 그들은 가버렸다. 집도 뺏기지 않고 해결이 되었다. 루벤은 웃었고 방송에서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더 들어주었다.
오토와 마리솔
이웃들의 사랑으로 마음을 연 오토
그런데 오토가 쓰러졌다. 병원에서 마리솔은 자신을 가족이라고 기재했다. 오토는 심장이 큰 비후성 심근증으로 위험한 상태였다. 마리솔은 큰소리로 웃으면서 다시 살아난 오토가 죽는 데는 소질 없다고 조크를 주었다. 갑자기 진통이 온 마리솔은 산부인과를 응급차를 타고 갔고 아이를 낳았다. 이웃들은 자신의 일인 양 기뻐했다. 고양이 밥도 잘 주었고 좋아했다. 마리솔 가족이 소냐 무덤에 와서 꽃다발과 선물을 준다. 오토는 자살할 때 구멍 낸 천정을 수리했다. 그리고 마리솔 가족에게 편지를 소년에게 차와 열쇠를 주었다. 오토는 트럭을 새로 샀고 마리솔 가족과 드라이브를 간다. 이제 마르코는 3살이 되었고 오토가 눈을 안 치우자 집으로 가본다. 그는 잠자듯 그렇게 숨을 거두었다. 미리 남겨둔 편지에는 고양이 부탁과 자신의 장례식을 부탁했다. 소셜 미디어에서 취재가 나왔고 그의 장례식은 방송이 되었다. 그리고 오토는 마리솔 자녀들을 위해 집과 살림살이, 돈을 남겨 주었다.
오토의 이웃들
가족마저 해체되는 이 시대에 이웃들의 따뜻한 정이 외롭게 생활했던 오토를 다시 살게 하였다. 철없이 굴긴 했지만 마리솔이 간간히 음식을 해다 주고 관심을 가져 주었다. 진심으로 걱정해 준 이웃들 덕분에 오토는 번번이 자살에 실패하고 다시 힘을 내서 버려진 고양이도 돌보고 집에서 쫓겨난 소년을 보살펴 주었다. 그리고 마리솔에게 운전도 가르쳐 주고 요청이 있을 때는 아이들을 돌봐 주었다. 오토는 원래 친절하고 남을 배려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소냐가 하반신 불구가 됐을 때 이웃들로부터 소외당하고 살았던 시간들 때문에 마음의 문을 굳게 닫은 것으로 보인다. 소냐가 죽고 정년퇴직을 한 다음 더 이상 살 이유를 찾지 못했다. 그는 죽기로 결심하고 줄로 목을 매었고, 배기가스를 마시고 싶었고 총을 쏘면서 죽고 싶었던 순간들이 많아 자살을 수차례 시도했다. 그러나 새로 이사 온 마리솔의 따뜻한 음식 나눔과 살가운 애교가 그의 얼어붙었던 마음을 녹이기 시작했다. 아마 이웃들의 관심이 없었다면 오토는 죽었을지 모른다. 마리솔처럼 자주 말을 걸고 음식도 나누고 부탁도 하는 게 관심이지 않을까 싶다. 우리 주변에도 독거노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관심으로 보살피고 함께 더불어 노년이 외롭지 않게 해 드려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마리솔처럼 다른 사람을 위해 관심을 갖고 배려하며 사랑스러운 말도 건네면 훨씬 따뜻한 이웃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