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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로까 Oct 13. 2016

카우치서핑으로 만난 사람들

펀드레이징을 위해 미국 여러 도시를 여행하는 동안의 숙박은 카우치서핑을 통해 해결했다. 

카우치서핑 사이트에 가입한 사람들은 가능한 날짜에 그들이 여행하는 도시에서 서로서로 무료로 방을 제공해준다. (www.couchsurfing.com)


경험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이 아이디어, 그리고 참여하는 사람이 얼마나 놀랍고 대단한지. 


처음 보는 사람에게 집을 다 개방하고 심지어는 원하는 시간에 들고 날수 있도록 열쇠까지 건네주었다. 아무런 상관도 없는 사람인데 카우치서핑이라는 인터넷 페이지를 통해 처음 만난 사람한테 이렇게 잘해줄 수 있는 건지, 가끔은 무슨 다른 뜻이 있는건 아닌지 의심이 들기도 했다.


우리팀의 첫번째 카우치 호스트 더글라스는 앤아버에서 코하우징(여러세대의 주택이 주방, 세탁실 등 옥외 공간을 공유하며 공동 생활 영위를 위한 주거 단지)을 운영하는 청년이었다. 그는 펀드레이징이 처음인 우리를 위해 길거리에서 우리를 도와 길을 걷는 미국인들이 기부하도록 독려해주었고, 마지막날에는 식당에서 저녁까지 대접해주었다.


애틀랜타에서 만난 루마니아인 크리스는 매일 아침 출근하기 전 우리를 위해 모닝커피를 준비해주었고, 밀워키 카우치호스트 브라이언은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을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 기부금도 받아다 주었다. 마지막 날에는 우리를 위해 일부러 시간을 내어 피자까지 사주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카우치호스트는 세인트폴에서 만난 마이키. 

영화에서나 보고 상상했었던 침대, 책상, 싱크대, 가스레인지까지 갖춘 흰색 벤을 몰고다니며 매일을 여행하듯이 살고 있는 자유로운 청년이다. 그는 우리에게 자기 방을 서슴없이 내어주고 이틀 동안 차에서 지냈다. 그리고 일부러 현금까지 찾아와 기부해 주고 매일 신선한 빵도 만들어 주었다. 헤어질때는 우리의 장거리 여행길을 위해 직접 만든 쿠키까지 챙겨주는 섬세함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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