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니니 Jun 16. 2023

나는 당신에게 뭉뚝한 연필이고 싶다

나는 연필이고 싶다.

나는 당신을 말하는 연필이고 싶다.


내가 다녀간 자리에는 온통 당신이

수다스럽게 놓여 있다.


나는 당신에게 뭉뚝한 연필이고 싶다.

그래서 내가 다녀간 자리에는

당신이 잊고 싶었던 당신도

당신이 미워하던 당신도

당신이 부끄러워하는 당신도 없다.


내가 머물었던 곳에는

늘 빛나고 사랑스럽고 찬란한 

그래서 누가 봐도 자랑스러운 당신이 있다.


그래서 나는 당신의 앞에

당신은 나의 옆에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당신이 아프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