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구목사님의 책을 읽고(독후감)
최형구목사의 ⌜내가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오직 나뿐⌟을 읽었다. 최형구목사는 변호사겸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겸 개신교 목사이다. 십 년 전 내가 앓았던 것과 유사한 병으로 투병 중인데 이 책은 병을 진단받기 전에 쓴 것이다. 나의 졸저 ⌜60년생이 사는 법⌟에 간단한 나의 투병기가 실려 있어서 참고하시라고 보내드렸더니 자신의 저서를 보내주셨다. 현재 고통스러운 항암치료중이시라 통화나 메일 교환도 어려울 것을 알기에 나는 독후감을 써서 목사님께 보내드렸다. 이 글에서는⌜내가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오직 나뿐⌟의 내용을 소개하고 내가 목사님께 보내드린 독후감을 공유하고자 한다.
⌜내가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오직 나뿐⌟은 생활 단상과 영화‧드라마 시청기, 친구와 이웃 이야기, 가족 이야기, 성서 묵상 등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 제목처럼 세상을 변화시키려고 안간힘을 써보았더니 결국 내가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나밖에 없더라는 것이 핵심내용이다. 어린아이처럼 순수하고 단순한 필치로 써 내려간 그의 글은 쉬지도 못하고 성공을 위해 분투하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준다. 앞만 보고 달려가는 질주를 잠시 멈추고 자기자신과 대화해보라고 권유하는 그의 조용한 목소리를 들어보면 좋겠다.
최형구목사가 ' the end of spear'라는 영화를 가지고 설교했던 어느 수요일 예배가 기억난다. 선교사로 부임하자마자 원주민의 창끝에서 허망한 죽음을 맞은 한 남자의 이야기였다. 그는 죽었지만 그의 아내와 아이들이 다시 그곳을 찾아가 그들을 용서하고 사랑으로 안아주면서 그들이 하나님의 사랑을 알게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희생이 없이 말로만 하는 사랑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 보여주는 이야기, 한 개인으로서는 결실 없는 허망한 삶이었지만 그의 죽음이 있었기에 하나님의 일이 시작될 수 있었다면 그 죽음은 살아서 많은 사람을 회심시키는 것 못지않게 소중한 일임을 보여주는 이야기였다. 나의 독후감 편지를 소개한다.
“목사님 책 잘 읽었습니다. 어린아이같이 순하신 성품을 가지고 이기주의와 위선과 증오로 가득한 세상에 사시며 얼마나 힘드셨을까 생각했습니다. 사회와 가족이 요구하는 역할이라는 옷을 겹겹이 입고 얼마나 무겁고 답답하셨을까 생각했습니다. 어린 시절 순진무구했던 시간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그 모습 속에 참된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안간힘이 느껴집니다. 이런 슬픔과 허탈함 끝에 병을 얻으셨는가 생각하니 가슴이 아픕니다.
그러나 거창한 직책으로 포장된 겉모습보다는 진정한 자기 자신으로 보이고 싶은 마음을 드러내신 것은 참으로 용기 있는 행위라 생각됩니다. 물론 자기를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진짜 자기를 찾도록 권유하는 몸짓이기도 하고요.
어떤 책에서 읽은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하나님은 나에게 모세처럼 살지 못한 것을 책망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으로 살지 못한 것을 책망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결국, 하나님은 진실한 사람을 찾으신다는 뜻이었지요.
다른 누가 아닌 최형구로 살기 원하는 목사님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세상이 강요하는 역할이 아닌 진정한 삶, 세상이 손뼉 쳐주지 않더라도 하나님이 기뻐하신다고 확신할 수 있는 삶을 추구하시는 목사님의 모습에서 저는 기독교의 희망을 봅니다. 지금처럼 거짓이 난무하는 시대에 우울증에 걸리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그가 참 그리스도인이겠습니까?
목사님에게 법조인이 되고 싶었던 계기를 만들어준 사건도 흥미로웠습니다. 의분에 가득 차서 이를 악물고 공부하는 어린 최형구의 모습이 보이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투쟁적 삶이 목사님께는 맞지 않았던 거죠? 법으로 정의가 실현되지 않음을 깨달으신 것도 신학 공부를 위해 떠나게 된 이유가 된 것 같습니다. 사람이 살 만한 세상, 정의로운 세상을 희구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그런 실망과 낙담을 겪는 것 같습니다.
결국, 사람들마다 하나님의 신에 감동되어 자발적으로 선을 행하고자 하는 동기를 가져야 이 세상에 정의가 실현되겠지요
좋은 묵상과 좋은 글 감사합니다. 고통스러운 치료과정에 주님의 긍휼이 함께하시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