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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raya Mar 30. 2020

[#하루한줄] 직업의 종말과 노동의 미래 ft.긱경제

직장이 없는 시대가 온다/새라 케슬러/더퀘스트/2019

어제 거실에 앉아 글을 쓰고 있는데 심각한 표정으로 뉴스를 보는 엄마가 보인다. 배달의 민족(이하 배민)이 요기요와 인수합병이 된다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문제는 현재 업계 2,3위인 요기요와 배달통의 독일계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가 시장을 독점하게 된다는 것이다. 우선 나는 요기요와 배달통이 독일계 기업에 인수된 줄도 모르고 있었거니와.. 그렇게 열심히 해왔던 배민이 도대체 얼마길래 기업을 인수까지 하는가 싶기도 하고. 마음이 좋지 않았다. 뉴스에서는 라이더들이 나와서 위험한 노동환경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예전에는 중국집마다 배달부가 1명씩 고용되어 일을 했었는데, 지금은 모두 프리랜서로 일을 하는 시대가 되었다.  

긱 경제(gig economy): ‘긱 경제’란? 산업현장에서 필요에 따라 사람을 구해 임시로 계약을 맺고 일을 맡기는 형태의 경제 방식을 일컫는다. 노동자 입장에서는 어딘가에 고용돼 있지 않고 필요할 때 일시적으로 일을 하는 ‘임시직 경제’를 가리킨다. 모바일 시대에 접어들면서 이런 형태의 임시직이 급증하고 있다. 택시는 물론 주차대행이나 쇼핑 도우미, 가사도우미, 요리사까지도 모바일로 호출할 수 있다. 컨설팅 회사 ‘맥킨지앤컴퍼니’는 ‘긱’을 ‘디지털 장터에서 거래되는 기간제 근로’라고 설명하고 있으며, 이들에 의해 주도되는 경제를 ‘긱(Gig) 경제’라고 부른다.  ※ 원래 `긱(Gig)'이란 단어는 1920년대 미국 재즈 공연장 주변에서 연주자를 섭외해 짧은 시간에 공연한 데서 비롯됐다. 이는 하룻밤 계약으로 연주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예를 들면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우버의 운전사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우버에 직접 고용되지 않았지만 스마트폰으로 주문을 받아 임시로 택시 기사와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출처: https://www.facebook.com/1483854565240393/posts/1642168652742316/ 페이스북 하루 1분 시사상식


이 책은 작년 여름, 하릴없을 때 전자책으로 완독 했던 책이다. 보통 전자책은 완독보다는 발췌독을 많이 하는데 오랜만에 앞부분의 사설조차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사회경제 서적이었다. 실제 사례가 많기도 하고, 내 상황에 빗대어 볼 부분이 많아서 그런지 처음부터 끝까지 쭉 재미있게 읽었다. 게다가 장하준 교수님 추천사까지! 


‘직장이 없어지는 시대’는 누군가에게 자유와 유연성, 경제적 이익이 보장되는 삶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실업에 대한 차악의 선택일 뿐이다.

출처: 알라딘 책소개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81567333



사실 제목만 보면 직장이 없는 시대가 오기 때문에 평생직장이 아니라, 프리랜서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있을 것만 같다. 요새 트렌드가 그랬기도 했고. 그런데 슬슬 그 트렌드에 대한 결과물이 나올 때가 되었다. 이 책은 그 트렌드의 작은 결과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니까, 나 같은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 출생)는 평생직장에 대한 애착이 크지 않다. 그런 건 사라지는 중이다. 물론 내가 대학을 졸업하던 2012년까지만 해도 평생직장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좋은 직장(기준이 참 애매하지만)을 가져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있었다. 그래서 나도 공채에 응시를 했고, 회사를 다녔던 거고. 그런데 지금도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지 모르겠다. 지금의 나는, 굳이 정규직으로 9-6 사무실에서 일하는 것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 물론 금전적인 이유로 지금도 일주일에 3일은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있다. 나 같은 경우 운이 좋아서 내가 일하는 회사와 조율을 하여 일주일에 3일만 일하고, 일한 만큼만 페이를 받기로 했다. 그리고 나머지 이틀 동안은 출판 준비도 하고, 개인적인 일도 처리하고, 빈둥거리기도 한다. 


우버를 처음 써봤을 때는, 정말 신세계였다. 멕시코였나? 훨씬 저렴한 택시 요금에, 늦은 시간에도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우버 기사들은 대부분 젊었고, 낯선 곳에서 택시를 탔을 때 겪었던 불안함이 훨씬 줄어들었다. 게다가 우버 기사들은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일을 한다니! 일석이조 아닌가? 그래서 나는 사실 여행할 때 우버를 정말 많이 사용했다. 그때는 우버 기사들이 돈을 많이 벌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마음이 좋지 않다. 지금 와서 다시 생각해보면 우버 기사 중에 베네수엘라 사람이 많았다. 그 말인즉슨, 난민으로 페루나 아르헨티나 등 주변 국가에 들어온 베네수엘라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거라곤 우버밖에 없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다. 게다가 그들이 자차를 갖고 있지 않았다면..? 차를 빌렸거나 구입했다면 상황은 더 열악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결론은 뭐냐? 저자는 긱 경제의 가능성, 그리고 위험성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뭐, 결론은 그거다 프로그래머나 디자이너 등 부가가치가 높은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긱 경제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스템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청소원, 운전기사 등 단순 직무에는 전혀 긱 경제 플랫폼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개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질 낮은 서비스를 창출하게 만들어버린다는 부작용이 있다. 그럼 여기서 나는 어느 쪽인가? 생각이 들었다. 여행 인솔자라.. 아무나 못하는 것 같기도 하고, 또 어찌 보면 아무나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결국 아무도 못하는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할 텐데 그게 뭘까. 글을 쓰고 책을 내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일까? 왠지 내가 해보고 나니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여행하면서 만났던 한 프로그래머, 영국 친구는 내게 왜 프리랜서로 코딩을 하지 않냐고 물었다. 생각해보면 난 코딩을 잘하지도 못하고 즐거워하지도 않았으니까. 아직까지는, 돈은 많이 못 번다고 해도 프리랜서로 자유롭게 내 할 일 하면서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사는 게 좋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사실 모르겠다. 하지만 이미 내 생각은 과도기를 지나고 있는 듯하다. 아마 곧 안정을 찾아서 다시 정규직의 삶으로 돌아갈 듯하다. 






참고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912131744365385

http://www.koreait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94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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