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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소 Dec 19. 2021

예민 절정

 하루를 겨우내 다 마치고 소파에 몸을 뉘었다.

활자를   건드려본다. 눈동자가 조금 공허하게 허공과 손가락을 따라다닌다. 나도 이런 우울감이 싫다. 의미 없이 그릉거리는 일은  삶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냥 피로한 탓일지, 혹시라도 놓친 부분이 있을까 머릿속에서 예민함의 근원을 찾아 헤매다 결국 허공의 글자들을 신경질적이게 어질러놓았다. 속에서 폭풍이 몰아친다는  맞을 것이다. 그냥  싫었다. 싫증이 났다. 그러나 말이나 행동은 하지 않았다. 해봤자 달라질  없었다. 속마음은  드러내지 않는다. 그저 두었다가 곪아 터지면 연고만 투박하게 발라주었다. 나쁘진 않았다, 속이  썩은들 누구에게 소리를 지른 적은 없었으므로. 혼자 힘들었다 혼자 나으면 되는 일이었다. 아픔을 빠르게 잊어버리는  나의  장점이자 단점이 그렇지만 가끔 나는 흉터를 잃어버렸을  무엇이 어떻게 아팠나 등의 이유로 방황하는 성질이 있으므로, 오늘은  기분 나쁜 피로함을 힘입어 감정의 기록을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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