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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소 May 26. 2023

양 세는 주문


잠들지 못하는 서로가 잘 자라는 인사를 한다

그래서 호의라는 건 가끔 주문을 걸어주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언제나 모두가 비참만을 바라보며 사는 건 아니니까, 물론 그것만을 바라보더라도 적어도 가끔은 눈길을 돌리는 게 위로가 되니까, 더운 날씨에도 따스함에는 반감을 가지지 않는 것처럼 못 잘 게 뻔한 상황에 듣는 굿나잇 인사도 나름 나쁘지 않았다. 건네받은 쿠폰은 당분과 커피였지만 오히려 잠이 오는 것 같았다. 그래서 호의라는 건 일종의 주문을 걸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 주문이란 건 뭔가에 홀리듯 이루어지기에 그렇게 하고 싶어 지는 것이었다. 잠이 왔으면 좋겠다, 그래서 상대에게도 의미 있는 말이 되었으면 좋겠다. 별거 없는 관계에도 세상은 의미를 부여한다. 그래도 고마운 건 고마운 대로 남기자.

잘 자라는 주문으로 잘 자야겠지,

이윽고 나도 잠들지 못하는 나에게 잘 자라는 독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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