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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5. 어차피 알려줘도 못 번다.

by SOR

'무엇을 사야 하나요?'

트레이더가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질문 자체가 시장을 이해하지 못했음을 드러낸다.

시장은 '무엇'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어떻게'의 문제다.

영원히 좋은 자산도 없고, 같은 자산에서 벌 수도, 잃을 수도 있다.



'언제 사고, 언제 팔아야 하나요?'

하지만 이 질문 또한 본질을 벗어난다.

언제 사고, 언제 팔지 정확히 알려줘도 대부분 수익을 낼 수 없다.

수많은 트레이더들이 자신의 전략과 기법을 책, 인터뷰, 영상 등으로 공개해 왔다.

그걸 보고 수익을 내는 사람은 드물다.

전략이 부족해서도 아니고, 숨겨진 비밀이 있어서도 아니다.

전략을 반복할 수 있는 태도와 실행력이 없기 때문이다.


매번 수익을 내는 전략은 없다.

아무리 훌륭한 전략이라도 좋을 때가 있고, 좋지 않을 때가 있다.

결과적으로 좋을 때의 수익이 나쁠 때의 손실을 상쇄하면 그 전략은 유효하다.


문제는 대부분이 좋지 않은 구간을 견디지 못하고 포기한다는 점이다.

인간이 이긴 게 아니라 이세돌이 이긴 것이듯,

전략이 실패한 것이 아니라 트레이더가 실패한 것이다.




수익이 나도 수익을 낼 수 없다.

큰 손실은 '틀린 매매'가 아니라 '근거 없는 매매'에서 시작된다.

특히 심리적 불안감, 탐욕에 의한 뇌동매매는 승리조차 실패로 바꾼다.

수익이 나도 불안해서 일찍 팔아버린다.

손실이 나면 기준 없이 버티다 더 크게 잃는다.

매매 후 복기가 불가능하다. 재현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수익이 났어도 운이고, 운은 반복되지 않는다.

이긴 매매에서도 지는 구조를 스스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의지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계획되지 않은, 근거 없는 매매를 줄이는 것은 단순히 의지와 노력만으로 되지 않는다.

자신을 설득해야 한다. "근거 없는 진입은, 수익이 나도 수익을 낼 수 없다."는 진실을 깊이 납득해야 한다.

그래야 진입 버튼을 누르려는 충동보다, 그것을 억제해야 할 이유가 더 강해진다.





결론: '질문'의 시대

더 이상 해답을 찾는 일은 중요하지 않다.

세계는 열려 있고, 정보는 넘쳐난다.

석학들이 내놓은 전략, 고수들의 노하우, AI의 조언까지 모두 쉽게 얻을 수 있다.

인류 역사상 이토록 답을 구하기 쉬운 시대는 없었다.


그렇다면 지금 중요한 것은 질문이다. 질문을 잘하는 자가 시장을 이긴다.

'무엇을, 언제, 어떻게 사야 하는가?'가 아니라 이렇게 질문해야 한다.

어떤 구조가 반복적으로 유리한가?

이 구조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것을 수천 번 반복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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