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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raya Jun 14. 2018

브라질 리우에서는 하루에 몇 번 총성이 울릴까?

 영화 <City of God>과 진짜 리우의 얼굴

2015년부터 약 4년 동안 남미를 오가며, 내가 겪은 가장 충격적인 일을 묻는다면, 리우 총격전이 첫 번째로 떠오른다. 긴 여행 일정을 마치고 리우 갈레앙 공항으로 가던 중, 고속도로 위에서 총격전이 벌어졌다. 모든 차량이 멈췄고, 심지어 역주행을 하는 차량도 있었다. 오토바이는 이미 역주행으로 자리를 떠난 상태. 버스에서 내려 상황을 파악하려고 하니 기사가 절대 문을 열지 말라며 신신당부를 한다. 다행히 군경이 출동하여 약 20분 만에 상황은 종료되었다.


알고 보니 고속도로 옆에 위치한 파벨라(Favela)에서 고속도로 방향으로 총을 쏘았던 것. 파벨라는 브라질에 위치한 빈민가를 지칭하는 단어로, 브라질에서도 리우 데 자네이루에 가장 많은 파벨라가 위치하고 있다. 특히 우리에게 친숙한 영화 <시티 오브 갓>도 이 곳 리우 데 자네이루의 파벨라 "Cidade de deus"를 배경으로 한 영화다. (포르투갈어 Cidade de Deus를 영어로 하면 City of God)



이 영화는 2002년 작으로 지금으로부터 16년 전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브라질의 사정은 좀 나아졌을까? 얼마 전 리우에 사는 브라질 친구가 애플리케이션 하나를 소개해주었다. 리우 어디에서 총격이 일어났는지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앱이었다. 오늘 날짜를(2018/06/14) 기준으로 살펴보니 최근 일주일 동안 198건의 총격이 발생했다.



사실 본인은 액션 영화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피가 많이 나오는 영화도 싫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티 오브 갓>은 정이 간다. 계속되는 총성과 피의 홍수가 보기에 불편하기는 하지만 감각적인 카메라의 움직임과 영화의 리듬이 브라질의 문화를 떠올리게 한다. 브라질 리우가 위험한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리우를, 브라질을 좋아하는 이유는 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와 같다. 역동적이고 생동감 있는 까리오카 Carioca(리우 사람, 뉴요커나 파리지앵과 비슷한 개념!)들 때문. 같이 영화를 본 Y는 이 영화의 어두운 분위기가 싫다고 했지만, 내 생각엔 그 어두운 분위기조차 흥겹게 만드는 것이 까리오카의 리듬이다! 언젠가 한 달쯤 살아보고 싶은 곳, 리우.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에 간다면 꼭! 음악이 있는 곳을 찾아가길 바란다. 길거리를 바삐 걸어가는 도시 사람들의 모습에선 찾을 수 없는, 음악과 함께 있는 진짜 까리오카의 리듬을 찾아야 한다.


그 생동감 넘치는 리듬을 느끼고 나면 리우와 사랑에 빠져버릴 수 있으니, 조심!



참조

https://en.wikipedia.org/wiki/Favela  

포스터 출처

http://universitario.net/especiais/231/cartaz-do-filme-cidade-de-de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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