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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리책장 Apr 11. 2022

벚꽃 분수처럼 펑 터질 상상력 하나만!

<나 진짜 궁금해> 미카 아처 글·그림/ 김난령 옮김/ 나무의 말/ 20


표지의 두 팔 벌려 세상을 향해 활짝 문을 여는 두 어린이를 보니 가슴이 뻥 뚫린다. 어떤 것에도 방해받지 않고 뻗어 나가는 유연함의 몸짓에 마음이 살랑살랑 거린다.  '나 진짜 궁금해!' 글자들이 머리 위에 솟아나는 느낌이다. 호기심이 가득한 아이들의 말!로


콜라주 기법을 이용해서 그림책을 만드는 작가는 수제 고무도장을 활용하고, 티슈페이퍼와 패턴 페이퍼에 유화 물감을 사용해서 다양한 레이어를 겹치듯 표현했다. 가장 조화로운 자연을 그대로 표현하기에 제격인 재료들이란 생각이 든다. 

하나로 단정 지을 수 없는 다채로운 자연의 색깔과 무늬를 아름답고 섬세하게 표현했다. 나무의, 꽃잎의, 숲의, 굽이 흐르는 물의 숨결 하나하나까지 느껴진다. 그림자까지도 살아있는 느낌이다.



"해는 세상의 전등일까?"

"나뭇가지는 나무의 팔일까?"

"뿌리는 식물의 발가락일까?"

"바다는 세상의 욕조일까?"

"시내는 지구의 실핏줄일까?"





많고 많은 상상력 중 나와 나를 이루는 세상. 자연을 연결하는 아이들의 상상력에 감탄한다. 나와 다른 듯 같은  자연을 옆에 둔 느낌이다.  해가 뜨면 뜨는 대로,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비가 오면 오는 대로, 달이 뜨면 뜨는 대로 자연이 흘러가는 그 시간을 충분히 잡고 궁금해한다. "나 진짜 궁금해","나도!" 녀석들 부럽네. 부러워


 가끔 아이들이 커가는 것이 아쉬울 때가 있다면 아이 입에서 나오는 기발하고, 엉뚱한 표현들이 사라지는 것이다.  호기심이 사라지고, 눈에 보이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생각 자체를 하기 싫어하는 모습을 볼 때가 있다. 그렇다고 호기심과 상상력이 어린아이의 것만으로 생각하고 더 이상 건질 것이 없다는 생각은 말아야지.

나부터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작은 것에 마음을 보내야지. 더  자세히 보고 관찰하고 머리를 풍선처럼 크게 부풀려서 상상을 애써야지. 봄날 벚꽃 분수처럼 펑 터져 나오면 세상을 말하는 새뜻한 단어 하나씩 잡아서 백지에 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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