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이 생긴 팔은 이틀정도 연고로 녹여보자고 말씀하셨고 내일 다시 병원으로 오라고 했다. 두 번째 방문임에도 여전히 적응이 되지 않는다. 팔을 치료하기에 의료용 침대에 눕는 건 더욱이 긴장감이 돌았다. 거즈를 제거하시고 왜 연신 소독을 하시는지 차가운 솜으로 정성스레 닦아 내신다.
이번에도 느낌이 오고 있었다. 뭔가 불길하구먼 이렇게 오래도록 닦을 일인가 그만했으면 좋겠네요 눈빛을 발사했다. 다정하게 팔을 소독해 주시는 선생님 손에 들려있는 건 주사기다. 저기요...? 선생님 빨리 나을 수 있는 거죠...? 이미 겁먹은 나의 목소리에 안 하고 싶다는 말은 할 수가 없었다.
네! 빨리 나으려고 긁어내는 겁니다.
내 귀를 의심했다. 긁어낸다. 긁어낸다. 무엇을요? 피부를 긁어내야 빨리 상처가 나아집니다.
들리시나요. 저의 헛웃음이 하하하.
따끔한 주사를 맞고 났더니 다행히 긁어내는 고통은 몸에 덜 느껴져서 몸부림치지 않았지만 눈은 이미 반대쪽을 향해 난 괜찮다 괜찮다 주문을 외웠다. 잘 참으셨어요 내일 또 오세요.
덧난 상처는 회복이 불가능하다. 그럴수록 빨리 긁어서 제거하고 흉터가 생기더라도 회복이 빠른 쪽으로 선택하는 게 현명하다. 생각보다 시간이 더 걸리겠구나 터덜터덜 걸음을 옮겨 가게로 돌아왔다.
병원에서 처방해 주는 약은 반절도 안 챙겨 먹었는데 이번엔 달랐다. 도톰한 거즈를 보고 있노라니 조금이라도 빨리 회복될까 싶어서 비타민 두 알과 염증약까지 입 안에 털어 넣고 하염없이 내리는 비를 보고 있었다.
큰 창으로 엄마가 쓰윽 지나간다. 또 찜찜한 일이 생기는 건가? 이번엔 내 촉이 정확하지 않기를 바랐다. 하지만 지나간 엄마가 빨리 되돌아오지 않음에 일이 틀어졌구나 머리를 스쳤다. 엄마는 상가건물 2층에 살고 계신다. 남들은 그런 엄마를 건물주라고 부르며 부러워하고 나를 건물주 딸이라고 불리기에 그 말을 제일 싫어한다. 티브이에서 보는 건물주는 적당하게 큰 세단을 타고 다니며 노후 걱정을 하지 않는다.
엄마 위치는 요양보호사로 3교대 근무를 하고 계신다. 막내아들이 취업이 되기를 오매불망 기다리며 둘째가 다시는 항암치료를 받지 않고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를 바란다. 첫째 딸이 작더라도 고정적인 월급을 받아 마음이 편해지길 바라고 본인은 매달 나가는 병원비와 행여 치매에 걸려 자식에게 손 벌리지 않는 것이 유일한 소망이었다. 글로만 봐도 어지러울 진다 여기에 하다 더 추가하자면 매번 세입자들이 말썽이다.
엄마의 가게 세입자들은 자기들끼리 권리금을 주고받으며 옥신각신 하고 여기는 월세를 올리지 않는 집주인이라는 말도 안 되는 말을 하기에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 당신이 집주인이냐고 한마디 거들었다가 그날로 어린년이 되바라졌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말 입니다만 저는 댁이 생각하는 것만큼 어리지는 않고요. 남의 건물을 본인 것처럼 말하고 싶으시면 건물을 사셔야지요.라고 말하고픈 걸 꾹꾹 눌러 담았다. 그렇게 세입자가 스치듯 가고 다른 세입자는 코로나라는 기간에 월세를 동결해 준걸 전혀 고마워하지 않는다. 이제는 시세대로 달라는 그 말에 본인은 사기를 당했다며 돈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었고 엄마는 그건 곤란하니 그만하시라고 했다.
세입자의 급발진은 지금 있는 가격에 5%만 올려주겠다는 것이다. 단돈 5만 원을 말이다. 그녀의 직업은 부동산 업자이다 얼마나 여기에 대해서 바싹할까 머리가 아파오고 내 입에서 흘러나온 말은 어려울 때 생각해줘 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는 말에 그분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권리금을 주지 않으면 안 나갈 거며 매년 5%만 주며 절대 못 나간다는 말을 내뱉었다.
건물주의 딸이다. 하지만 이럴 때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고 가슴만 답답하다 어떻게 들어오는 사람마다 다저 모양인지 내가 건강한 청년의 모습이었더라면 아니면 남동생이 아니라 오빠가 있다만 얼마나 좋을까 싶 다. 남편을 말하자면 성격이 있어서 집에서 순하지만 바깥일에 초대해 봐야 급발진을 하므로 해당이 없다. 엄마는 더 이상 나에게 듣지 말라며 가게로 돌아가라고 했다.
다시 돌아온 엄마는 표정이 좋지 못하다. 옛날에 나라면 같이 방방 뜨고 난리를 쳤을 텐데 그냥 이 상황이 너무 싫었다. 그리고 세입자의 막말에 엄마는 화가 나있었다. 몇 년을 함께한 세입자는 늘 생글생글 웃는 엄마만 보다 다른 모습을 보았을 것이다. 엄마에게 당신 얼굴은 저승사자 같아서 꼴 보기 싫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왜 그렇게 느꼈을까 그렇게 만든 당신에게 고하노니 세상 살아봄에 모든 행함은 반드시 그 대가가 돌아온다.
몸에 난 상처는 시간이 흐르며 치료가 가능하지만 마음에 상처는 다시 되돌이킬 수는 없고 뱉은 말은 주어 담을 수가 없다. 배려가 반복되면 권리인 줄 알고 착각을 일으킨다. 사기를 당했던 부동산 경기가 좋지 못해서 돈벌이가 잘 안 되던 모르겠고 남들처럼 열심히 사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