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1.02
쿠팡 새벽 배송(4:30~6:30)을 끝내고 집에 돌아온 아들에게 따뜻한 아침을 차려주었다.
쌀을 빠르게 씻어서 압력밥솥에 앉히고 나니 잠시후부터 칙칙칙칙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찬은 별로 없다.
냉장고 안에 신 김치를 가위로 대충 자른 다음 살짝 볶아서 참치를 넣고 20분정도 끓인 김치찌개를 내어주었다.
수납장에서 추석선물로 들어왔던 스팸 한통을 오픈해서 프라이팬에 구워주었다.
얼마전에 만들어 둔 진미채가 조금 남아서 반찬통 채로 그냥 내어놨다.
구운김이 주방에 있길래 김 조금 꺼내었다.
가족 3명이서 둘러앉아 따뜻한 아침밥을 먹었다.
아들은 홀로 고단하게 했던 2시간의 새벽배송을 보상받는 따뜻한 아침식사였다.
법륜스님은 자식을 향해 부모가 주어야 하는 사랑을 제비에 비유해서 말씀하셨다.
어미가 알을 품을때는 여러날을 굶어가면서 정성을 다해 그 알이 부화하도록 품어낸다.
새끼가 알에서 나오면 새끼들이 골고루 잘 자라나도록 먹이를 잘게 쪼개 똑같이 나누어서 먹인다.
날개짓을 할 정도로 조금 더 자란 새끼가 되면 어미는 더이상 먹이를 주지않고 입에 먹이를 물고 새끼주위에서 기다리고, 배가 고픈 새끼 제비는 밥달라고 아우성을 치다가 어미의 입에 물린 먹이를 낚아채어 먹는다.
아들에게 너는 지금 어느 시기인것 같으냐고 물었더니
"어미의 입에서 먹이를 뺏어 먹는 시기"라고 말한다.
부모는 아이가 성장하기를 기다려야 하는데, 부모인 내가 괴로움과 인내하지 못하는 그 마음탓에 아이의 성장통을 대신 겪어주려 하고 있었다.
우리 아이에게 지금 정말로 꼭 필요한 것이 있다면 그건 '결핍'인것 같다.
부족함을 모르고 자라온 아이, 어려운 일들 잘 모르고 커왔던 자녀의 성장이 오히려 꿈이 없는 아이로 만들어가는것은 아닐까?
세상은 쉬운길보다 어려운 길이 더 많고, 앞으로 2년이 지나고 나면 아이는 정말 세상으로 나가야 하는데 우리가 만든 울타리가 내 아이의 사고에 정체를 만든것은 아닐까.
물질적인 풍요로움, 자신의 사사로운 모든 욕구를 채워가며 하고 싶은 것들을 큰 제제없이 누려오던 자유로움에 대한 풍요가 풍요속에 빈곤인지로 모르겠다.
아이에게 따뜻한 아침을 차려주었다.
함께 식탁에 앉아서 찌개하나와 스팸한조각과 진미채와 김을 놓고 먹었다.
아들은 배송하면서 있던일을 이야기 해준다.
우리는 들어준다.
고생했다.
애썼다.
잘했다.
(사진출처 : pinter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