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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raya Jun 02. 2018

덜 고통받는 삶을 위하여

감정이라는 무기 Emotional Agility

한 동안 '감정'이라는 단어에 대해 알레르기를 느낄 정도로 이 분야의 책을 멀리했던 적이 있었다. 감정이라는 것은 나약함의 상징처럼 느껴졌기 때문. 그러나 나를 힘들게 하는 일련의 사건들과 새로운 일에 대한 부담감으로 인해 어느새 나의 도서목록은 '불안' 혹은 '감정'이라는 키워드로 가득 채워지곤 했었다.(물론 다 읽진 못했다) 그러다 우연히 만난 책. 감정에 대한 책이 홍수처럼 난무하는 이 시점에 그 모든 아류들을 제압할만한 바이블과 같은 책이다. 


원제는 Emotional Agility. 본인의 감정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능력을 키움으로서 덜 고통받는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이랄까? 처음에는 한국판 제목이 별로 맘에 들지 않았지만, 보면 볼수록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감정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능력은 살아가는데 아주 큰 무기가 될 수 있으니까. 


하지만 내게 이 책은 다른 방면으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 다양한 커리어의 기로에 서 있는 나에게, 과거의 내가 했던 선택과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들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책이었기 때문에, 그래서 더 고마웠다. 13시간의 파리행 비행 내내 나의 선택에 대해 생각에 잠기게 했던 책. 고맙다. 


우리는 자기가 처한 환경이 과거에 자기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에 대해서 자기가 내렸던 선택들의 결과임을 자주 망각한다. 


그렇다. 내가 영문학에서 가장 좋아하는 단어는 '에피퍼니(Epiphany)'이다. 아! 하는 깨달음의 순간. 아주 오랜만에 책을 읽으며 에피퍼니의 순간을 맞았다. 우리는 내가 지금 처한 상황이 내가 정말 바라왔던 일이며, 희망했던 일이라는 사실을 대부분 잊고 산다.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선택받은 순간인지. 내가 이런 순간을 누리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하고 어려운 선택들을 했었는지 나는 너무나 자주 망각하고 마는 것이다. 그런 일들은 내게 아주 자주 일어난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 어른들을 모시고 다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렇게 사랑하는 여행을, 내 직업으로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남이 얘기해주기 전에는 자주 까먹고는 하는 것이다! 으, 바보 같으니라고. 


어쨌거나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은 어쩌면 누구나 쉽게 얻을 수 있는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의 나를 만들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했고 어려운 선택을 해왔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러므로, 좀 더 행복해하고, 좀 더 기뻐해도 된다는 것이다. 그저 이렇게 한번 리마인드 하는 것으로 우리는 조금 더 행복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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