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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서 Sep 01. 2024

왜 굳이 불행해지려고 해?

드라마 <안나> 유미와 A 씨에게 

불행에 중독된 시절이 있었습니다. 굳이 SNS에서 친구들의 근황을 살펴보면서 제 처지와 비교했죠. 제 삶의 만족도를 크게 떨어뜨리는 행동이라는 것을 알면서도요. 


"남 생각하지 마. 오직 너만 생각해." 이런 상황에서 쿠팡 플레이 드라마 <안나>의 한 장면이 제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주인공 유미(수지)가 입시 준비를 하는 학생에게 "내가 불행하면 타인에게 관심이 생긴다?"라면서 조언을 건네는 장면이었죠. 이는 "내가 내 삶에 집중하지 못하면 타인에게 관심이 간다"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온전히 자신의 삶을 살고 있다면 다른 이를 신경 쓸 틈이 없을 테니까요. 


이러한 현상은 많은 사람들의 일상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극심한 슬럼프를 겪은 20대 중반 취업준비생 A 씨 역시 그랬다고 합니다. 친구들이 하나둘 취업에 성공하는 모습을 SNS로 보면서 점점 초조해졌다고 하네요. 서둘러 취업하기 위해 맞지도 않는 기업에도 여럿 지원했지만 오히려 이러한 행동은 A 씨를 지치게 했다는군요. 그런 와중에 유명 기업에 다니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본인만 뒤처지는 것 같아 한없이 우울해졌다고 합니다.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라고 조언한 <안나> 유미 역시, 언행불일치의 삶을 살았습니다. 드라마를 살펴보면, 그녀는 다른 이의 인생을 훔쳐 거짓된 모습으로 살아가니까요. 외부 시선에 집착한 나머지 남들의 부러움을 살 만한 삶을 연기했을 뿐, 정작 자기 자신의 모습은 부정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남에게 보여주려고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행복의 요소를 외부가 아닌 내면에서 찾으라고 강조했죠. 다시 말해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기보단 스스로의 내면에 집중하라는 말로 바꿔도 무방할 겁니다. 이렇게 보니 유미와 A 씨는 쇼펜하우어의 이야기와 완전히 반대되는 삶을 살았다고 볼 수 있겠군요. 특히 거짓된 삶을 살다 끝내 불행해지는 유미의 모습은 지켜볼수록 마음이 아픕니다다. 만약 유미가 명문대생인 척하지 않고, 재수학원에 등록한 학생임을 당당히 밝혔다면, '금수저' 안나(정은채)의 삶을 훔치는 대신 자기 자신으로서 사는 것을 택했다면 그녀의 결말 또한 달라졌으리라는 것을 알기에 더 안타깝네요. 


다행히 A 씨는 유미와는 다른 선택을 했다는군요. 스마트폰에서 SNS 앱을 삭제하고, 그 시간에 일기를 쓰며 성찰의 시간을 가지는 식으로요. 취업 준비 방식도 바꿨습니다. 남들과 비교하기보단 본인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했고, 그에 맞는 기업을 찾아 지원했다고 합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과정에서 온 깨달음이었다고 하네요. 남과 비교하며 불행해하기보단 스스로에게 집중할 때 진정한 성장과 행복이 찾아온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죠. 또한, 다른 이의 삶이 부러워지는 순간이야말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것도요. 


A 씨의 사연에 대해 왜 이렇게 잘 아냐고요? A 씨가 바로 과거의 제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도 이런 경험이 있으신가요? <안나> 유미는 "사람은 혼자 보는 일기장에도 거짓말을 씁니다"라면서 남을 의식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저는 홀로 있는 순간에도 저에게 충실할 작정입니다. 때로는 고통까지 껴안으면서 제 삶에 몰입하려고 합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지금 무엇에 시선을 돌리고 계신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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