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니니 Jul 07. 2018

일본 드라마 ;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프로 독신남과 가사도우미의 계약 결혼

일드-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일본 TBS 2016.10.11. ~ 2016.12.20. (11부작)

연출 : 카네코 후미노리, 도이 노부히로, 이시이 야스하루 등

작가 : 노기 아키코

출연 : 호시노 겐, 아라가키 유이. 오타니 료헤이, 후루타 아라타, 이시다 유리코

줄거리

 고학력자이지만 취업전선에서 부진한 모리야마 미쿠리(아라카키 유이)는 아버지의 소개로 츠자키 히라마사(호시노 겐)의 집에 가사도우미 일을 하게 된다. 다음 일자리를 구하기 전에 구한 임시직이지만 재능과 적성에 맞는 일로 만족하며 일을 하던 미쿠리는 갑작스러운 부모님의 귀농 결정으로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된다. 궁지에 몰린 미쿠리는 히라마사에게 고용주와 직원의 관계로 '계약 결혼'을 제안하게 되고 미쿠리의 가사 실력에 만족하던 히라마사는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계약 결혼으로 한 집에 살게 된 두 사람이 서로의 자리를 지키며 관계를 키워나가는 이야기다.


 아마도 드라마가 방영될 당시인 2016년, 그리고 2017 까지도 꽤 핫한 드라마가 아니었나 싶다. 믿고 보는 배우라는 아라가키 유이의 주연 작품이기도 하고 (아라가키 유이의 주연작은 개인적으로 아주 취향에 맞는다.) 남자 주인공인 호시노 겐 역시 꽤 인기 있는 배우인 덕도 있다. 사실, 아직도 호시노 겐의 매력을 모르겠다. 외형적인 스타일도, 연기력도 <코우노도리>에서 봤을 때도 이 드라마에서도 그랬다. 특히 이 드라마를 볼 수록 그의 매력에 빠져든다는 이야기가 많았지만, 난 아니었다.

 


캐릭터

 미쿠리는 아버지를 닮은 엉뚱한 성격이라는 설명을 통해 계약결혼이라는 발상의 당위를 대신한다. 그리고 심리학을 전공해서인지, 히라마사와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하는 노력들을 그녀 나름의 논리와 전략으로 만들어 간다. 그게 엉뚱하면서 드라마의 특이한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히라마사는 자신을 프로 독신남이라고 말한다. 그의 프로 독신남이라는 캐릭터는 안전한(?) 결혼을 보장해주지만 어찌 보면 두 사람의 애정 전선을 10화까지 늘이기 위한 장치에 가깝다. 그는 다소 과하게 연애에 서툰 프로 독신남이기에 서로 호감이 분명함에도 쉽게 이어지지 않고 갈등을 빚어낸다.


킥 포인트

1)  두 주인공은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운 동거를 위해 결혼이라는 계약을 한 '고용관계'이다. 드라마를 보지 않은 사람에게 앞 문장이 어렵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드라마에서 '계약 결혼'만큼 중요한 키워드가 바로 '고용관계'다. 부부관계에서 형성되는 관계와 연인관계에서, 친구 관계에서 형성되는 관계는 모두 우호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다른 관계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두 사람이 고용관계에서 연인관계로 변해가면서 생기는 불편한 요소들, 우리가 사랑이라는 단어로 후려쳐 계산한 것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2) 그런 면에서 기정 주부의 노동력 재평가야 말로 이 드라마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다. 가정 주부가 가족을 위해 희생을 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당사자마저도 그 가치에 대해서는 무디게 생각했지 않았나 싶다.

3)프로독신남이라니, 극적인 애정전선을 바라는 시청자들에게 실망스러운 설정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섵ㄴ 헛똑똑이들의 사랑이야기는 분명 귀엽다.


 드라마는 재밌지만 내 상황 때문에 재밌게 보지 못했다. 그래서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인기만큼 분명 좋은 점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여 잊어버린 많은 것들이 새롭게 일깨워주고

가치를 대신 발견해주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하지만 우리가 그 가치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함을 생각하면서도

우리가 그것들을 모두 계산하고 사는 것은

너무 나만을 생각하며 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는 드라마에서도 고민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냥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간다면 오히려 더 편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미쿠리의 말에 히라마사는 그럼에도 함께하기를 요청한다.

나만을 사랑하며 살기에는 우리는 너무 많은 사람들 속에 살고 있고,

그래서 더 외롭지 않나. 그래서 그 안에 있는 나를 봐줄 사람이 더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에 우린 서로에게 더 고맙지 않나.

매거진의 이전글 일본 드라마 ; 수수하지만 굉장해! 교열 걸 에츠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