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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소 Feb 25. 2023

p.s

길었던 머리가 어느새 가슴을 덮는 시절,

그 머리를 움켜주고 나는 토악질을 했었다

그나마 제 발로 걸어간 응급실이

가벼운 분위기라 괜찮았다.

거스러미가 올라오는 손톱 밑이 따가워도

연주할 수 있는 곡이 많아져서 괜찮았다.

오늘 간 가게의 재료들

꼬치에 꽂힌 모습이 꽤나 나 같더랬다.

문득 오늘 낮을 떠올려보니

육지의 회색이 지루하다 지루해

내 맘속 사이렌이 울려도

우리나라는 안전불감증이니까,

나도 시민 된 도리를 다해서

위산을 꿀꺽꿀꺽 삼킨다.

다시 토할 때까지 참는 거야,

그래서 이제 괜찮아졌다.

대충 물기 묻은 몸이 누인 침대 위로 스멀스멀

솟아오르는 생각 중에 하나

최근에 알게 된 건데,

내 피에선 라임냄새가 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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