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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끝

by 소래토드



어느 한 지점에 이르자 시계 소리가 침묵했다. 로이는 날개를 접어 내리고 모든 움직임을 멈추었다. 속도가 붙어있던 붉은 배는 어느 정도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다 곧 일렁이는 바닷 물결에 따라 가만히 흘러가기 시작했다. 배 위에 있는 모두가 그 변화를 알아차렸지만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에겔이었다. 그는 신속하게 배 한켠으로 가서 닻을 내릴 준비를 했다. 그가 묵직한 닻을 어깨까지 들어 올려 지체 없이 배 밖으로 던지자 배가 휘청거리며 그 자리에 멈춰 섰다. 그러자 아리가 빈 돛대 위로 사뿐히 올라가 전방을 살폈다.


"꼭 보아야 아는가?"


에겔이 아리에게 장난스레 핀잔을 주자, 아리가 웃으며 대꾸했다.


"그리 잘난 체를 하려고 성급하게 닻을 내린 것인가? 내 보기에 딱 정확한 지점은 아닌 것 같네."


"그래봐야 팔 하나 차이 아닌가? 자네가 지금쯤 저 아래로 떠내려가 있지 않은 것에 먼저 감사나 하게."


아리는 경의를 표하는 몸짓으로 에겔에게 고개를 끄덕인 후, 올라오라고 손짓했다. 에겔은 군말 없이 돛대에 올라 걸쇠에 발을 디디어 섰다. 아리는 가장 위쪽의 걸쇠까지 오를 수 있도록 에겔의 손을 잡아 이끌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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