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o'clock 참사대청소

25.12.14

by 글날 스케치MOON

엎어진 김에 청소를 하라고 참사가 벌어졌는가.


가끔 깔끔쟁이소리가 들고싶어서 주방 개수대의 하수구에 과탄산소다를 넣고 청소를 할때가 있다.

오늘도 그런 날중에 하루로 배수구까지 과탄산소다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서 뽀글거리는 산소방울들이 시원하게 청소해주기를 바랬을 뿐이다.

대략 30분쯤 지났을까.

주방 개수대에 물이 안내려간다.

배수관에 넣은 과탄산소다가 뜨거운 물에 녹았어야 하는데 일부만 물에 녹고 나머지는 덩어리가 되서 관을 막아버린것이다.

갑자기 저 장면을 보니 배관이 막힌게 마치 내 혈관이 막힌것 같은 답답함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급한 마음에 덩어리를 잘게 부수겠다고 기다란 꼬치 막대기를 넣어 보았는데 아뿔사 꼬치는 덩어리에 이어 배관까지 뚫어 물이 밖으로 뚝뚝 흘른다.

당황스러우면서 아침부터 집안 분위기를 험하게 만든 남편과 아들에 대한 원망까지 몰려왔다.

아무래도 파손된 배관을 새것으로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 되버렸고, 급하게 남편은 철물점으로 뛰어갔다.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이 집에 이사온 이래로 개수대 밑에 넣기만 잡스러운 것들을 넣기만 했지 청소는 잘 안했던것 같구나.

오늘은 이 곳을 청소해야 할 날이 된걸까.

안에 있는 것들을 급히 다 꺼내고 보니 내가 쓰지도 않는 별스러운 짐들을 저리도 다 끌어안고 살고 있었음을 새삼 깨닳았다.

연말을 맞이하여 청소와 비움을 실천하기 위해 이런 참사가 아침부터 불려졌는지도 모른다.


너무 성급하게 일처리를 하다보면 탈이 나기가 쉽상이다.

순리와 속도에 맞춰서 차근차근 하는것이 무탈하다.

나에게 허용되는 정도의 짐만 가지고 살자.

가끔은 넘치는 과욕에 정말 중요하지 않은 것들까지 쌓아두게 된다.

때때로는 내 공간을 차지하는 물건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점검해보고,

적절하게 비우는 것에도 용기를 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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