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동네_철산동

오래 된 작업의 아카이브_빛과 바람, 흔들림으로 만들어진 흠

by 조용한 언니
철산동, 여름의 기록 4 푸른 것들.jpg

동네 곳곳엔 오랜 시간 빛과 바람, 흔들림으로 흠들이 많았다. 갈라지고 부서진 흠에서는 그 흠을 채우듯 푸른 것들이 자라고 있었다. 타르와 시멘트를 뚫고 나온 초록이 씩씩했다.


철산동, 여름의 기록 5 골목 사이로 바라보다.jpg

오르막을 올라가면 담장 밖으로 대추나무가 연초록을 풍성하게 뿜어내고 있었다. 담벼락 아래 길게 늘어놓고 키우는 풋고추들과 이르게 말리고 있는 붉은 고추가 신기하기도 했다. 넓게 펼쳐진 하늘아래 내가 걸어올라 온 도심이 먼 곳처럼 느껴졌다.


철산동, 여름의 기록 6 다정한 마음1.jpg

철산동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대문 앞에, 담벼락 아래 다들 화분을 내어 놓고 기르는 거였다. 색 바랜 화분에, 스티로폼 박스에, 이 빠진 그릇에서 푸른 것들이 자라고 있었다. 낡고 오랜 된, 효용이 다 된 것들에서 자라는 초록들은 더 푸르러 보였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지금은 사라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