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by 소로소로

소란한 마음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잔잔했던 파도가 다시 일렁이며 속이 울그락 불그락 시끄러울 예정이라고 경고한다. 연말은 삼삼오오 모여하던 조촐한 파티도 몇 년 전부터 소원해졌다. 아이들도 조금 컸는지 특별한 크리스마스는 기대하지 않고 산타의 선물은 항상 받을 터이니 정해진 기쁨이다.



아이는 학교에서 돌아와 가방을 벗어던지고 냉장고로 쪼르르 달려가 숫자에 엑스표를 한다. 방학이 며칠 남았는지 즐거이 콧노래를 부른다. 방학 때마다 친구들과 달리 돌봄에서 지낸 속상함을 불만으로 터트렸었다. 석면공사로 12월 22일부터 3월 1일까지 돌봄에 가지 못 하는 아이는 즐겁고 내 속은 타들어간다.



속마음을 달래고자 도서관에 들러 보고 싶은 책을 잔뜩 빌려와도 쉬이 집중이 되지 않는다. 즉흥적으로 브런치 1일 1 글 작가를 모아 보기로 했다. 뜨거운 여름 휘청거리는 마음을 글로 다잡았던 동지 애를 더해 70일간의 방학을 무사히 보내자는 간절함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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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명의 작가들은 그간의 피로를 수다로 풀며 오매불망 보고 싶어 했던 해피를 만났다. 사진 속에 쪼꼬미는 온대 간데없고 튼튼한 다리로 뛰어다니며 이 사람 저 사람 손 뽀뽀에 신이 났다. 처음 본 사람과 친화력은 무엇인지 단단히 보여줬다. 열 번 이상 만난 사람처럼 흥 폭발은 해피의 매력이다. 튼튼한 궁둥이와 살랑거리는 꼬리는 최고로 신남을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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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맹스럽게 6kg 가뿐하게 넘겨 처음크기 2배를 넘어 훌쩍 커버렸다. 눈만 몇 번 깜박였는데 이렇게 클 일인가 싶지만 뛰어다니는 운동량과 2식과 균형 잡힌 간식으로 잘 자랐다 싶다.






해피 별명은 보들이다. 털이 단모라 촘촘하고 만지면 보들보들 부드럽다. 아이들은 촉감이 좋았는지 연신 만져주며 보들보들해 보들보들이야 외치며 좋아했다. 아침저녁으로 발도장을 찍는 여자셋은 친구가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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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해피는 왜 눈이 슬퍼 보여? 딸아이는 해피가 웃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강아지도 행복하면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 그리고 눈빛이 조금 틀리는데 잘 모를 수가 있어 그럴 땐 꼬리를 봐 요란하게 왔다 갔다 하지 그때 기분이 너무 좋다는 뜻이야. 딸은 아하 그래서 해피는 매일 꼬리가 헬리콥터 같구나 까르르 웃었다.






매년 12월 전부터 크리스마스를 준비했었다. 올해는 마트도 조용하고 길거리 라디오에서 조차 캐럴이 들리지 않는다. 반짝이는 전구도 산타 할아버지도 꺼내지 않자 아이들이 너무한 거 아니냐며 투덜 거림이 밀려왔다. 첫째가 다락에 올라가 산타를 꺼내 카페에 장식하라며 건네주었다. 쪼꼬미 같던 아이는 어느새 자라 다락에서 물건을 꺼내올 정도로 자랐구나 대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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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은 해피는 따라다니며 간식을 갈구하는 눈빛과 장난가득 엉뚱 발랄하다. 세상 모든 행복을 다 가진 것처럼 학교도 일도 안 한다고 부러움의 대상인 해피에게 물어보고 싶다.




해피야
크리스마스 선물로 무엇을 받고 싶니?



저의 산타는 당신입니다. 받고 싶은 선물은 산타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저는 항상 충분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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