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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로까 Oct 13. 2016

우리는 모두 똑같은 인간이니까

펀드레이징으로 얻은 교훈 

아프리카 가는데 도와 달라는 한 문장만 듣고, 가끔은 내가 들고 있는 아프리카 어린이 사진만 보고도 서슴없이 주머니에 있는 돈을 꺼내 주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또 다른 많은 사람들은 내가 있는 기관은 믿을 만한 곳인지, 실제로 무슨 일을 하는 건지 확실히 알고 난 후에야 지갑을 연다. 


기부하는 입장에서는 기부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알고 싶은 게 당연하다. 나 역시도 그동안 그래 왔으니까. 


지난 주말에는 많은 어린이들이 그냥 지나치는 부모들을 설득해 조그마한 손으로 푼돈을 받아와 건네주었다. 아프리카가 어디에 있는지, 빈곤이 무엇인지에 대해 어른들보다 아는 건 없지만, 그래서 그냥 도와주고 싶은 순수한 마음. 


내가 하는 착한 일이 내 의도대로 잘 전달될지는 몰라도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도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을 도와줄 수 있다면 그게 진정한 선의가 아닐까. 




미국 신시나티시에서 펀드레이징을 하던 날, 지나가는 멕시코 아저씨께 기부를 요청했다. 


아프리카 가는 데도와주시겠어요?


그는 선뜻 1달러를 꺼내어 주며 말했다. 


당연하죠. 우리는 모두 똑같은 인간이잖아요.


그렇다. 우리 모두는 똑같은 인간으로서, 피부색이나 사는 곳에 상관없이 기본적인 인권을 갖고 태어났다. 


그렇지만 우리 중 몇몇은 삶을 편리하게 해주는 기술 발전 덕에 너무나도 많은 것을 향유하는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이런 첨단 기술의 존재조차 알 기회도 없이 살아가고 있다. 


운이 좋게도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건 거의 다 할 수 있고, 먹고 싶은 음식은 거의 다 먹을 수 있고, 가고 싶은 곳은 거의 다 가볼 수 있을 정도로 발전된 나라에서 태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나는 이 '거의' 모든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모든 것'을 소유하기 위해 계속 더 많은 것을 바라고 있다. 


이런 상황이 모든 인간에게 적용되기에는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똑같은 인간으로서 타인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건 지금 살고 있는 현재에 더 감사하는 것일 뿐이다.




사용하는 말도 다르고 영향을 주는 문화도 다르고 생각하는 방식도 다르게 살아가지만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보면 측은지심이 들고 서로서로 도와주려는 마음은 만국 공통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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