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붕카 안 부러운 씽씽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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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16일 화요일, 드디어 중고 자전거 구입에 성공했다. 자전거의 중요성은 교환학생 오기 전부터 이곳저곳 정보를 탐색하면서 익히 들어왔는지라 웁살라에 도착한 날부터 열심히 찾아다녔다. 웁살라는 대부분 학생들이 통학할 때 자전거를 탈뿐만 아니라 웁살라 거주민들은 아예 자전거를 주요 자산으로 생각할 정도로 매우 중요한 교통수단으로 여긴다. 평소에 자전거 타는 걸 좋아하는 필자는 당연히 자전거를 사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고, 계속 중고 자전거를 찾아다닌 끝에 600 크로나에 구입했다. 한화로 약 80,000원 정도이다.
대부분 페이스북 Uppsala buy & sell이라는 페이지를 통해 중고 거래하는 편이다.
싸게는 400 크로나부터 비싸게는 1000 크로나 이상까지 가격대가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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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괜찮은 자전거 상태, 자전거 락커 유무, 그리고 합리적 가격 이 세 박자가 골고루 잘 들어맞는 자전거를 찾기가 어려웠고, 사람들의 눈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괜찮은 매물을 찾으면 금방 팔려나가곤 했다. 이렇게 며칠을 헤매다가 한 학기 동안 동고동락한 나의 소중한 씽씽 자전거를 만나게 됐다.
오전 수업이 끝나고, 눈 내리는 우중충한 스웨덴 날씨를 등에 엎고 만남 장소인 웁살라 대성당까지 거의 40분가량을 걸어갔다. 초행길이라 예상보다 더 헤매고 말았다. 필자가 한 학기 내내 다닌 전공 건물들은 (ITC, Ångström) 우연찮게도 플록스타에서 가장 먼 대학 건물로 유명하다. 길이 익숙한 상태에서 다리에 힘 빡 주고 처음부터 끝까지 빨리 달린다고 하면 자전거로 대략 15분 정도 걸린다.
수업 듣고 터덜터덜 걸어가는 중에도 시내가 너무 예뻐서 사진을 찍었다. 웁살라 도착 이후 처음으로 남긴 웁살라 시내 사진이며 크리스마스의 흔적이 남아있는 한적한 거리의 모습이다. 혹독한 스웨덴의 겨울이지만, 그 겨울마저도 결국 좋아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이유다.
자전거를 구매하고 기숙사로 돌아오는 길에 플록스타 초입에서 찍은 사진이다. 위 사진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플록스타 주변에는 이렇게 숲길이 정말 잘 마련되어 있어 날 좋을 때 산책하거나 조깅하기에 정말 좋은 환경이다. 필자는 특히 산책을 즐겼는데 나중에 가장 좋아했던 산책길 관련 글도 올려보도록 하겠다!
기숙사 앞에 무사히 자전거를 묶어놨다. 앞서 말했듯 자전거가 중요한 자산으로 취급되는 만큼 자전거 도난 사건도 잦은 편이라 꼭 잘 묶어놔야 한다. 실제로, 같은 시기에 파견 온 한국 친구 중 한 명이 자전거 도난을 당해서 다시 구입을 해야 했었다. 하지만, 그 친구의 경우 묶어놓은 줄은 잘라간 거였나(?) 해서 운 나쁘면 잘 묶어놔도 훔쳐간다. 특히, 시내 주변에서 자전거 도난이 잦은 편이라서 시내에서 자전거 묶어놓을 일 있으면 고심해서 도난 안 당할 것 같은 장소(?)를 스캔해서 묶어놓았던 기억이 난다.
참고로 스웨덴에서 생활하는 내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1월에만 버스 정액제를 구입했다. 1월은 유독 날씨가 너무 춥고 눈도 많이 와서 그냥 정액제로 사버렸다. 이 정액제를 UL이라고 부르는데, 후에 스톡홀름 가는 방법 중 하나인 SL을 구입할 때 UL이 있으면 SL을 좀 더 싸게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집에 돌아와서 김자반에 밥 비벼 먹었다. 냠냠. 필자는 종갓집 김치통을 한 7통인가 미리 챙겨 왔는데 아주아주 유용하게 쓰였다. 웁살라에는 아시안 식료품 가게는 있지만 한인 식료품 가게는 없어서 몇몇 재료는 스톡홀름에서 구할 수 있었다. 김치도 그 식재료 중 하나였던 걸로 기억한다. (사실 김치를 따로 산 적이 없어서 확실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