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 묵을 먹으며
시-신미영
by
신미영 sopia
Mar 27. 2021
가지런히 담겨 있는 도토리묵
고운 가루가 되어 서로를 받아들이고
묵으로 엉기기까지
얼마나 많은 이물질을 버려야 했는지
여물지 않으면
힘을 써도 빠져나올 수 없는
그 시간 앞에서
각자 삶을 생각한 때도 있었겠지
서로가 단단히 붙들기 까지
마음이 무르익어야
길이 열린다는 것을 알기까지
인내의 시간은 길었다
도토리 묵이 된다는 것은
내 것을 버리고 다른 것을 받아들여야
비로소 어울려 묵이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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