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2.08
매일 끼니마다 밖에서 무언가를 먹는다는 것도 쉬운일이 아니다.
특히 직장인들에게 매일 점심마다 '오늘은 무얼 먹을까'하는 고민도 만만치 않다.
유독 11월부터 이상하다 생각되리만큼 손님들의 발길이 툭툭 끊어져가고 있다.
10월에는 추석에 돈 많이 써서 긴축, 11월에는 12월에 돈 써야하니깐 긴축, 12월이 되었는데 크리스마스에 돈써야 하니깐 긴축일 것이라 생각해 보지만 스시집 사장의 어깨위에는 오늘따라 더욱 무거운 돌덩어리가 얹혀져 있었다.
12월 24일/25일은 이미 예약이 끝났다고 봐야할 정도로 빼곡하다.
하지만 작년과 비교해보면 나의 체감상으로도 조금 더 차가워진 공기의 온도가 스시집에 스며든다.
단품 15,000원 ~20,000원으로 점심 매출만 보통 80만원가량 꾸준히 나왔는데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도 매출이 1/3로 고꾸라진듯하고, 적적한 홀사이로 흐르는 캐롤송이 외롭다.
오늘도, 내일도 스시집에는 예약율이 낮고, 심지어 오늘 예약을 하고도 오지 않는 노쇼 손님들의 무례함에 사장은 허탈하게 사시미 더미를 바라보다가 창밖에 시선을 돌린다.
평소 2~3주 간격으로 찾아오시던 단골고객들도 요즘엔 많이 바쁘신지 모습을 보기가 쉽지 않다.
주변 매장들의 사정도 거의 비슷하다보니 다들 힘겹게 12월을 보내고 계신듯 하다.
코스요리를 드시는 손님들에게 제공되는 시보리를 매일 세탁하여 개어두는게 나의 오전 루틴업무 중 하나이다.
한 달에 한번 정도는 끓는 물에 쌂아내어 새 수건마냥 매우 뽀얗게 세탁해두는 시보리인데,
오늘 이 시보리들은 갈 곳을 잃고 여전히 내 손위에서 머물고 있다.
"매니저님, 우리 스시집 이번달까지만 장사하기로 했어요..."
건물주가 얼마전에 와서 사장과 소란이 있었다고 했는데,
결국 힘없는 소상공인은 그렇게 가게를 오픈한지 4년만에 짧은 여정의 마침표를 찍는다.
"내 소원이 마포에 집 한채 사는건데..."
일전에 사장이 지나가는 듯 무심히 하던말이 생각난다.
오늘도 마음이 추운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