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었던 머리가 어느새 가슴을 덮는 시절,
그 머리를 움켜주고 나는 토악질을 했었다
그나마 제 발로 걸어간 응급실이
가벼운 분위기라 괜찮았다.
거스러미가 올라오는 손톱 밑이 따가워도
연주할 수 있는 곡이 많아져서 괜찮았다.
오늘 간 가게의 재료들
꼬치에 꽂힌 모습이 꽤나 나 같더랬다.
문득 오늘 낮을 떠올려보니
육지의 회색이 지루하다 지루해
내 맘속 사이렌이 울려도
우리나라는 안전불감증이니까,
나도 시민 된 도리를 다해서
위산을 꿀꺽꿀꺽 삼킨다.
다시 토할 때까지 참는 거야,
그래서 이제 괜찮아졌다.
대충 물기 묻은 몸이 누인 침대 위로 스멀스멀
솟아오르는 생각 중에 하나
최근에 알게 된 건데,
내 피에선 라임냄새가 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