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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니 Sep 19. 2018

좋은 연애


 혼자라서 편하다는 말을 습관처럼 했었다.


 사람들은 나보다 내가 혼자인 이유를 더 궁금해하기도 했다. 각자 나름의 연애할 나이, 연애가 어울리는 사람이 있는 모양이었다. 사실 나라고 내가 연인이 없는 이유를 어떻게 알겠는가. 


 물론 말뿐만 아니라 난 진짜로 혼자가 편했다. 지난 연인과의 연애가 끝나고 난 슬프기보다 홀가분했다. 연애를 하는 동안 그리 자주 만나지는 못했지만 모든 것을 연인과 함께했다. 다르게 말하면 내가 하고 싶은 것들도 시간이 맞지 않거나 함께 할 수 없는 일들은 모두 포기해야했었다. 나는 그 포기를 나름의 희생이라고 생각했고 상대는 별 거 아닌 것으로 여겼다. 다툼이 길어졌다. 격정적인 연애는 아니었지만 그 연애가 끝이 나고 난 다시 내 취향을 찾아갔다. 그때 내가 혼자가 되고 느낀 것은 난 혼자 일 때보다 그 사람과 함께일 때 더욱 외로웠다는 것이다.


 지난 연인은 나에게만 바쁜 사람이었다.


 모든 사람이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새삼 나는 위로가 필요한 사람이었고 말뿐이라도 응원이 필요한 사람이었다. 눈물이 많은 나는 눈물을 참는 일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때, 그가 나타났다. 그는 그냥 내 머리칼을 쓸며 안아주었다. 

 

 누구에게든 말해버리고 털어버리고 싶은 일이 있기도 했고, 나의 입장에서의 이야기를 하고 싶을 때가 있기도 했다.


 그에게 긴 시간 나만 알고 있었던 일들을 조심스럽게 꺼내며, 난 새삼 내가 많이 외로웠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혼자일 때 아무 것도 아니라고, 누구나 겪는 별거 아닌 일이라고 덮어둔 나의 이야기가 전부 상처로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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