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감 극뽁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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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19일 금요일, 오전 수업이 끝나고 밖을 나오니 하늘이 예사롭지 않았다.
무려 구름 사이로 파란빛이 드러난 것이다! 이때부터 기분은 하늘로 승천하기 시작했고, 정오에 모든 수업을 끝마치고 기숙사로 돌아가는 방법으로 걷기를 택했다. 언제 또 날이 좋아질지 모르니 산책한다는 느낌으로 시작했는데 천천히 주변을 돌아보면서 걷다 보니 한 시간 반 가까이 걸렸다.
ITC에서부터 플록스타까지의 길을 사진으로 남겨보았다.
전공 건물 앞에 자그마한 숲길이 있다. 길쭉한 나무들 사이로 비치는 햇볕이 정말 너무 아름다워서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맨 오른쪽 사진의 건물을 기점으로 오른쪽으로 돌면 초등학교가 나온다.
그 전에는 동 시간대에 아이들의 모습을 보기 어려웠는데 날이 좋아서 그런지 초등학생들도 저마다 나와서 신나게 뛰어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귀여운 모습을 차마 그냥 지나치지 못해 사진 몇 장을 찍었다.
몇 번의 시도에 걸쳐 알아낸 지름길이다. 처음에는 멋모르고 막 가다가 많이 헤맸었는데 가까운 건물에서 수업 듣는 친구들에게 물어보고 직접 다녀보며 길을 외울 수 있었다. 이 길을 쭈욱 가다가 오른쪽으로 꺾으면 된다.
가는 길에 마트에 들려 도넛을 사 먹었다. 아마 여기서 한 시간은 더 갔을 거다. 스웨덴은 한국과는 다르게 집집마다 거리감이 꽤 있는데 눈 쌓인 거리마다 드문드문 떨어져 있는 단층의 집들을 보다 보면 여기가 진짜 스웨덴이구나 싶어 진다. 특히, 집 가는 길에 진짜 예쁜 집들이 모여있는 거리가 있는데 앞마당도 잘 꾸며놔서 더욱더 예뻤다. 아마 앨범을 뒤져보면 해당 집들 사진이 있을 거 같다.
위 사진에 나타난 길을 지나면 이제 웬만큼 다 왔다는 의미다. 사진에서는 잘 표현이 안되어있지만 여기가 내리막길인데 그전에 열심히 오르막길 가다가 이 길을 슝-하고 지날 때 정말 기분 좋다. 이때는 이제 자전거 페달에서 발을 땐 상태로 쭈욱- 내려간다.
사진 왼쪽 하단에 보이는 건물이 플록스타인 것 같은데 확실치는 않다.
이렇게 한 시간 반 가량 걸어서 기숙사에 도착한 후, 세 시간 반 정도 낮잠을 잤다. 낮잠이라고 했지만 오후 5시 즈음 눈을 떠보니 역시나 이미 주변이 어두워진 상태였다.
저녁에 S, S의 버디 T, 홍콩에서 온 T의 친구 H, 저번에 사귄 한국 친구 G와 함께 5명이서 GH 네이션에서 놀았다. 역시나 탐방 목표에 맞춰 버거를 시키고 맥주도 시켰다. 결론은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은 편이나 예테보리 네이션보단 맛이 없었다. 그냥 그랬는지 사진도 안 찍었나 보다.
흥겨운 하루를 마무리하고 집에 들어가기 전 플록스타 앞에서 만든 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