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안정적일 때만 글을 썼다. 반성한다. 힘들 때면 꼭 글이 다치는 게 눈에 보여서, 그게 마음이 아팠다.
며칠 전, 의사 선생님께 가족이 두발을 딛고 서기가 힘들 것이라는 말을 듣고 절망했다.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가족은 요즘 들어 기억력이 더 안 좋아졌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나는 가슴에 무거운 돌덩어리를 단것 같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안 좋아지기만 한다. 그렇다고 나까지 좌절해버리면 아무것도 되는 게 없을 것이다. 힘을 내야지. 꿋꿋하게 살아가야 한다. 일상의 사소한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하며 좋은 점을 찾아내려고 노력 중이다. 앞으로는 마음이 힘들어도, 아니 힘들수록 글을 써야지. 누군가에게 힘들다는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니, 글로 쓰는 것이 치유의 과정이 될 것이다. '이렇게 했어야 하는데..' '왜 그때 그러지 못했을까..' 라며 나를 다그치기보다는, 나 자신의 감정을 받아들이고 따뜻하게 보듬어줄 수 있는 내가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