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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K Oct 07. 2015

표절의 성공신화

돈, 그리고 오직 현재만을 위한 가치관이 만든 명예롭지 못한 슬픈 현실

이 땅에서 표절은 상식이고 창의는 우자의 가치관이다. 사회의 지배적 가치관이 "빨리 많이 돈벌자" 이다 보니 표절은 직업, 소득, 학력, 심지어 인격도 불문이다.


오래전 돈 열망이 더 강한 미국 사회에서 표절이 흔하지 않으며, 또 표절로 성공한 기업이 드문 이유는 뭘까 하고 고찰을 했었다.


내가 분석한 결론은 미국인들은 투자 철학이 우리와 다르다는 것이다.  


신 사업을 하는 사람이 창의적이건 표절적이건 그에게는 조직과 자본이 필요하다. 이 자본을 대는 투자가 집단들의 투자 가치 판단 기준이 중요한데, 합리적 미국 투자가들은 남이 먼저 잘 시작한 사업을 흉내내는 기업은 본질적 경쟁력이 없다는 생각을 철저하게 갖고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비근한 사례로 캔디 크러쉬 사가를 그대로 표절한 ㅇㄴㅍ2가 카카오의 승인(?)을 받아 연동되며 최고 게임으로 등극하고, 개발사인 S사가 증권거래소의 심사를 통과하여 코스닥에 자랑스럽게 상장된다는 사실은 대한민국 사회 전체는 "성공한 표절은 미덕이다" 라는 가치관이 지배적임을 공식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전세계의 위대한 제품들을 철저하게 복제하며 성장하고 있는 중국 역시 이 문제로부터 저유롭지 못한 대표적인 국가중의 하나이다. 더 큰 시장에서 더 저렴하게 복제를 하고 있는 중국이라는 강력한 복병을 만난 한국은 언젠가 복제의 기술마저 중국에게 자리를 내주고 있다.


아직 출시된바 없는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시장에서 성공시킨다는 것은 엄청난 모험이고 도전이다.  오랫동안 그러한 창의성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며 많은 제품들을 독자적으로 연구하고 개발하고 시장에 출시했던 나로서는 이렇게  북제가 창의의 가치와 의지를 무너뜨리며 시장의 지배적 가치관으로 대체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너무나 가슴아픈 일일 뿐이다.  그러나 현실은 낭만이 아니고 이 사실은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대세이다. 북제는 부끄러움과 창피함이 아닌 성공을 위한 뻔뻔한 당당함이다. 


사업을 꿈꾸는 이 땅의 수많은 창업자들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창의의 낙타바늘구멍보다도 좁은 성공 가능성을 포기하고 일찌감치 그들도 남의 것을 표절하는 것을 즐기는 열렬한 동참자가 되어가며 이 땅에서 생존을 발버둥치고 있지 않을까?


곰곰히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전역에 펼쳐진 수많은 프랜차이즈들도  바로 이 복제의 기술을 자기 내부에서 시스템화하고 반복하는 구조로 사업을 성공시킨 사례라고 볼 것이다. 


같은 브랜드, 같은 맛, 같은 가격 ...  이것을 자기사고없이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수십, 수백만의 프랜차이즈 지점들.. 그리고 잘 길들여진 소비자 군단.  대한민국은 결국 복제 소비 공화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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