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둘도 없는 나의 아버지』머리말
실제 일어났던 이야기를 쓰는 데 따른 어려움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먼저 어떤 사실을 쓰고 어떤 사실을 쓰지 않을지를 결정해야 하며, 불완전한 기억을 보충하기 위해 다양한 정보를 수집해야 하고, 쓰기로 결정한 사실과 사건들은 그 의미를 해석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어려운 것은 글 쓰는 이의 수치심을 해결하는 문제이다.
아빠의 이야기를 쓰기로 한 후 나를 따라다니는 질문은 그것이었다. ‘부모의 치부를 드러내서 좋을 게 뭐냐? 부모를 비난하는 것은 너 자신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냐?’ 나는 사실(facts)을 쓰고 싶다는 욕구와 아름다운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욕구 사이에서 씨름했다. 두 가지 욕구는 서로 양보하려 하지 않았지만, 사실을 쓰기에는 용기가 부족했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쓰기에는 글솜씨가 부족했다. 적당한 용기와 적당한 글솜씨를 버무려 『60년생이 사는 법』을 썼더니 어떤 이는 나의 용기를, 어떤 이는 나의 글솜씨를 칭찬했다.
이러한 이유로 『60년생이 사는 법』 출간 후 나의 글쓰기 욕구는 더 강해졌다. 어려서 말을 더듬었던 일과 그로 인한 심리적 위축감 때문에 나는 언제나 말보다 글이 더 편했다. 그러나 나를 둘러싼 세상은 여전히 말 잘하는 사람들이 주도했다. 그러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말보다 문자로 소통하는 시대가 되면서 나는 비로소 가슴을 활짝 펴게 되었다.
글을 잘 써서가 아니라 말을 잘 못하기 때문에 글을 쓴다는 나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별로 없지만 그것이 팩트이다. 인기 강사 김창옥은 본업에서 성공하지 못해 차선으로 선택한 강의업에서 크게 성공했다. 알프레드 아들러의 말처럼 인간은 열등감을 보상하기 위해 노력하다가 탁월함에 이르게 되기도 한다. 말을 잘하지 못하는 내가 글이라도 쓸 수 있게 된 것은 비슷한 이유에서일 것이다.
나는 가족의 이야기를 쓰는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토로하기 위해 머리말을 쓰고 있다. 부끄러운 이야기를 쓰는 사람의 비참한 심정을 독자가 알아주면 좋겠다. 부끄러운 이야기, 어려운 이야기를 왜 쓰는가 하면, 이것이 바로 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가지 이유를 더 말하자면 독자들에게 이해받고 싶어서이다.
이 책(『세상에 둘도 없는 나의 아버지』)은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버지의 장례식을 기점으로 과거 1년 동안의 일을 회상하며 쓴 1부, 여전히 계속되는 엄마, 동생과의 갈등을 쓴 2부, 나의 미해결과제를 다루기 위해 아버지의 참모습을 찾아가는 3부로 구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