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중남미 여행_8일째: 산크리스토발에서 만난 진짜 쿠바청년들!
1. 내게 여행이 즐거운 이유는 낯선 공간과 낯선 시간, 그리고 낯선 사람들에게 있어 관대해지기 때문이다. 바로 내 스스로 말이다. 어쨌거나 말레콘 건너에 보이는 요새에 가보고 싶었다. 배를 타려고 기다리는데 앞에 서있는 쿠바노 청년들이 스케이트 보드를 들고 있다. 여행에 한껏 들뜬 나는 먼저 말을 건다. '이거 어떻게 타는거야?' 그는 타보라며 손짓으로 답한다. 으아아- 생각보다 재미있다! 몇마디 나누고 친해진 우리는 함께 배를 타러간다. 배삯은 모네다 쿠바노CUP 으로만 낼 수 있다고 한다. 돈이 없다. 아니, 외국인 전용 화폐인 CUC은 있는데, CUP이 없다. (1CUC = 24CUP) 쿠바노가 대신 우리 배삯을 내준다. 고마워!
2. 만난지 5분도 안된 쿠바 친구들은 배 위에서 쿵짝쿵짝 음악을 틀고 준비해온 럼을 마신다. '너도 한잔 마실래?' '응! 이게 내가 쿠바에 와서 처음 마시는 럼이야.' 목구멍은 뜨거운데 입 안은 향긋하다. 한국 노래를 듣고 싶다는 얘기에 지구 반대편, 쿠바 산크리스토발 언덕에 K-POP이 울려퍼진다. 뭔가 이상한데 신이 난다.
3. 쿠바노들은 스케이트보드를 타러 갔고, 나는 체의 생가를 보러 갔다. 그 곳에서 다시 마주친 아이 중 하나가 내게 핸드폰 번호를 물어봤다. 나 그런거 없는데..? 민박집 번호를 알려줬다. 그리곤 다시 만나기를 기약하며 그렇게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