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o'clock 채그로에서 추모식

25.12.04

by 글날 스케치MOON

일주일중 한번 이상 발걸음이 머무는 곳.

한강의 윤슬이 아름답고, 빛과 어우러진 하늘에 시선이 머물게 된다.

수많은 사람들과 차량들의 움직임이 가득한 여의도, 그리고 오직 새들만이 들어갈수 있는 밤섬이 저 멀리 눈에 띄인다.

서로 닮지않은 이 두개의 생태계가 한강에 품어져 또 이들의 어울어짐을 지켜보기도 한다.

10시부터 약 2시간동안 글쓰기 모임을 가지며 많은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었던 멤버들이 돌아가고,

나는 이곳에 남아 아까 우리가 이야기하던 깨닳음이란 것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보는시간을 가졌다.

시선과 손은 그림을 그리는 도화지에 가있지만, 머릿속에는 다른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나와 약 10년을 넘게 함께 살았던 앵무새 아롱이가 지난 주말에 생을 마감했다.,

아직도 내 손안의 촉감을 잊지 못한채 마음안에 아롱이를 남겨두고 있었다.

무언가 텅 빈듯한 공허함과 아롱이의 병수발이 끝났다는 안도가 동시에 존재한다는것이 이중적이란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불편했다.

손안에서 성가신 내 손길을 귀찮아하던 새의 짹짹거림은 여전히 내 손을 떠나지 않은채 나는 손을 움켜쥐어본다.

근 4년이 넘도록 하루걸러 한번씩은 아롱이 얼굴 세수를 해주며 눈꼽을 떼주고,

엉덩이에 뭍은 배변으로 지저분해진 꽁지와 항문을 닦아주어야 했던 아룽이.

지난주 일요일에 온기가 남아있던 상태에서 아롱이가 나의 곁을 떠났다.

그 사실을 오늘이 되서야 정확하게 인지하게 됬고, 깨닳았고, 그제야 나는 자꾸만 목이 메인다.


오늘 내 마음 안에서 아롱이를 위한 작은 추모식을 했다.

그동안 정성을 다해 매일 들여다보며 살폈던 내 작은 새는 이제 더이상 아프지 않고 더이상 외롭지 않을 것이다.

매일 물을 뭍혀 얼굴을 닦아주었던 나의 손길이 때로는 힘들었을텐데...

그래도 오랜기간동안 우리집에서 삶을 살아주어서 고마웠다.

잘가 아롱아.

이젠 정말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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