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실리콘밸리 UXUI 디자이너가 되었습니다.
지난화에 이어 한국에서 대학원 생활을하며 동시에 미국 석사를 준비했던 때에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많은 분들이 왜 한국에서 석사를 다니다 말았는지 석사 졸업한지 5년은 지난 지금까지도 종종 의아해하고 물어보시는데요, 그만큼 한국 석사가 쓸모없고 악명 높은 까닭일까요? 그 때 그 시절 대학원 납치 사건의 전말을 공유드리고, 개인적으로 경험했던 무쓸모일것같은 한국 대학원에서 경험도 쌓고 유학도 준비하는 방법을 말씀드리려합니다.
교수님은 왜 호시탐탐 납치 대상을 물색하는가? 이런 말에 속으면 진짜 납치
교수님의 노예란 무엇일까요? 교수님이 학교에 있는 시간동안 같이 학교에 상주하며, 낮이고 밤이고 때로는 학교의 행정같은 비서노릇, 때로는 교수님이 따온 연구의 실무자 노릇을 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일반 직장인보다 근무 시간의 경계가 모호하고, 업무의 종류 가릴 수 없는 참 써먹기 좋은 재원이 되는것이죠.
여러분 같이 4년동안 키워놓은 똘똘한 제자가 최소 1년에서 2년동안 무료로 당신의 손발이 되어준다면, 교수님 입장에서는 아주 댕 이득인거죠. 그러니 교수님의 감언이설에 속아 단지 취업을 더 잘 하려고, 혹은 빈 교수 자리를 노리고 대학원에 간다면 아까운 2년을 버리는 선택을 할 수도 있습니다. 디자인 석사는 (이미 당신이 디자인 학부를 졸업했다는 가정하에) 실무에서 필요한 지식을 배우지 않아 취업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으며, 빈 교수 자리는 한정되어있고 저출산 시대에 대학에 들어올 사람들은 점점 줄어들수밖에 없어 아무도 교수자리를 보장할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호랑이 굴에도 정신만 똑바로 차리면 얻을게있습니다! 교수님과 나는 서로 윈윈하는 공생관계가 될 수 있으며, 특히 유학을 준비하고 있다면 당신이 취할 수 있는 이점이 왕왕 있습니다.
정신만 차리면 뽑아먹을 수 있는것
- 경력 단절 막기
노예도 아무나 필요한게 아니예요. 교수님도 일이 있어야 일할 사람이 필요하더라구요. 랩실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는지 어떤 연구를 주로 하는지 등을 미리 파악하여, 취업할 때 경력 인정은 못받더라도 최소한 내 관심사인 업무를 찍먹해 볼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당시 담당 교수님이 정부의 공공디자인 용역을 따와 공무원 혹은 공공 대상의 세미나를 열거나 지하철 역사 내 사인 시스템 가이드를 만드는 등의 일을 하시는 분이였는데, 일을 하는동안 설문조사, foot tracking, FGI(focus group interview) 등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하고 레버리징하는 경험이 이후 실무를 할 때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 사회 경험
교수님이 일이 많다는 건 또 사회적으로 영향력있는 지인도 많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추후에 대학원 입학을위한 추천서를 받을 때도 비벼볼 수 있고, 내 관심분야의 인턴 자리를 교수님의 인맥을 통해 연결해 볼 수도 있어요. 대학원의 좋은점은 근무시간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것이기에 교수님과 잘 협의만 된다면 수업이나 업무가 없는 시간에 다른 회사나 스튜디오에서 인턴을 하며 실무 경험을 쌓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유학과 같은 경중으로 고민했던 인테리어 분야를 교수님 소개로 인턴기회를 얻게되어 4개월간 일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미련없이 유학을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학교 외 취업기회 뿐만아니라, 학교 내에서도 일할 자리가 있는데요. 저는 등록금을 감면 받기위해 TA(행정조교)로 근무하였고, 학부생들과 가는 워크샵을 기획하는 등 전공과는 상관없는 일이지만 어디에나 필요한 눈칫밥(=커뮤니케이션 역량)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 헝그리정신
유학을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가 의외로 헝그리 정신 잃어버리기 때문이라는걸 알고 계시나요? 어딘가에 취업해 월급에 익숙해지고 루틴한 삶을 살다보면 꿈꾸는 미래가 유학이라는 불안정한 도전보다는, 안정적인 가정꾸리기나 더 나은 월급을 받는 이직 등으로 바뀌는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회사 생활을 하다보면 따로 시간을 내어 포트폴리오를 만들거나 원서를 준비하고 영어공부를 하는데도 시간적인 어려움이 있구요. 대학원은 이 던전을 얼른 벗어나야한다는 헝그리 정신을 유지하는 최고의 징검다리입니다.
절대 절대 아닙니다. 어쨌든 대학원은 취업할 때 경력으로도 안 들어가고, 나의 목표는 미국 석사기에 지금의 학위는 다음 스텝을 위한 징검다리라는 것을 잊으면 안돼요. 교수님은 잡아 둔 물고기인 내가 오래오래 당신의 비서가 되어주길 바랍니다. 탈출은 스스로 해야해요. 토플 학원을 등록하여 특정 요일과 시간은 모두가 아는 나의 부재 시간으로 알리고, 교내에 있더라도 특정 시간은 블락하여 유학 준비를 꾸준히 하는 등 내 목적에 따라 시간을 스스로 관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아니면 대학원 업무로 내 하루가 모두 채워질거예요... 이렇게 내 스스로의 루틴을 만들고 운영하는 것은 이후 석사 생활에서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글을 시작할 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한국 대학원에 속아서 들어갔다고 말했지만, 저는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한국 석사 생활 동안 많은 경험과 지식을 얻었습니다. 미국 석사 인터뷰를 볼 때도, 이후 미국에서 인턴 취업을 할때도 이런 경험들을 자랑할 정도로요. 여러분도 유학을 준비하신다면 한국 대학원을 발판 삼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이 글을 통해 생각해보신다면 너무나 뿌듯할 것 같습니다. 이제 적을 알고 나를 알았으니, 이 안전지대를 가장한 감옥을 어떻게 탈출할 것인지 다음 편에서 구체적으로 얘기해보겠습니다.
� 저와 커피챗이나 멘토링을 원하시면 아래 링크를 통해 언제든 편하게 신청해주세요. �
서로 배우고 성장하는 유익한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커피챗/멘토링 후 짧은 피드백을 부탁드릴 수 있어요 :))
�️ 캘린더리 신청 링크: https://calendly.com/solji-lee-design/uxui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