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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소 Dec 07. 2021

잡념의 밤

연어와 불면의 상관관계

 1시 58분, 나는 잠이 오지 않는 밤 문득 연어를 떠올려버렸다.

단순히 새벽에 배가 고파서? 아니면 어떠한 계시인 걸까? 실없는 소리와 생각에 틀림이 없었지만 나는 어느새 폭포를 거스르는 연어가 마시는 물벼락을 세고 있다.

 아, 참으로 배가 부른 고난이다. 주린 배를 물로 채우는 고문과도 같았다. 종족 번영의 행위가 끝내는 이런 고통이었던가. 여느 때와 같이 곰에게 물어뜯기는 제 친구의 배때지는 선홍빛 피와 영롱한 보석 같은 알들을 질질 흘리고 있었겠지. 섬뜩한 그 장면에 연어는 눈을 질끈 감았을 것이다. 그러면서 지방의 기름이 뱃살로 몰려들었을 것이다. 어리석게도 우리는 어머니의 마음을 먹어치워 버렸다.

 

 우리는 어느새부턴가 스트레스의 기름만을 찾아 삼킨다. 지방의 맛은 부드럽다 그러므로 삼키키도 쉽다. 그만큼 멈출 수 없으므로 자신의 마음에 쌓여가는 업보는 알아채지 못한다. 그렇게 우리는 안도와 안주의 지방을 삼키고 우리의 곰을 피해 폭포를 거꾸로 거슬러 오른다. 다시, 순환의 반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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