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물 벗는 여자

시 -신미영

by 신미영 sopia

사람들이 분주히 오가는 길가

차가 쌩쌩 달리는 길


그 경계에서 그녀는

낮은 자세로 마늘을 깐다

그 앞에 동자승처럼 앉은 곡지 봉지

손님을 부르다 졸음에 겹다


젊은 나이 참한 모습은

그리 사연이 없을 것 같은데

손 끝이 아리도록 시간을 매만진다


그녀가 허물을 벗는 시간이면

가벼이 한 마리 새처럼 날기도 하고

초원을 뛰어다니는 한 마리 말도 되고


아니면 조용한 산사의

풍경소리를 들으며

목탁 두드리며 불경을 읽는 스님


그녀가 자신의 껍질을

그토록 정성스럽게 벗는 것은

자신의 속을 보려는 것인지

아직도 해보고 싶은 게 많다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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